• 최종편집 2024-09-15(일)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사바(娑婆)세계라고들 한다. 그게 불교 용어라고 생각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사바는 감인(堪忍), 곧 ‘잘 참아야 한다’는 뜻을 지닌 인도말이라고 한다. 그것은 ‘견디고 참아야 한다’는 뜻으로 참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곳이 이 세상임을 깨우쳐주고 있다.


그런데 무엇을 참으라는 것인가? 괴로움만 아니라 즐거운 것도 참아야 한다. 괴로움을 참으라는 얘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즐거움을 참으라는 말은 좀 생소하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정말로 참기 어려운 것이 즐거움에 빠지지 않고 참는다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쾌락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면 결국은 파멸에 이르게 됨을 여러 경험을 통해서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것에 대해서도 푹 빠지는 것을 참을 줄 알아야 하고 싫은 것에 대해서도 인내하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실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정말 중요한 것은 인욕(忍辱)과 인내(忍耐)다. 그런데 흔히 인욕이라면 남한테 당한 것을 잘 참는 것만 생각할 수 있다. 참을 인(忍)은 남한테 당하는 것만 참으라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서 일어나는 나쁜 버릇도 참을 줄 알아야 한다. 특히 나의 급한 성질, 고집, 신경질을 잘 참아낼 줄 알아야 한다. 고무줄이나 용수철은 당기면 늘어나고 놓으면 오므라든다. 이것처럼 사람도 신축성이 있어야 한다. 이러면 세상을 살면서 상함이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참으로 사바세계를 탈 없이 살아가는 지혜란 괴로움도 참고, 즐거움도 참는 데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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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장창수 목사의 Amazing Grace!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의 세계에서는 그 은혜에 참지 않고 빠져들어야 한다. 특별히 말씀을 전하는 사명을 지닌 목사의 삶은 성경을 연구하는 즐거움과 괴로움에 푹 잠겨야 할 것이다. 그러한 삶을 즐겁게 감내하며 즐기는 총회 큰 빛 장창수 목사의 이슈는 자신이 고안한 '설교 십계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설교 준비의 10가지 과정이다. 시인이기도 한 발행인 박종구 목사의 교계 최장수 잡지 '월간 목회'에 실린 장창수 목사의 글을 요약했다.


하나님의 소리를 전달하다.


담임목사로 섬긴 지 어느덧 20여 년이 되었지만 설교는 여전히 가장 큰 부담이다. 그러나 역시 설교만큼 가장 영향력 있고 설교자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없다. 성경의 원저자이신 하나님의 의도가 성도들의 삶에 깃드는 설교를 하기 위해 나는 어떠한 노력과 준비를 하고 있는가.


설교 준비의 10가지 과정


1. 관찰

첫째, 설교 준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관찰(Observation)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는 것이다. 박사과정 설교학 지도교수 하워드 핸드릭스와 해돈 로빈스 박사가 가장 강조한 부분이 성경 본문에 대한 다양한 관찰의 시간이었다. 어떤 경우는 한 구절에서 30가지 이상의 관찰 연습을 하기도 했다. 이것은 성경 본문을 통해 원저자이신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전하시고자 하는 의도를 파악하고 그것을 성도의 삶에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첫 단계이다.


2. 원문 연구

둘째, 성경 본문에 충실하려고 성경 원문에 대한 해석과 공신력 있는 학자들 견해를 살펴본다.


3. 회중의 입장

셋째, 가르치고 지적하는 목회자의 입장이 아닌 설교를 듣는 회중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Thougtfulness)와 따뜻함(Warmth)'을 우선한다.


4. 하나님 중심

넷째,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이 주인공이 아니라 자비로우신 하나님이 주인공이신 '하나님 중심의 설교'(Theocentric Sermon)를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5. 원포인트

다섯째, 대지 구분은 있지만 한 지붕 세 가족 설교가 아니라 설교 제목에서 던지는 몇 가지 질문이나 생각에 대한 구체적 해답으로 흘러가는 '원포인트'((one-point) 즉 '한 가지 처방' 설교를 지향한다.


