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시절 월요일마다 운동장에서 조례가 열렸다. 강단 앞 학생이 “기준”을 외치면 그 학생 위치에 맞춰 전교생이 오와 열을 맞췄다. 정글 같은 국제사회 속에서 기준 역할을 해온 나라가 미국이었다. 미국이 정하는 입장이 자유 민주주의 진영 국가들의 표준 답안이었다. 각국 사정에 따라 미세 조정하는 정도였다. 반대 진영 국가들도 미국의 동향에 맞춰 대항 좌표와 수위를 저울질했다.
당시 미국 같은 이집트에서 벗어난 이스라엘 백성 지도자 모세는 하나님 말씀을 들었다.
그러므로 너희는 내가 오늘날 너희에게 명하는 모든 명령을 지키라 그리하면 너희가 강성할 것이요 너희가 건너가서 얻을 땅에 들어가서 그것을 얻을 것이며 또 여호와께서 너희의 열조에게 맹세하사 그와 그 후손에게 주리라고 하신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너희의 날이 장구하리라 네가 들어가 얻으려 하는 땅은 네가 나온 애굽 땅과 같지 아니하니 거기서는 너희가 파종한 후에 발로 물 대기를 채소밭에 댐과 같이 하였거니와 너희가 건너가서 얻을 땅은 산과 골짜기가 있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하는 땅이요 하나님 여호와께서 권고하시는 땅이라 세초부터 세말까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느니라 신 11:8-12
독일 통일 이전 1973년 6월 서독의 빌리 브란트 총리는 이스라엘을 방문하였다. 양국 수교 8년 만의 방문이었다. 학살 기억이 생생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서독 총리의 이스라엘 방문은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골다 메이어 이스라엘 총리가 환영사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세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만은 그가 이스라엘인들을 중동에서 석유가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가기 위해 40년 동안 사막을 통과했다는 점입니다”라고 이야기하자 사람들은 폭소를 터뜨리면서 경직된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다. 석유가 펑펑 쏟아지는 중동이지만 이스라엘에서는 석유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었다.
안정적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던 이스라엘의 약점은 1973년 4차 중동 전쟁 당시 산유국들이 이스라엘 및 서방국들에 석유 금수 조치를 하면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당시 이스라엘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으며 1980년대 중반까지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이어졌다. 1984년 이스라엘의 물가 상승률은 445%에 이르기도 했다.
사람들이 찾던 젖과 꿀은 육지가 아닌 바다에 있었다. 1999년 6월 해안에서 40km 떨어진 곳에서 첫 번째 대규모 가스전을 발견했다. 노아-1 가스전을 발견한 것이다. 뒤이어 2000년에는 비교적 규모가 큰 가스전인 마리-B 가스전이 발견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2004년부터 많은 기업이 몰려들어 인근 해역을 탐사하면서 2009년 타마르 1, 다릿-1 등의 대형 가스전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2010년 발견된 레비아탄 가스전은 매장량이 605bcm(1bcm=10억㎥)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가스전이었고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2020년부터 에너지 순수출 국가로 전환되었다. 2022년 이스라엘은 22bcm 규모의 천연가스를 생산하여 이 가운데 9.2bcm을 수출하였다. 대규모 가스전의 발견은 이스라엘로 하여금 주변 국가와 관계를 개선하고 영향력을 확대하게 해줬다.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문제로 갈등 관계였던 요르단과 2016년 가스 거래 협정을 체결하여 15년 동안 45bcm 규모의 가스를 공급하는 데 합의함으로써 양국 간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집트에 대해서도 대등한 협력 관계를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 이집트는 2000년대 초반 대규모 가스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파이프라인과 수출용 LNG 터미널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시행하였다. 2003년 총연장 1200km의 아랍 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한 이집트는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등에 가스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100km의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스라엘에도 가스를 공급하면서 동지중해 가스 허브 위치를 공고히 하였다. 하지만 이집트는 2011년 혁명에 따른 생산량 감소와 더불어 인구 증가에 따른 가스 수요 확대로 오히려 가스를 수입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스라엘은 2018년 이집트와 가스 수출 협정을 체결하고 2020년 1월부터 기존 파이프라인을 역류시켜 이집트에 가스를 수출함으로써 이집트의 가스 수요를 채워주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유럽에 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필요한 파이프라인이나 액화 시설 등을 갖추지 못한 이스라엘은 이집트의 액화 설비를 이용하여 LNG 형태로 수출할 수 있게 됨으로써 양국은 상호 이익을 취하게 되었다. 이러한 양국 협력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이후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중단되어 어려움을 겪는 EU에 대량의 LNG를 수출함으로써 결실을 보게 되었다. 이스라엘로서는 가스 수출을 통해 주변국 및 유럽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가자지구 앞바다에서 2000년에 발견된 가자 마린 가스전에 대해서도 개발을 반대하던 이스라엘 정부가 2023년 6월 입장을 바꿔 개발을 허용하면서 천연가스는 평화를 가져다주는 선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2023년 10월 하마스의 기습적 이스라엘 공격과 이어진 이스라엘의 대규모 보복으로 인해 힘겹게 만들어놓은 평화 무대는 무너지게 되었다.
진정 이스라엘과 총회의 젖과 꿀은 무엇일까. 모세 같은 교단 총회장은 이스라엘 백성 같은 목사와 장로들을 어디로 인도해야 할까. 성경은 말씀한다.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아야 하리라 신 8:3
202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