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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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chrysostom

 

황금입

 


세상이 변했다. 여당은 죽상이 되고 야당은 밥상이 되고 여든 가까이 먹은 부자가 만든 당은 생각보다 큰 시루떡을 쥔 아이가 됐다. 이제 마음들은 너나없이 봄기운을 따라 두둥실 떠 있다.

 

첩보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우편 배달부 노릇도 제대로 못한 안기부 직원들은 이제 본격적인 수사를 받을 모양이다. 그들이 아무리 모르쇠로 버텨도 알 건 다 아는 세상 사람들은 수사가 어찌 되든 별 관심을 보이질 않을 것이다.

 

제롬이 세상에 돌아왔을 때 그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발견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성경을 번역하고 글을 쓰는 가운데 그는 마음의 평화와 보람을 맛보았다.

 

남자는 형제로 생각하게 되었고 여자는 이성이 아니라 자매로 보였다.

 

위대한 수도사가 또 한 사람 있었다. 그의 이름은 크리소스톰이다. 이 이름의 뜻은 황금입이다. 워낙 그의 설교가 출중했기 때문에 나중에 그렇게 불리우게 된 것이었다. 그는 비쩍 마르고 삭개오처럼 키가 작았다. 얼굴은 창백하고 링컨처럼 볼은 우묵했다.

 

이마는 온통 찌글짜글한 주름투성이에다 머리는 엘리사처럼 대머리였다. 턱에는 꼬깃꼬깃한 회색 수염이 성기게 붙어 있었고 움푹한 눈은 형형한 빛을 발했다. 그는 자신의 모습을 거미에 견주었다. 

 

그는 3백 47년 시리아의 안디옥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 그는 안디옥 산등성이에서 수도를 닦는 형제들에 합류하기를 갈망했다. 그러나 어거스틴의 어머니 모니카에 비견되기도 하는 그의 어머니 아나투사는 손사래를 치며 아들을 말렸다. 그녀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아들을 타일렀다.

 

“애야 네 아버지께서 네가 태어나자마자 돌아가셨잖니. 널 키우기가 얼마나 힘겨웠는지 너는 아마 모를 게다. 사업이니 세금이니 하는 걸 내가 알 턱이 있겠니. 게다가 하인들은 얼마나 망나니들인지 내 속이 다 썩었을 게다. 친척들은 눈이 벌개가지고 내 돈만을 울궈내려고 아우성들이었지.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을 널 위해 참고 헤쳐 왔다. 나는 이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난 널 불행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일랑 눈꼽만치도 없다. 그러니 이 못난 에미 소원이 나 죽을 때까지만 나와 함께 있어다오. 그 뒤에 네가 무엇을 하든 네 마음대로 하려므나”

 

크리소스톰은 어머니 부탁을 따라 집에 눌러 앉았다.

 

어머니가 숨을 거두자 크리소스톰은 지체없이 수도사가 되었다. 그러나 점차 그는 보다 훌륭한 삶이 세상에서 복닥거리며 사는 사람들을 돕는 감독의 생활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감독의 생활은 수도사의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이다. 감독은 양떼를 가르쳐야 한다.

그는 나그네도 보살펴야 했다. 그는 여성들도 돌보아 주어야 하고 게으름 피울 때 꾸짖기도 해야 하고 어려울 때 다독거려 주어야 한다. 그는 남자들 가운데 사는 한 남자이기도 해야 한다. 교인들의 싸움을 해결해 주어야 한다. 아리우스 주의자들과 논박을 벌여야 한다. 감독은 마차경주에 중독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했다. 

 

또한 감독은 가치 있는 사람에게 성만찬을 베풀고 가치 없는 사람에게는 성찬을 못 받게 해야 했다. 이 모든 일은 쓰잘데 없는 일에 눈을 돌릴 수 없는 목자의 업무였다.

 

202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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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의 이야기 세계 교회사 37 - 황금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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