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공군 비행사이자 작가인 생텍쥐페리(Antoine Marie Jean-Baptiste Roger de Saint-Exupery, 1900년 6월 29일~1944년 7월 31일 추정)가 1943년 발표한 소설 '어린 왕자'(Le Petit Prince)는 아동 소설이자 유작이기도 하다.
아주 작은 소행성에서 살고 있던 어린 왕자는 매일 아침, 별을 구석구석 청소하고 꼼꼼하게 살폈다. 장미와 구별해서 바오밥나무의 싹을 뽑아내는 일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무가 자라 뿌리를 깊이 내리면 별이 파괴될 수도 있었다. 귀찮았지만 하루도 쉬지 않고 나쁜 싹을 골라낸 덕에 어린 왕자는 별을 지킬 수 있었다. 반면 어느 게으름뱅이의 별은 바오밥나무로 뒤덮이고 말았다. 어린 왕자는 경고한다. ‘바오밥나무를 조심해!’
정직이 최선의 계책(計策)'이라는 서양 격언도 이 땅에 건너오면 바보들이나 믿는 말이 된다. 법에 훤하고 그런 법 지식을 악용하는 무리 탓이다. 영국의 배우, 코미디언, 영화감독이자 음악가로 무성 영화 시기에 크게 활약한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 1889년 4월 16일 ~ 1977년 12월 25일)은 말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사람의 마음에는 장미 씨앗이 있고 바오밥나무의 싹도 있다. 괜찮겠지, 하며 일찍이 골라내지 못한 나쁜 씨앗들이 맹렬히 자라 지금 우리의 터전을 무섭게 집어삼키고 있다.
2024년 연말 소강석 목사가 겪은 사고를 2025년 1월 12일 새에덴교회 주보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에 실렸다. 아포리즘(aphorism)이란 깊은 진리를 간결하며 압축된 형식으로 표현하는 짧은 글의 형식이다.
제가 지난 12월 2일 저녁에 잠자다 오른쪽 발뒤꿈치가 전기장판에 저온화상(저온이라는 용어 때문에 일반 화상보다 경각심이 낮지만, 초기 증상만 경미할 뿐 오히려 장시간에 걸쳐 조직 손상이 깊은 곳까지 이뤄지면 피부조직 괴사, 가피 형성, 궤양 등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을 입었습니다. 그날 저는 저온화상인지도 모르고 주일 낮 예배와 5부 예배 성찬식까지 다 인도했습니다. 전기장판에 화상을 입을 줄이야 저도 몰랐고 주변 사람들도 몰랐습니다. 나중에 화상인 출 알고 연고를 바르고 항생제와 소염제를 먹었습니다. 약간의 차도가 있는 듯했지만, 저는 계속해서 박순애 전도사님 초청 집회 시간마다 무릎을 꿇고 기도했고, 이후로 교역자 연말 정책 수련회와 루체비스타 성탄절 행사를 준비하고 이끌어야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CBS 설립 70주년 및 여러 교계 행사 모임에도 다 참석을 했습니다. 집사람은 빨리 화상 전문병원으로 가보라고 했지만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아서 가지를 않았습니다. 그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만약 화상 전문병원에서 입원하라고 했더라면 교역자수련회나 루체비스타 성탄절을 이끌지 못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성탄절 예배와 송구영신 예배도 이끌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니. 신년 축복 성회도 감당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물론 사이사이 나름 드레싱을 하고 연고를 바르고 약도 처방하여 먹었습니다. 그러다가 모든 집회가 끝난 후 1월 5일, 첫 주일 저녁 예배를 마치고 이재훈 목사님을 오시게 해서 화상을 입은 뒤꿈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자 이 목사님께서 화상 전문시스템을 잘 갖춘 대학병원에 연락했고. 저는 다음 날 오전 11시 응급 처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강제 입원을 하고 말았습니다. 화상 전문 성형외과 선생님은 저한테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환자분님, 큰 교회를 섬기고 목회하는 분으로 들었습니다. 이 발뒤꿈치를 앞으로도 10년 아니 20년 이상을 써야 할 텐데 왜 이렇게 방치하셨습니까?"
“저는 이렇게 말씀을 드렸죠. ‘교수님, 나름 드레싱을 하고 연고도 바르고 약도 먹었습니다.’
그러자 그분은 다시 말씀하시는 거예요”
"왜 이렇게 병을 키워 갖고 오셨어요? 처음에 바로 왔으면 간단하게 처치할 수 있는 것을 왜 이렇게 먼 길을 돌아왔습니까?"
그러자 또 제가 이렇게 말씀을 드렸죠
“어느 교회든지 연말연시는 다 바쁩니다. 특별히 저는 더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그분이 화를 내시면서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한 해만 목회하시려고 하십니까? 앞으로 10년, 20년 일을 하셔야 하는데요? 조금만 늦게 오셨으면 뒤꿈치를 절단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런 시급함을 모르신다는 말입니까?“
병실에 누워 있자 얼마나 답답하고 하루가 긴지요. 아무리 기도를 하고 성정을 봐도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졌습니다. 매일매일 반복적으로 염증 부분을 잘라내는 아픔, 억지로 피를 나오게 해서 생살이 돋아나게 하는 처치의 시간은 참으로 고통스럽고 가슴 저리기까지 하였습니다. 3일째가 되자 그토록 엄격하고 원칙적인 주치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피부 이식 수술은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잘 치료하면 빨리 새살이 돋아날 것 같습니다."
금요일 오후에는 국소 마취를 하여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염증을 제거하였습니다. 제가 휠체어를 타고 가서 설교하면 안 되냐고 했더니 그분은 말했습니다.
"절대로 안 됩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이번 주를 잘 참아내면 다시 후회 없이 발바닥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병실에 앉아서 생각해 보니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다른 일정을 다 취소하고 일찍 화상병원에 갈 수도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그러나 그때 당시로서 저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 병실에서 오직 하나님을 생각하고 성도 여러분을 생각하며 인생의 새로운 또 다른 페이지를 써가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신년집회가 끝나면 쉬고 치료를 받으려고 했는데 하나님께서 더 엄격하게 강제적으로 치료를 받게 하시네요. 성도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고 제가 더 새롭고 신선한 얼굴로 뵙겠습니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며 축복합니다
“나를 길들여 줘, 부탁이야!”라며 어린 왕자에게 특별한 존재의 소중함을 가르쳐준 사막의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말했다.
“만약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새에덴교회 성도들에게도 소강석 목사는 언제나 그런 ‘어린 왕자’일 것이다.
성경은 말씀한다.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사랑하는 자마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 요일 4:7-8
2025-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