6. 적용

여섯째, 하나님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성경적 강해 설교'(Biblical Exipository Preaching)의 두 가지 중요한 요소인 해석과 적용이 있다. 그 가운데 성도들에게 초점을 두고 고민하는 부분은 '적용'(Application)이다. 이것을 위해 나는 성도들 입장이 되어 생각을 많이 한다. 적용이 없거나 약한 설교는 강해 설교의 본질과 목적을 떠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경 본문의 핵심 내용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현실을 사는 성도의 삶에 적용시켜 믿음을 성장시키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성경 본문의 해석과 적용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해석에 치우치면 신학 강의로 흘러가기 쉽고 적용만을 강조하면 하나님의 뜻이 아닌 자칫 인간적인 의견 제시나 충고의 곁길로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7. 예증과 예화

일곱째, 예증과 예화는 설교의 수단이 아니라 설교 그 자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므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좋은 예화 예증 자료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것을 위해 일간지 3, 석간지 1, 월간지 5, 그리고 각종 단편적인 글이 실린 글들을 읽고 일반 서점의 다양한 코너의 책을 구입해 읽는다. 더 나아가 여행이나 특별 행사나 일상생활 속에서 깨우침을 얻게 되면 육하원칙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등 여섯 가지 원칙에 따라 기록해 남겨 놓는다.


8. 적절한 유머

여덟째, 회중의 긴장을 풀어주고 설교자에게 친근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적절한 유머(Humor 우스개)도 가끔 고민한다. 단, 절대로 성경 본문을 잊어버릴 만큼의 강한 것이나 썰렁한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간혹 성도들이 가볍게 활짝 웃고 넘어갈 정도의 유머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면 성도들이 말씀의 메시지를 편하게 받아들이는 효과를 보기도 한다.

유머(humor)는 몸 안에 흐르는 체액을 뜻하는 라틴어 후모르(humor)에서 왔다고 한다. 고대 로마인들은 남을 웃기는 기질이 그 사람의 체액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의학용어인 유머가 일상용어인 유머 우스개를 뜻하는 언어가 됐다.


9. 간결한 원고

아홉째, 간결체를 사용한 작가로는 헤밍웨이가 있다. 헤밍웨이는 간결체를 '스타카토 스타일'로 불렀다. 뉴스 원고와 신문 기사에도 간결체를 쓴다. 정보 전달용 글은 가독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간결체는 작문의 기본이 되는 수사법이다. 문학적 작문과 학술적 작문 모두 간결체가 기본이다. 그래서 베스트셀러 작가들은 간결체를 즐겨 쓴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명언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역시 간결체이다. 그는 라틴 문학계에서 재치있는 간결체로 유명하다.

더욱이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설교 원고는 철저히 간결해야 할 것이다. 글을 ‘간결히’ 쓰는 것과 ‘짧게’ 쓰는 것은 차원이 완전히 다른 말이다. 짧게 쓰는 것은 분량을 줄이는 것이어서 누구나 할 수 있다. 반면에 간결히 쓰는 것은 내용을 충분히 전달하면서도 말을 아껴야 하므로 상당한 내공을 필요로 한다. 설교문을 간결히 쓰기 위하여는 문장의 ‘내용’과 ‘어법’ 및 ‘설교문의 체계’, 세 가지가 모두 간결성을 유지해야 한다. 문장이 길고 복잡한 설교는 잘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간결한 언어의 설교는 회중에게 쉽고 명료하게 전달되는 효과가 있다. 두 가지만 알아도 간결체를 쓰기 쉬워진다.

하나. 한 문장에는 한 가지 사실만 쓴다.

둘. 압축해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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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열린 결말

열 번째, 원저자 하나님 말씀의 충실한 전달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압적으로 몰아붙이거나 권위적으로 도전하는 일반적인 닫힌 결말은 정해진 결말을 제공한다. 그로 말미암아 성도들의 상상력을 차단하는 것에 비해 열린 결말은 성도들이 토론할 '화제'를 던져주고 주로 질문을 통해 성도 스스로 답을 떠올려 적용하게 한다. 그러다 보니 성도들이 혼자서, 혹은 다른 성도들과, 혹은 설교자와 소통하며 의견을 주고받음으로써 설교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그러한 토론을 계속함으로써 설교의 효과를 넓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자발적 순종과 결단과 헌신을 유발하는 설교가 좋은 설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의 설교 십계명을 통해 세상 떠나는 날까지 주님이 기뻐하시는 메신저로 살고 싶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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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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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굳뉴스] 장창수 목사 설교 십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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