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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교회 겨울-web.jpg
 
얼굴 없이 지는 설날 시간은 가는 겨울인데 얼굴 없이 오는 비에 겨울은 차갑게 운다. 서럽다, 이 나의 가슴속에는 흰 눈 같은 은혜 사무치는데 총회 앞 높은 느티나무의 푸릇한 가지 해 지나니 부활을 위해 바뀌는가. 총회 앞 대치동 고개에 애달피 설운 비는 내리지만 내 마음은 지난 총회자리에 주저앉아 머문다. 

지난 총회 떠난 길 총신이며 납골당이며 경남동노회며 울산남교회며 지워지라고 눈이 내린다. 그대들 돌아올 길 아주 지워져버리라고 온밤 내 아쉬움처럼 눈이 내린다. 온 길도 간 길도 없이 깊은 눈발 속으로 지워진 제101회 총회 자욱 떠돌다 온 발자국마다 하얗게 멍울이 맺혀서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한 빛 속에 총회 유리창으로 통하는 소망이 묶인다. 하나님의 뜻으로 오는 모든 길이 문을 닫는 것 같다. 

거기 총회 언덕 꼭대기에 서서 소리치지 말라. 물론 그게 황규철을 싸고돌아 칼부림까지 낳은 안명환이든 납골당을 비비 꼬아놓은 서기행이든 뜬금없는 유장춘이든 말은 옳다, 너무 옳아서 말하는 것이 도리어 성가시다. 그 말만 많은 언덕에 차라리 대장간을 지어라. 거기 풀무를 만들고 거기 쇠를 달구고 망치질하며 낫이든 호미든 고퇴든 만들었다고 외치라. 그러면 우리가 모두 너나없이 들을 것이다, 듣고 그대가 무엇을 했는지 알 것이다. 

그러나 되지도 않는 너무 옳은 얘기만 큰소리로 외치지 말라. 옳은 말들은 너무 옳아서 도리어 성가시다. 말보다 실행이다. 실행이 따르지 않는 말은 푸념이고 헛소리다. 말로만 외치지 말고, 대장간이라도 지어라. 쇠를 달구고 망치질하며 무엇을 만들었으니 사든지 가져가든지 하라 외치라. 그러면 우리는 당신들이 만든 그것을 보고 당신이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그리고 당신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것이다. 

그리고... 총회에서 만나자. 부디 그곳에서 웃어주고 악수도 벼랑에서 만난 목숨처럼 해다오. 그러면 나는 실행하지 않은 총회 결의를 짜서 네 입에 부어줄까 한다. 그러면 제102회 총회에서 다윗의 별 전계헌 총회장 사회로 또 이렇게 저렇게 결의가 될 것이다. 도마같이 주님을 만지고 다니는 발길 속으로 지금 부활의 봄을 재촉하는 은혜의 비 내려 믿음의 친구라도 생각하는 추억에 잠겼으면...

201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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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고 비 오는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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