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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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가 개혁주의 신학의 요람 총신의 역사와 전통을 지우기 위한 시간이 왔다
 
그러나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도
폭력을 금하신 주님의 세상이었고
주님의 세상이고 주님의 세상이리라
 
폭력은 신체적인 손상을 가져오고
정신적·심리적인 압박을 가하는
물리적인 강제력
 
법은 상해를 입히거나 협박 행위
사람 감금이나 주거 침입 행위
기물의 파손 등 폭력이라 규정
 
총신 폭력 사태에 대한 목사들의 대답
이재륜 ‘아직 기사를 보지 못했다’
김정호 ‘보는 시각과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김상윤 ‘명백한 불법이다’
이승희 ‘아직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
 
기인 밤 어느덧 밖에는 눈발이라도 치는지 펄펄 함박눈이라도 흩날리는지 총신대 유리창 문살에 돋는 달무리. 그리고 적막한 밤하늘에 빛나던 달이 가리운다.
 
믿음의 존립은 은혜의 결과이다. 나는 성화의 미완 상태로 오늘 여기에 살고 있다. 나 또한 성화의 미완인 채로 살다 죽기 전 성화가 완성되어 이 세상을 떠날 것이라는 교리를 믿는다. 2월 28일 나의 믿음에 객관성을 확보해줄 수 있는 총신 폭력 사태를 바라보며 문이 자전거 자물쇠로 안으로 잠긴 총신 종합관 앞에 섰다. 총신이 비상사태라고 선포한 제102회 총회 실행위원회의 결의에 무색하게 금식 기도를 한 뒤 일어난 총신의 폭력사태에 할 말을 잃는다.
 
허허로운 웃음이 총신 겨울나무 가지에 걸렸다. 울리지 않는 종탑 너머로 기울어가는 해가 웃음에 반짝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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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와 당나라가 대립하고 전란이 난무하는 헤이안 시대(794년~1185년). 억수 같은 폭우가 쏟아지는 '라쇼몽'의 처마 밑. 나무꾼과 중이 ‘모르겠어. 아무래도 모르겠어’ 중얼거리며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잠시 비를 피하러 그곳에 들른 한 남자가 그 소리를 듣고 궁금해 한다. 이들은 이 남자를 상대로 최근에 그 마을에 있었던 기묘한 사건을 들려준다.
 
사건이 벌어진 배경은 녹음이 우거진 숲속. 사무라이(일본 봉건 시대의 무사를 뜻하는데 본래는 가까이에서 모신다는 뜻의 시侍에서 나온 말) 타케히로가 말을 타고 자신의 아내 마사코와 함께 오전의 숲속 길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늘 속에서 낮잠을 자던 산적 타조마루는 슬쩍 마사코의 예쁜 얼굴을 보고는 그녀를 차지할 속셈으로 그들 앞에 나타난다. 속임수를 써서 사무라이 타케히로를 포박하고 산적 타조마루는 사무라이의 아내 마사코를 겁탈한다. 오후에 그 숲속에 들어선 나무꾼은 사무라이 타케히로의 가슴에 칼이 꽂혀있는 것을 발견하고 관청에 신고한다. 곧 타조마루는 체포되고 행방이 묘연했던 마사코도 불려와 관청에서 심문이 벌어진다.
 
문제는 겉보기에는 명백한 것 같은 이 사건이 당사자들의 진술을 통해 다양한 진실을 들려준다는 점이다. 즉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먼저 산적 타조마루는 자신이 속임수를 썼고, 마사코를 겁탈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무라이와는 정당한 결투 끝에 죽인 것이라고 떠벌린다. 하지만 마사코의 진술은 그의 것과 다르다. 자신이 겁탈당한 후 남편을 보니 싸늘하기 그지없는 눈초리였다고 한다.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자신을 경멸하는 눈초리에 제정신이 나간 그녀는 혼란 속에서 남편을 죽였다고 진술한다. 하지만 무당의 힘을 빌려 강신한 죽은 사무라이 타케히로는 사울 왕 앞의 선지자 사무엘처럼 또 다른 진술을 털어놓는다. 자신의 아내가 자신을 배신했지만 오히려 산적 타조마루가 자신을 옹호해줬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자결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엇갈리는 진술 속에는 각자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담겨있다. 좀처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없는 이때 실은 그 현장을 목격한 이가 있었다. 그가 바로 나무꾼이다. 그는 마사코가 싸우기 싫어하는 두 남자를 부추겨 결투를 시켰고 두 남자는 비겁하고 추잡한 개싸움을 벌인 끝에 산적이 이겼다고 했다. 알고 보니 나무꾼도 마사코의 진주가 박힌 단도를 훔쳤다. 네 사람은 모두 자신의 명예를 위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사건의 요지는 이렇다.
 
