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SAM_3497-580px.jpg
 
칠월은 이미 여름의 절정이고 총회 정치의 클라이맥스다. 하나님의 영광 같은 찬란한 햇빛이 도처에 타오르고 총신의 김영우 재단이사장은 총회의 백남선 총회장의 벼랑 끝 합의의 바람 뒤에서 얼굴이 빨갛게 익는다. 그 바람이 서늘한 전국 교회의 애타는 바람들을 가를 때 총회의 칠월은 ‘한탄’과 ‘체념’ 사이로 흘러간다. 어떤 총대들은 실망과 분노를 토하기도 한다. 그러나 테러와 사고로 점철된 어수선한 세계를 넘어 분단의 국가와 갈등(葛藤)의 총회를 겪는 우리에겐 하나님의 은혜로 대체로 평화로운 시간이 무심하게 이어진다.
2014년 12월 4일 총회임원회(총회장:백남선 목사)는 몸살을 앓지만 성장을 멈추지 않는 세계 제일의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회의를 열고 11월 25일 대전중앙교회에서 개최한 실행위원회 결의에 따라 총회결의이행을위한위원회에 서광호 목사 김희태 목사 김진웅 목사 신신우 장로 심요섭 장로 등 5인을 위원으로 선정했다.
2015년 1월 15일 총신재단정관변경관련결의이행위원회(위원장:김진웅 목사, 서기:서광호 목사)가 총회장실에서 첫 번째 회의를 열고 총신대 재단이사직을 사임하지 않은 이사들에 대해 총회의 모든 공직을 정지(해임)시키기로 결의했다. 또 1월 22일 회의에 총신운영이사장 김종준 목사와 재단이사장 김영우 목사를 출석시켜 총회 결의에 대한 조정을 하기로 했다. 또 길자연 총신대 총장에 대해서는 교단 헌법 제3장 제2조 3항에 의거해 정년이 초과되었으므로 즉각 사퇴할 것을 권유키로 했다.
 
SAM_2240-web.jpg
 
2015년 2월 26일 11시 총회실행위원회(총회장:백남선 목사)는 총회회의실에서 134개 노회 83명의 실행위원과 36명의 노회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실행위원회 및 노회장 연석회의는 제99회 총회결의 시행의 건을 단일안건으로 다뤘으며 결의에 앞서 제99회 총회결의사항과 총회결의 시행내역을 보고했다. 또 향후 총회 결의 집행과 관련하여 제기된 모든 소송에 대하여 총회가 책임지고 대응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총신재단정관변경관련결의이행위원회(위원장:김진웅 목사, 서기:서광호 목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회결의이행을위한법률대응위원회 5인 김인중 서광호 이형만 목사, 신신우 심요섭 장로 등을 총회장 자벽으로 또 선임했다.
6월 19일 총신재단정관변경관련결의이행위원회(위원장:김진웅 목사, 서기:서광호 목사)는 총신대 재단이사들이 제99회 총회 결의 취지에 동의하고 사임을 하도록 촉구키로 하는 동시에 사임을 끝까지 거부하는 재단이사 및 소속 노회원들의 총회 총대를 정지하도록 천서위원회에 통지하기로 했다.
6월 25일 목요일 총신대 총장 길자연 목사가 사임했다. 전주에서 모인 재단이사회(이사장:김영우 목사)는 1년 4개월 재직하고 2년 6개월의 임기를 남겼고 그리고 정치력과 지도력이 깊어 어떻게든 버틸 수 있는 길자연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심상법 대학원 부총장을 총장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6월 27일 토요일 오후 4시 총신 이사장실에서 김영우 재단이사장은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제99회총회 총신대 관련 결의 가운데 소급 적용 조항만 빼고 제99회총회 결의대로 총신대 정관을 개정하겠다는 당연한 입장을 장황하게 밝혔다. 이 소식이 즉각 전국 교회와 총대들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리고 총회장의 비선 실세들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6월 29일 월요일 총회결의이행을위한법률대응위원회(위원장 서광호 목사)는 모임을 갖고 총신 재단 측의 이와 같은 입장에 대한 대책을 세운다는 입장을 밝혔다.
6월 30일 화요일 광주에서 비선 실세들을 통해 물밑에서 백남선 총회장과 총신대 재단이사장이 의견을 나눈 뒤 만나 그들 나름의 측근들이 배석한 가운데 총회와 총신 양측의 이른바 합의서라는 것을 발표했다.
 
합의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백남선 목사와 학교법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신대학교 재단이사장 김영우 목사는 아래와 같이 합의한다.
 
