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영국의 역사가 아널드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 1889년 4월 14일~1975년 10월 22일)는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 발발로 '우리들은 역사 속에 있다'라는 실감에 눈을 뜬다. 문명의 흥망성쇠를 분석한 "역사의 연구" 12권을 저술했다. 이 저서는 유명한 ‘도전과 응전’의 논리가 집약된 저술이다. 토인비는 책 서두에서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서구 문명의 몰락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과거 그리스, 오스만 제국 등 역사의 전례를 연구하다 문명의 생성, 발전, 쇠퇴의 원리를 깨닫게 됐다며 그 결실로 ‘도전과 응전’이란 개념을 창안하게 됐다고 고백하였다. 그는 말했다.


“인류에게 가장 큰 비극은 지나간 역사에서 아무 교훈도 얻지 못하는 데 있다.”


이는 “과거를 잊은 국가에 미래는 없다”라는 유럽의 오랜 격언과도 일맥상통한다. 과거 역사를 교훈 삼아 다시는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가 간 관계에 있어 그런 역사의 교훈은 주로 미래의 도전과 재앙에 대비한 부국강병, 즉 부유한 나라와 강력한 군사력의 건설을 의미한다. 과거의 역사적 원한을 잊지 말고 길이 기억하라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역사 서술은 사건의 기계적 나열이 아니라 전후 사건의 유의미한 연관성을 밝히는 인과론적 설명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14억 인구의 방대한 대륙인데 어찌 어느 해인들 무사, 무난, 무탈했겠는가. 그러나 2008년은 특히 더 많은 사건, 사고가 터졌던 격동의 한 해였다. 많은 이는 2008년 중국이라 하면 베이징 올림픽을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꼽을 것이다. 그러나 그해 중국에선 베이징 올림픽보다 더 의미 깊은 역사의 중대사가 발생했었다. 그해 중대사만 잠시 더듬어 보자.


2008년 1~2월 중국에서는 133명이 눈보라에 휩싸여 목숨을 잃었다. 3월 10일 티베트 자치구 라싸에서 시작된 티베트족의 시위는 곧 중국 내 범 티베트 지역으로 퍼져서 4월까지 2천3백여 명이 구속되었다. 5월 쓰촨성 원촨(汶川)에선 대략 6만9천 명이 사망하고 37만 이상이 부상당하는 대지진이 발생했다. 7월 17일엔 한 회사의 분유가 아기 몸에서 신장결석을 일으켰다는 보도가 터지면서 30만 명의 영유아가 조사를 받고 그중 5만4천 명이 집단 입원하는 사태도 터졌다.


7월 21일엔 중국 남부에서 통근 버스를 노리는 테러가 발생했다. 8월 4일엔 신장 서부 카슈가르에서 위구르족 두 명이 트럭을 몰고 경찰을 습격하여 16명이 사망했다. 나흘 뒤 개최된 베이징 하계 올림픽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잘 치러졌다. 하지만 불의의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10월 20일 상하이 외국어대학에선 일본인 유학생들과 중국인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격돌했다. 그 밖에도 광둥성 선전(深圳)과 동관(東莞), 구이저우성의 웡안(瓮安), 간쑤성의 롱난(龍南)에서도 대규모 소요가 계속 발생했다. 그리고 마침내 12월 10일 중국 민주화 세력은 “08 헌장”을 반포했다. 형식 및 서술 양식 면에서 “08헌장”은 1977년 체코슬로바키아의 반(反)소련 운동가들이 발표한 “77 헌장”을 원형으로 삼았다. 허나 “08 헌장”의 집필자들은 2008년이 청(淸) 제국 말기의 "헌법대강(憲法大綱)" 반포 100주년이며, 유엔의 보편적 인권 선언 60주년이자 민주장 운동 30주년임을 강조했다. 지난 100년 중국의 헌정사는 물론, 보편적 인권의 역사에서 중국공산당의 일당독재와 정치적 억압은 일탈이자 퇴보라는 점을 드러내기 위함이었다.


중국공산당은 “08 헌장”의 의의를 축소하고, 부정하고, 무시한다. 암묵적으로 “08 헌장”은 중국공산당의 일당독재가 100년 중국 헌정사의 반민주적, 반자유적, 반인권적 일탈이라 비판하는 까닭이다. 반면 중국의 정치적 자유화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08 헌장”은 중국 헌정사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인식된다. “08 헌장”은 인류사 보편가치에 따라 입헌 민주주의의 원칙을 새로운 중국의 헌법적 기초라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2008년 3월 10일은 1959년 티베트 기의(起義 자유민중이 부패 독재권력에 의분義憤을 일으켰다는 뜻) 49주년 기념일이었다. 해마다 3월 10일이면 인도 다람살라에서 달라이 라마는 빼놓지 않고 티베트 독립 투쟁의 현황에 관한 연설을 한다. 이날 달라이 라마는 갈수록 심해지는 티베트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야만적 억압을 규탄하면서 전 세계 티베트족의 자율과 단결을 촉구했다.