한 사무라이가 대낮 숲속에서 죽임을 당한다. 앞서 그의 아내는 산적으로부터 겁탈 당했다. 이것이 ’팩트‘다. 이 사건에 네 사람이 연루된다. 사무라이를 죽인 남자인 산적 타조마루 사무라이 타케히로, 사무라이의 아내 마사코, 그리고 이들을 목격한 나무꾼이다. 그런데 네 사람의 진술이 엇갈린다. 사건은 하나인데 진술은 넷이다. 인물 간의 다른 시각은 ‘라쇼몽 효과’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입장으로 해석하면서 본질을 다르게 인식하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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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가 총신대학교 문제를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017년 12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금식기도회를 선포했다. 그리고 다윗의 별 총회장 전계헌 목사는 호소했다.
 
“총신사태와 한국교회가 당면한 과제를 보면 참담함 그 자체입니다. 믿음의 선진들이 위기 때마다 하나님께 부르짖음으로 해답을 얻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전국 교회가 뜨겁게 기도하는 동력을 얻길 바랍니다. 총신대는 목회자를 배출하는 선지동산이며 조국교회와 열방선교의 모판입니다. 총신사태 해결은 하나님의 은혜가 임해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총신대학교 신대원 비대위 소속 학생들이 김영우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총신대 사당캠퍼스 본관 4층에 있는 전산실과 도서관 열람실을 지난 1월 29일부터 21일째 종합관 4층 점거를 이어나가고 있을 때 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곽한락 전도사는 2월 19일 새벽 5시경 총신대종합관 전산실 시스템을 정지시키는 테러를 지시했다.
 
“학생들은 투쟁을 멈추고...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2월 6일 기독신문 3면 전면 성명서를 통해 총회장 전계헌 목사가 투쟁보다 기도를 호소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총신 비대위 소속 신학생들은 총회장의 간곡한 부탁을 불효자처럼 거부했다. 그들은 고작 2주 만인 2월 19일 새벽 5시 점령하고 있던 총신 전산실 전원을 뽑고 서버를 마비시키고 총신 행정을 불구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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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일 본관 점거를 결의한 신대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종합관 1층 학생종합서비스센터를 찾아 직원들에게 퇴거를 요구했다. 직원들이 나갈 수 없다고 맞서면서 소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총신대 박만규 기획평가팀장이 비대위 신학생들의 폭력을 앞세운 불손과 불법에 맞서 화분 하나를 바닥에 던졌다. 총신 관계자들 가운데 신학생들의 불법 폭력에 맞선 유일한 대응을 한 인물이었다.
 
직원에게 뭔가를 문의하는 신학생을 겁박하고 비대위 신학생이 삿대질을 하며 직원을 하대했다. 그것을 보다 못해 한마디 한 총신대 6회 72학번 신대원 72회 출신인 나에게도 비대위 학생은 위협적인 태도로 앞뒤에서 겁박했다. 그래서 나도 총신 출신이라며 그와 같은 몸짓으로 그에게 했더니 2학년생이라고만 자신의 신분을 밝힌 그도 멋쩍은지 ‘김영우처럼 총신 7년 출신이군’ 하며 물러섰다.
 
종합관 1층 로비로 나와 오사마 빈 라덴을 닮은 턱수염을 기른 비대위원장은 선배이고 기자인 나의 말 걸음에 학생이 내민 결재 서류 같은 것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아직 거슬러 받지 못한 셈이라도 있는 듯 닳아 없어진 표정으로 단 한번 우아하게 나를 향해 대화를 거부한다는 의미의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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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수염이 더부룩한 오사마 빈 라덴은 그의 어머니를 닮아 195cm의 장신이었다. FBI는 오사마 빈라덴이 193~198cm의 장신이며 약 75kg의 마른 체형이라고 기술하였다. 오사마 빈 무함마드 빈 아와드 빈 라덴(1957년 3월 10일 ~ 2011년 5월 2일)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어난 석유 재벌이었고 이슬람 근본주의적 성향의 국제 테러리스트 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이다. 아랍어식으로 그의 이름을 풀이하면 ‘오사마, 무함마드의 아들, 아와드의 아들, 라덴의 아들’이 된다. 빈 라덴은 2001년 9월 11일 뉴욕과 워싱턴 DC에 행해져 최소 2752명을 숨지게 한 9.11 테러의 배후로 간주되고 있다. 제로니모 작전을 통해서, 2011년 5월 1일(미국 현지시간, 파키스탄 시간으로 5월 2일)에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미국 해군(네이비 실)의 데브그루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른바 지하드라고 선언된 폭력을 바탕으로 하는 빈 라덴의 믿음은 미국이나 다른 이슬람권이 아닌 다른 국가들에 대항하여 그들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폭력을 동반한 지하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하였다. 지하드는 이슬람을 위해 헌신하고 분투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하드를 행하는 사람은 '무자히드'라고 한다. 빈 라덴의 이데올로기 가운데에는 여성이나 어린이와 같은 무고한 시민들이라 할지라도 지하드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사상이 포함되어 있다. 빈 라덴은 반유대주의자였다. 빈 라덴은 자신을 그의 관점을 실현하기 위해 테러리즘을 방법으로 택한 학자라고 여겼다. 빈 라덴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정보기관과 언론에 의해 테러리스트로 지목되었다.
 
