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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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만나기 어려운 사람은 누구일까. 안철수 씨도 못 만난 박근혜 대통령인가. 러시아 영구 집권자가 된 푸틴 대통령인가. 아니면 미국 10세 소녀의 귓속말을 들어준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인가. 그런데 이들보다 몇 배 더 만나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 사실은 바로 '나' 자신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나'를 만나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장은 1993년 2월 미국 LA 지역에 있는 베스트바이 매장 구석에서 뽀얀 먼지가 쌓인 채 방치돼 있던 삼성 가전제품을 목격한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과 만났다. '나는 누구인가?' '왜 사업을 하는가?' '과연 어떻게 사업을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가?' 이런 질문을 안고 돌아와 1993년 6월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자'는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라는 신경영 선언의 핵심 문구를 되새겨보면, ‘마누라와 자식’은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라는 뜻이다.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서울의 비서실로 전화를 건 이건희 회장의 목소리는 분노에 차 있었다. 그의 불호령에 200여명의 삼성전자 핵심 임직원들이 프랑크푸르트로 모였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이 회장은 삼성의 역사를 바꾼 신경영 선언을 하게 된다. 이 회장이 핵심 임직원을 소집한 계기는 삼성의 사내방송인 SBC의 한 고발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이 고발 프로그램에는 세탁기 뚜껑이 불량인데도 라인 작업자가 태연하게 부품을 칼로 깎아서 대충 조립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충격 그 자체였다. 신경영 선언 이후, 세탁기를 칼로 깎는 모습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던 삼성의 양 위주의 관행은 질 중심으로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성 앞에는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 겪게 되는 신경영 대장정이 펼쳐지게 된다.

나 역시도 이건희 회장처럼 나를 만나게 된 사연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를 모르는 분들에게 어쭙잖은 나의 이력을 소개하는 게 도리겠다. 나라는 사람은 1969년 용산고 20회, 1976년 총신대 6회, 1979년 총신 신학연구원 72회, 부산 새중앙교회 전도사(강도사 합격 후 6개월 만에 교단분립으로 사임), 1980년 경기노회 목사 안수, 기독교문사 기독교대백과사전 번역위원, 1987년 시카고 소재 루스벨트 대학 1년 유학 나들이, 1988년 출판사 나비 설립, 1990년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합동) 출판국장·전도국장, 2000년 4월 어릴 적 꿈인 영화 만든다고 목사가 총회 나와 2003년 여름 ‘계시 받은 사람’ 시나리오·제작·감독, 2005년 있는 돈 다 날리고 11월 이혼, 2006년 출판사 바이블리더스 설립, 2010년 재혼, 2013년 11월 격주 시사주간지 더굳뉴스 창간. 나는 목사임에도 목회와 상관없이 인생의 부끄러운 산전수전을 제멋대로 다 겪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버젓이 살아남았다. 2013년 12월 30일 불법과 부정으로 선출된 길자연 씨가 사당동캠퍼스 신관 콘서트홀에서 학교 관계자들과 왕성교회 성도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나의 모교 총신 15대 총장취임예배를 드리는 동영상을 보고 나는 나 자신을 만나게 되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목사이다. '왜 신문을 하는가?' 출판을 알고 글을 쓸 줄 알기 때문이다. '과연 어떻게 신문을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가?' 믿음으로 바르게 살며 하나님의 뜻과 영광을 어둡게 하는 부정과 불법을 밝히는 것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자사의 불량제품을 없애듯 나도 교계의 부정과 불법을 막아 선교와 구제에 힘쓰게 하는데 일익을 담당하려 한다. 

2013년 9월 제98회 총회에서 아이티구호헌금전용사건사법처리전권위원회의 직임을 한 회기 더 연장 받아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던 전권을 부여받은 위원장 신규식 목사를 안명환 씨 자신이 총회장임에도 총회 결의를 어기는 불법을 저지르며 2월 20일 요식행위를 거쳐 갈아치웠다. 아이티위원회 서기 정은환(이리노회) 씨가 총회장 안명환 씨의 지시에 순종해 3차에 걸친 투표를 했다. 그러나 세 번 다 네 표 동수가 되자 목사임직순이 앞섰다고 위원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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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거창한 아이티구호헌금전용사건사법처리전권위원회 전권을 가진 위원장에서 졸지에 임원도 아닌 백의종군의 졸병 위원이 된 신규식 목사를 3월 29일 오후 6시 새샘교회 당회장실에서 만났다. 

-김영배 기독신문의 노충헌 기자가 3월 25일 아이티구호헌금전용사건사법처리전권위원회에 대해 재판 진행 중 선수 교체 이러다 경기 끝이라는 기사까지 썼습니다. 이런 수모와 방해까지 받아가며 신규식 목사가 아이티 위원회에 이토록 사명감을 갖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신규식 아이티구호헌금은 총회 산하 교회가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하나님 앞에서 헌금한 30억입니다. 교단 총체적으로 힘을 합쳐 하나님과 총회를 믿고 지진으로 고난당한 이웃 나라를 돕겠다는 교회의 거룩한 구호헌금입니다. 그런데 아이티 현지에 한 푼도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천인공노할 관행을 뿌리 뽑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새 출발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단과 교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는데 어떻게 선교가 되고 전도가 가능할까요? 세간에 총회돈은 눈 먼 돈이라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떠돌고 있어요. 그게 무슨 소린가 했어요. 그런데 정말 이렇게까지 심할 줄 몰랐어요. 아이티 문제는 파면 팔수록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김영배 지난 2011년, 2012년 아이티 관련 위원장들은 대충 넘어간 것 같은데 유독 신규식 목사만 이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신규식 조사하면서 보니까 엄청난 회유가 있고 방해꾼들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시작할 때는 다들 이런 잘못된 것을 잡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하다보면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 다 그냥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고 넘어간 것 같아요. 쉽게 해결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그렇게 안 되고 하니 멈추게 된 것 같아요. 게다가 사법권도 없으니 더 앞으로 나갈 수도 없었을 거예요.
 
