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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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앞길엔 햇살 받은 바람이 낙엽을 쓸고 몇 개인지 모를 방을 옮겨 다니며 총회 정치부원들이 특별위원들 명단을 걸레질을 할 동안 예언자와 기도 동지들은 아궁이를 지펴 서둘러 소문의 밥을 짓는다. 총회 뒤뜰에는 총회 결의를 패는 바람의 도끼질 소리에 실려 혹시나 오늘은 사랑의 교회에 성령이 찾아오시려나. 총회 주인 같은 산뜻한 옷차림의 총회 총무가 현관문 옆 총회 명판(名板)을 어루만지며 황규철 목사의 길고 흰 수염을 쓰다듬듯 총회 소문이 대치동 골짜기를 빠져나가는 창밖을 우두커니 바라본다. 세상의 길이란 길은 모두 잃어야 한 번 쯤 묵어갈 수 있는 옥한흠 목사 시절의 사랑의 교회 벽 위의 기도실. 겨울의 초입에 서니 그런 기도실에 가고 싶다. 가을은 낙엽이 다 졌겠다. 나목이 되어 조용히 서 있어도 좋겠다. 살아 계시다면 복음과 태어난 경상도 사랑이 골수에 박힌 옥한흠 목사는 까다롭지 않고 무던해서 교회를 찾아가면 노랗고 작은 산국화처럼 전라도 출신 총신 후배인 나를 보고도 반겨 웃곤 하셨다. 그러면 엷은 향기가 그에게서 내게로 오곤 했다. 나는 세상을 떠나와 그 시절 사랑의 교회 기도실에 들어 기도하며, 총회 소문일랑 세상을 찾아가라고 탐욕의 돛이 없는 거룻배를 띄워 보내고 싶다. 그런데 기도의 응답일까. 모세가 담긴 갈대상자처럼 갈대밭에서 거룻배 한 척이 나타나 하나님 은혜의 강을 건너고 있는 게 지금 생각 속에 보이니 놀랍다.

칼빈대 운영에 대한 민원을 접수한 교과부는 2011년 1월 17일부터 2주간 종합감사를 실시한 후, 감사 결과를 4월 1일 칼빈대 법인에 통보했다. 교과부와 칼빈대에 따르면, 길자연 총장은 교수 및 교원 채용과 승진 과정 등 몇 가지 문제, 이사회는 겸직자 총장 임용, 적립금 예산 집행 문제 등을 지적하고 길자연 총장에 대해 해임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요청했다.

2011년 5월 4일 학교법인 칼빈신학원(이사장 김진웅 목사)은 은석교회에서 이사회를 열었다. 김진웅 목사는 “총장 직무대행으로 LA세계비전교회 김재연 목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총장 직무대행 선임은 이사장의 고유 권한이다. 길자연 총장 직위를 해제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서 “교과부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이사 절반이 해임되고 관선이사가 파송되는 불명예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2012년 3월 29일 칼빈대학교는 본교 대강당에서 ‘김재연 총장 취임감사예배’를 드렸다. 총장취임예배는 칼빈대 김진웅 이사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과 서기행 증경총회장 등 교단과 교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기창 총회장이 직접 참석해 설교까지 하면서, 총장취임예배는 축하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그렇지만 이사장 김진웅 목사는 총장선임 경과보고를 하면서 “누구는 된다. 누구는 안 된다. 신임 총장은 김윤찬 증경총회장의 막내아들이며, 총회에서 강도사 인허도 받았다. 또한 김의환 목사가 목회한 나성한인교회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설립자의 자녀라 학교에 대한 애정도 강하다. 문제될 것이 없다.” 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학교에 대한 여러 도전이 있었다며 우회적으로 총장 자격논란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했다.

김재연 총장은 단국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풀러신학교와 ITS(International Theological Seminary) 등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미주총신도 졸업했다. 

2015년 11월 칼빈대 이사회는 재직 기간 이렇다 할 실적을 이루지 못한 김재연 제4대 총장 임기 만료일 12월 27일을 앞두고 차기 총장 선출을 위한 공고를 냈다. 칼빈대 총장 후보로 현 총장을 포함한 5명이 서류접수를 했다. 어려움마다 오뚝이 같이 오뚝오뚝 태연하게 일어서는 윤익세 목사(아산사랑교회), 늘 한길에 충실한 박수준 목사(총신대 교목실장), 번역으로 이름을 얻고 비슷한 사건으로 교회에 눌러앉은 최종천 목사는 옹호하고 교회를 떠난 전병욱 목사는 면직을 주장하는 서문강 목사(중심교회), 목회와 교수 두 가지 일을 쫒느라 평생 힘들게 보낸 김근수 목사(한울교회) 등의 인물들 가운데서 칼빈대 이사회는 12월 27일 이전에 어려운 칼빈대를 일으킬 제5대 총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총장 선출 투표는 일반 이사 15인이 참여하여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칼빈대 제5대 총장 선출에서 교단의 주목을 끄는 인물이 둘 있다. 첫 번째 인물은 그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길자연 목사의 체제를 막는 데 앞장섰고 행정의 실천력과 정치력을 지닌 윤익세 목사이다. 두 번째 인물은 목회와 신학대의 맡은 바 직무를 두루 원만하게 섭렵한 경력을 지닌 온화한 박수준 목사이다. 두 인물 가운데 누구든 정체된 칼빈대 발전에 견인차(牽引車) 역할을 감당하리라 믿는다. 

몸소 자신의 방과 서재에 걸레질을 하고, 성령의 불을 받아도 차분히 기도를 하고, 밤새 문 밖에서 낙엽을 비질하는 바람의 소리를 듣고 싶다.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늦은 밤에 물을 끓여 차를 마시면 어느새 누구라도 수수해져 사람이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소파에 팔을 베고 누우면 깊은 산속에 사는 사람처럼 순하게 잠들 것이다. 어느 날에는 소복하게 내린 눈을 순은의 새벽에 새벽기도를 위해 일어났다 보게도 될 것이다. 이번에 선출될 칼빈대 총장에게 그러한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이 내리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201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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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대 총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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