폭력(暴力)은 신체적인 손상을 가져오고 정신적·심리적인 압박을 가하는 물리적인 강제력을 말한다. 법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협박하거나 하는 등의 행위와 함께 다른 사람을 감금하는 행위 주거에 침입하는 행위 기물의 파손 등에 대해서도 폭력이라 표현한다. 철학, 정치학 등의 학문에서는 다른 사람 또는 국가나 세력을 제압하는 힘을 일반적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총회 정치 일선에서 활동하는 목사들에게 총신 폭력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었다.
 
이재륜 목사 “아직 기사를 보지 못했다.”
김정호 목사 “보는 시각과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김상윤 목사 “명백한 불법이다.”
이승희 목사 “아직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더는 기다릴 게 없는 사람처럼 성경이 말씀하는 믿음에서 벗어난 폭력을 믿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총신의 어제는 경이롭지만 내일은 뼈를 깎아지른 듯 성경과 개혁신학에 근거한 개혁이 몰아치리라.
 
물이 가장 많이 들고 빠지는 때가 '사리'다. 물이 가장 조금 들고 빠지는 때는 ‘조금’이다. 사리 때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물이 빠지면 수백 미터 앞까지 바닥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 없이 배를 끌고 나갔다가는 바다에서 몇 시간을 그냥 떠 있어야 한다.
 
‘물 때’는 ‘어쩔 수 없는 시간’이다. 살다보면 ‘물 때’와 같은 참으로 ‘어쩔 수 없는 시간’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물이 들 때가 있고, 나갈 때가 있다. 잘될 때가 있으면, 안될 때가 당연히 있다. 이 ‘물 때’와 같은 시간마저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조급함’이다. 항상 잘되어야 하고 안되면 불안해 어쩔 줄 모르는 조급함 때문에 참 많은 이들이 불행해졌다.
 
날이 가고 세월이 지나면 가버린 시간도 총회 결의도 돌아오지 않고 대치동 다리 아래 선지 동산에서 흘러내린 물만 한강으로 흐를 것이다. 성령이시여 오시라. 이제는 말씀으로 깨어난 교회 종들이여 울려라. 믿음은 흐르고 나는 개혁주의 총회와 총신 안에 머문다. 세월은 흐르고 총신 정관 1조의 십계명 돌판 같은 개정으로 나는 그 꿈이 이루어진 현실을 바라본다. 그 꿈의 실상이 총신 개정 정관 1조에 담겨 있다.
 
제1조 (목적) 이 법인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의거하여 고등교육 및 신학교육을 실시하되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이하 "총회"라 한다)의 성경과 개혁신학에 입각한 교의적 지도하에 인류사회와 국가 및 교회 지도자를 양성함을 목적으로 한다. <개정 2017.09.15.>
 
잡히시던 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예수와 함께 있던 자 중에 하나가 손을 펴 검을 빼어 대제사장의 종을 쳐 그 귀를 떨어뜨리니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검을 도로 집에 꽂으라 검을 가지는 자는 다 검으로 망하느니라 마태복음 26:51-52
 
총신에 그들이 왔다. 장신의 빈 라덴을 닮은 수염이 덥수룩한 장신의 비대위원장도 섞여 왔다. 햇살이 처연해질 때 꽁지 쳐든 까치가 흰 구름 아래서 슬퍼지려 할 때 울리지 않는 종이 건물 꼭대기에 상징으로 달려 있는 총신으로 왔다. 차가운 바람과 함께 왔다. 신자가 되라는 총신 표어가 새겨진 바위의 고독이 무색해지기 전에 믿음을 떠난 무리의 소음이 더 번성하기 전에 왔다. 그들은 법과 믿음은 그만 떠나달라고 왔다. 성경의 믿음에서 떠난 테러리스트가 개혁주의 신학의 요람 총신의 역사와 전통을 지우기 위한 시간이 왔다. 이제 그들의 세상이 왔다. 그러나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도 폭력을 금하신 주님의 세상이었고 주님의 세상이고 주님의 세상이리라.
 
201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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