1.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는 김영우 재단이사장을 길자연 전 총장 잔여 임기동안 총장으로 운영이사회에서 선출하여
재단이사회에서 최종결정하는 사항을 추진한다.
 
2. 총신대학교재단이사장 김영우 목사는 총장으로 선출될 경우 재단이사장직과 이사직을 사퇴 하고
재단이사회에 관한 것을 관여하지 않는다.
 
3.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운영이사회를 소집하여 관련 사항을 처리한다.
 
2015년 6월 30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백남선 목사
학교법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신대학교 재단이사장 김영우 목사
 
 
SAM_1824-web.jpg
 
7월 2일 목요일 오전 11시 제99회총신재단정관변경관련결의이행위원회(위원장:김진웅 목사, 서기:서광호 목사)는 해외에 있는 김희태 목사를 제외하고 총회장실에서 회의를 갖고 백남선 총회장과 김영우 재단이사장의 합의에 대한 논의를 2시간여 다루었다. 그러나 점심시간도 훨씬 지나쳐 논의를 거듭한 동 위원회는 결의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서기 서광호 목사가 발표하고 위원장 김진웅 목사는 깊은 속내를 길게 내뿜었다. 부총회장 후보로 나선 신신우 장로는 말을 아끼고 잘생긴 소년 같은 웃음을 짓는 심요섭 장로는 간간이 고개를 저으며 날카로운 비평을 아끼지 않았다. 어쨌든 뒷담화의 결론은 백남선 목사와 김영우 목사가 딜한 내용은 뒤로 하고라도 그들만의 소위(所謂) 합의 사항의 이행이 난망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4월 9일 목숨을 끊기 전 “검찰이 저거랑 제 것을 딜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딜할 게 있어야지요”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성 전 회장은 2004년 자유민주연합에 불법 정치자금 16억 원을 건넨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가, 2005년 5월 특별사면을 받았다. 그 뒤 얼마 되지 않아 행담도 개발사업과 관련한 비리 혐의로 다시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한 달 뒤인 2007년 12월 특별사면을 받은 바 있다.
요즈음 부패와 부정에 대해 세간에 회자(膾炙)되는 딜이란 영어의 deal로써 거래하다, 다루다, 처리하다 이런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딜한다는 것은 거래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렇듯 백남선 총회장과 김영우 재단이사장이 합의서를 발표한 이면에는 어떤 딜이 분명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 총회에 회자되고 있다.
 
