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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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론 포로들

 

역대기하2Chronicles는 다윗 자손의 통치를 크게 다룬다. 그 기간은 솔로몬 시대부터 주전 586년 시드기야 치하 예루살렘 함락까지다. 역대기서 전체에 걸쳐 남 왕국 유다를 집중적으로 강조한다.

 

남 왕국 유다의 흥망성쇠는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지 안지키는지에 따라 조명이 되고 있다. 그들은 하나님께 신실하지 못하고 그들의 신앙의 의무에 태만해서 망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고향을 떠나 머나먼 바빌론으로 끌려갔다. 이런 시가 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_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고 오는 봄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그것이 천지만물을 들썩이게 하는 봄의 풋내이고 봄의 푸른 웃음이다. 그러나 들을 빼앗긴 자에게 오는 봄은 절박하다. 봄조차 빼앗기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봄의 답답함이고 봄의 푸른 설움이다. 들의 봄과 인간의 봄 자연의 봄과 시대의 봄은 이렇게 갈등한다. 온몸에 햇살을 받고 이들을 발목이 저리도록 실컷 밟아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야말로 내 나라 내 땅에 대한 지극한 사랑의 표현이다.

 

떠나온 길이 멀면 돌아갈 길도 멀다. 바빌론의 유대인들이 그랬을 것이다. 역대기하 마지막에 유대인의 예루살렘 귀환을 허락하는 고레스의 조서가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의 백성이 믿음의 불성실로 하나님의 징벌을 받아 고향을 떠나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하나님의 은혜로 그들의 고향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202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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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메시지_역대기하2Chron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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