-김영배 총회에도 신앙양심과 헌법 5조 1항에 부도덕한 행위에 대한 치리권이 있는데 왜 시행이 안 되고 세상 법정의 사법권에 의지하는 것이죠. 출교도 있고 면직이나 총대권 박탈 같은 사법권보다 더 강한 시벌조항이 있는데.

-신규식 거기까지 힘이 못 미치도록 중간에 방해하는 세력이 있기 때문이죠. 즉 교권을 쥔 사람들이 그것을 막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책임을 맡은 사람들이 적당히 인기몰이를 하다가 적당히 타협을 하고 손을 놓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회법 자체에서 징계권 행사하더라도 엄청난 저항이 예상됩니다. 그리고 같은 목사와 장로 입장에서 차마 손을 못 대는 경우였던 거 같아요. 그래서 손을 놓게 되었을 거예요. 게다가 들어오는 말들이 엄청나요.

-김영배 신 목사는 어떤 말을 들었습니까. 

-신규식 총대권을 박탈하겠다 매장시키겠다 하는 협박들이 들어와요. 그런가하면 신 목사 잘하고 있는데 원칙대로 하지 않고 타협하거나 그만 두면 안 된다는 격려도 많이 들어와요. 그러면 우리 총회가 소망이 없어진다면서 말입니다. 그런가하면 회유도 들어오고 이 정도 했으면 많이 했으니 멈추는 게 좋겠다는 조언 아닌 조언도 들어옵니다. 그런데 내가 타협할 일이 무어 있습니까. 원칙대로만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아이티에 대한 총회 결의도 있고 총회 규칙도 있는데 그것을 다 위반하다니 말이 됩니까. 

-김영배 어떤 신앙적 각오로 나아가고 있습니까. 

-신규식 루터가 종교개혁 당시 엄청난 고뇌와 고통을 감수하며 일관된 신념을 가지고 개혁을 밀고 나갔습니다. 나 역시 부족하지만 21세기 루터의 심정으로 나 자신을 일깨우며 마음을 다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생각하고 생각하면 잠이 오지를 않습니다. 아이티 구호헌금 30억 가운데 22억 2천만 원이 횡령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총회장 안명환 씨는 아직 남은 돈 7억 7천을 아이티에 보내겠다는 명목으로 미국 플로리다의 자기 친구에게 같이 가서 전달하고 오자는 제안을 내게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이티 위원회 결의가 있어야 하고 위원장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그 뒤 나는 제98총회 위임으로 아이티구호헌금 횡령범 사법처리를 할 수 있는 전권을 가진 위원장 직분을 총회장의 농간으로 갈취당하고 말았습니다. 

그 뒤 신규식 목사는 개인 돈으로 아이티구호헌금 횡령 관련자에 대한 민형사상의 고소를 하며 홀로 투쟁을 하고 있다. 이제 총회장 안명환 씨는 신규식 목사의 아이티 관련자 고소 때 총회 일이라 안명환의 이름을 사용했다는 빌미로 총회의 결의를 따라 투쟁하는 신규식 목사를 총회 돈으로 고소하겠다고 한다. 천인공노할 아이티구호헌금 횡령범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방해하면서 말이다. 총회장 안명환과 그의 불법 추종자들은 이제 하늘도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그러나 더 많은 말을 한 신규식 목사는 하늘을 분명히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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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11시 총회임원 회의실에서 안명환의 지시에 따르는 아이티위원회 위원장 정은환(이리노회 낙원교회), 서기 임상재(충북동 고암교회), 회계 황정심(서대구 화원천내교회), 총무 정운주(중앙 사랑밭교회), 위원 강의창(서대전 가장축복교회), 이우동, 엄정철 등이 아이티 대책을 논의했다. 퇴장당하기 전까지 들은 그들 논의의 핵심은 자신들의 모임은 총회장의 지시를 따르고 있고 안명환 씨가 아이티헌금 남은 돈 7억 7천만 원(미화 70만 달러 상당)을 가지고 플로리다의 친구에게 갈 때 어떻게 해야 좋은가였다. 
그날 오후 총회 지하 주차장에서 해피나우(이사장 길자연) 사무총장 박원영 씨를 참으로 우연히 만났다. 난생 처음 만나는 그가 옆의 동행자 김영길 목사의 귀띔으로 나를 대뜸 알아보고 그 따위로 기사를 썼느냐고 소리쳤다. 그래서 힘이 약해 그 따위로 안 쓰려고 전화를 걸었더니 끊어버리고 다음에는 몇 번이나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 그랬다고 했더니 말을 돌렸다. 그리고 그가 출판국 창고 앞에서 몸을 돌리고 외쳤다. “그 아이티헌금 우리 해피나우가 다 모은 거야.” 설사 그렇더라도 그 돈은 총회 전체 교회들이 헌금한 돈이었을 텐데. 

201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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