SAM_3329-web.jpg
 
SAM_1230-web.jpg
 
이스라엘 사람들이 협상에 강하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가 그들은 문제를 논리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란다. "왜?"에 대한 답과 함께 문제를 접근하는 사람을 상대로는 그 답이 말이 되건 안 되건 "왜?"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이 접근하는 사람이 이기기 힘들다. 그런데 백남선 목사와 김영우 목사 사이의 합의는 "왜?"에 대한 답의 논리성은 물론이고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의 신앙적인 방법도 보이지 않는다는 게 양측의 합의서에 대해 입을 여는 총대들의 중론이다.
백남선은 국정을 재단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총회 결의를 지키고 수행하는 총회장의 본분을 지켰어야 했다. 그리고 김영우는 총장이 아니라 총회의 흐름과 결정들에 그의 입버릇처럼 개혁주의 영향을 미치는 총회의 존경 받는 정치인으로 남았어야 했다. 그런데 그들은 무슨 꿈을 꾸었는지 궤도를 벗어났다. 그것은 그들 양자의 알량한 속내를 드러내고 외적이든 내적이든 그나마 얼마 안남은 그들의 정치적 지도력마저도 무너지는 비극의 시작을 알렸다. 이를테면 그들의 합의라는 것은 바로 이런 식의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B급 조폭 영화의 효시가 된 ‘넘버 3’(1997)의 불사파 두목이 어리바리 청년 조직원 세 명을 앞에 앉혀 놓고 열변을 토한다. 원래 말을 부정확하게 하지만 화가 잔뜩 나 더욱 그렇다. ‘헝그리 정신’에 대해 설명하며 “라면만 먹고 금메달 딴 현정화”를 언급할 때 “임춘애입니다”라고 토를 단 부하를 마구 두들겨 팬다. 보스가 현정화라면 현정화인 것이다. 임기가 두 달 남은 총신과 정치 후배 총회장 백남선이 임기가 올해 말까지인 총신과 정치 선배 재단이사장 김영우에게 임기가 2년 4개월 남은 총신대 총장하라면 총회 결의고 뭐고 총장할 수 있는 것이다. 뒤에서 총회의 비선실세 허활민이 미국과 한국의 총신을 쥐락펴락하게 됐다는 웃음을 짓는 가운데.
#1. 조필(송강호): “니, 니들 내말 자, 잘 들어. 내, 내가 하늘 색깔이 빨간색 하면 그때부턴 무조건 빨간색이야. 이, 이, 이건 노리끼리한 색이지만 내가 빨간색! 하면 이것두 빨간색이야. 응? 이 XXX야, 응? 내가 현정화라 그러면 무조건 현정화야. 내 말에 토, 토, 토다는 XX는 전부 배반이야 배반형. 배신! 배반형. 무슨 말인지 알겠어? 앞으론 직사시켜 버리겠어 아주 직사!”
‘친구’(2001)에서 반대 세력을 키워 오야붕에 도전한 건달은 주인공 동수에게 자신이 한 일은 ‘배신’이 아니라 ‘혁신’이라고 주장한다. 우리 총회에서는 혁신대신 개혁이라고 말한다.
#2. 상곤(이재용): “냄들은 내보고 행님 등에 칼을 꽂느니 배신이니 해싸도 그거 다 내 모함한다꼬 하는 소리다. 내 솔직히 말해서 행님한테 배신 때릴 생각 눈곱만큼도 없다. 단지 내가 원하는 기는 항상 일등만 있으면 썩으니까 내가 이등이 되가꼬 일등 정신도 좀 차리게 하고. 또,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우리 세계를 이끌어 나가야 된다, 이긴기라.”
영화 ‘대부’(1972)에서 콜레오네 집안의 둘째 아들 마이클이 약혼자에게 정치와 마피아의 ‘비즈니스’가 별로 다르지 않다고 얘기한다. 작금(昨今)의 총회에서 이 말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일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총회와 산하 기관의 돈이라면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인 것이 통념이다시피 됐다.
#3. 마이클 콜레오네(알 파치노): “내 아버지는 대통령이나 상원의원처럼 다른 사람을 책임지는 사람과 다를 게 없어.”
케이 애덤스(다이앤 키튼): “순진한 소리를 하는군요. 대통령이나 정치인은 사람을 죽이지 않아요.”
마이클: “케이, 누가 순진한 건지 모르겠네.”
이런 시가 있다.
칠월 -허연(1966~ )
쏟아지는 비를 피해 찾아갔던 짧은 처마 밑에서
아슬아슬하게 등을 붙이고 서 있던 여름밤을
나는 얼마나 아파했는지
체념처럼 땅바닥에 떨어져 이리저리 낮게만
흘러다니는 빗물을 보며 당신을 생각했는지,
빗물이 파 놓은 깊은 골이 어쩌면 당신이었는지
칠월의 밤은 또 얼마나 많이 흘러가 버렸는지.
땅바닥을 구르던 내 눈물은 지옥 같았던 내 눈물은
왜 아직도 내 곁에 있는지.
칠월의 길엔 언제나 내 체념이 있고
이름조차 잃어버린 흑백영화가 있고
빗물에 쓸려 어디론가 가버린 잊은 그대가 있었다.
여름 날 나는 늘 천국이 아니고,
칠월의 나는 체념뿐이어도 좋을 것
모두 다 절망하듯 쏟아지는 세상의 모든 빗물,
내가 여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SAM_1851-web.jpg
 여름날이 늘 좋기만 한 천국은 아니다. 우리 총회에 당도한 칠월엔 ‘체념’이나 ‘이미 추억이 되어버린’ 이름조차 잃어버린 흑백영화 같은 ‘총회회관과 총신과 양지캠퍼스를 마련한 이영수 목사 시대’도 있었다. 과거라는 빗물에 쓸려가 버린 총회의 안타깝고 아쉬운 나날들. 그랬으니 골을 파고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빗물 속에서 문득 ‘당신’ 백남선 목사와 김영우 목사의 멋쩍은 웃음과 허활민의 헛웃음이 비치기도 한다. 백남선 목사는 총신 2년을 다녀 나와 총신 신학부 72회 동기이고 김영우 목사는 총신대 1학년 때부터 44년을 선배로 알아온 처지다. 그래서 나는 총회의 정치가 사리사욕의 딜로 절정에 달하는 칠월을 얼마나 기대하고 손꼽아 기다리는지 모른다. 하나님 은혜로 살아만 있으면 해마다 겪게 될 이 부끄러운 딜의 여름을.
2015-07-06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백남선과 김영우의 딜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