그날 저녁 티베트 승려들이 무리 지어 라싸 중앙으로 몰려갔다. 중도에서 경찰이 막아서자 바로 그 자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시위를 시작했다.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그들은 티베트 독립을 외치고 금지된 티베트기를 꺼내서 흔들기도 했다. 그 현장에서 15명이 체포되었다. 라싸에서 시위가 진행될 때, 놀랍게도 동시다발적으로 티베트 고원 동부의 암도(칭하이성과 간쑤성)과 캄(쓰촨성)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티베트 고원 지대에서 다수 티베트족은 1959년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를 일으켰다. 티베트 망명 정부에 따르면 그해 3월 220명의 티베트인이 학살당하고 5600명이 구속되거나 수감당했으며 1294명이 부상을 입었고 290명이 형벌을 선고받았으며 1000명이 실종되었다. -Tsering Topgyal, “Insecurity Dilemma and the Tibetan Uprising in 2008,” Journal of Contemporary China (2011), 20(69): 183.


그해 티베트족의 시위는 과연 왜 일어났을까. 중공 중앙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달라이 라마 집단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해 티베트족을 세뇌하고 선동하고 교사한 결과라고 선전했다. 반면 티베트족은 수십 년 지속된 중국의 억압적 정책을 근본적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티베트 지역에 대규모 한족 인구를 이주시키는 공격적인 사민(徙民) 정책을 펼쳤고 강력한 동화 정책으로 티베트족의 문화적, 종족적, 종교적 정체성에 큰 생채기를 냈다.


얼핏 2008년 티베트족의 저항과 같은 해 12월 “08 헌장”의 반포는 별개의 독립적 사건처럼 보일 수도 있다. 전자는 중공 중앙의 동화 정책과 문화적 제국주의에 대한 티베트족의 저항이었던 반면, 후자는 중국공산당의 일당독재, 인권탄압, 정치적 억압 및 사회적 통제를 종식하려는 자유파 입헌 민주주의자들의 반발이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을 더 깊이 보면 두 사건의 긴밀한 연관성이 확연히 보인다.


2008년 3월 티베트족의 대규모 시위가 요원의 불길처럼 퍼져갈 때, “08 헌장”을 입안하던 중국의 자유파 활동가들은 “12개 조항”으로 발표해서 “종교·신앙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외치면서 중국 정부를 압박했다.


놀랍게도 그들은 티베트족의 편에 서서 중국공산당의 종교 탄압과 무력 진압을 규탄했다. 인류의 보편가치를 외치면서 그들은 중국 정부에 맞서는 티베트족과 연대했다. 중국공산당에 맞서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외쳤다는 점에서 티베트족의 시위와 “08 헌장”은 일맥상통한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근대 입헌주의 전통에서 헌법이란 국가의 폭력에 대항하여 인종적, 민족적, 문화적, 성적 차이를 넘어 보편적 인권과 개인의 자유를 지켜주는 합법의 울타리이기 때문이다.


2035년쯤 역사가들은 좌우 막론하고 2008년을 중국 현대사의 중대한 한 해로 기록할 듯하다. 그때도 중국공산당 일당독재가 현 상태(status quo)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면 애국심 강한 중국의 역사가들은 2008년을 중국공산당이 그해 8월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서 중화 문명의 위력을 전 세계에 과시했던 “민족 부흥”의 원년(元年)으로 기록할 것이다. 반면 그때쯤 중국에서 민주화의 돌풍이 일어나 공산당 일당독재가 흔들리게 된다면 2008년의 역사적 의의는 중국 “헌정 민주”의 분기점으로 정의될 수도 있다. 재미 중국 전문가 민신 페이(Minxin Pei) 교수는 2035년 중국이 정치적 급변을 거쳐 민주주의 체제로 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한다. 그는 일인 지배의 정치적 위험, 권력 승계의 갈등, 인구 고령화 및 서방과의 탈동조화(decoupling)에 따른 경제성장률 저하 등을 중국이 민주주의 체제로 변화할 수 있는 주요 이유로 꼽고 있다.


페이 교수와는 달리 중국 안팎의 다수 전문가는 권위주의의 회복력(authoritarian resilience)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장기간 중국공산당의 일당독재가 유지된다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물론 학자들의 예측은 다반사로 빗나간다. 1989년 이래 중국의 민주화 가능성에 관해선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현실에 부합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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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불꽃 제107회 총회장 권순웅 목사는 2023년 4월 4일 기독교 역사를 압축하고 인류의 보편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감람산 위에 앉으셨던 예수님에게 제자들은 물었습니다. 세상 끝에는 무슨 징조가 있으리이까.(마 24:3 상반절) 이 시대에 재난의 징조가 도처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4년여 코로나 팬데믹은 지구를 멈추게 하는 듯한 재난이었습니다. 어떤 재난도 교회 회집을 멈추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전염병의 위력은 흩어지면 살고 모이면 감염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튀르키예, 시리아 지진으로 사망자만 5만8천여 명, 부상자 12만7천여 명, 재산 피해액 미화 841억 달러가 추산(3월 21일 현재)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은 사망자만 30만 명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을 핵으로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은 멈추어지지 않습니다. 여기에 경제위기의 심화가 국가로부터 가정에 이르기까지 주름살을 짙게 만듭니다...


2023년을 한 마디로 다중위기의 시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종말 재난의 징후이기도 합니다. 이런 환난 가운데도 우리는 소망을 가져야 합니다.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바 됨이니라'(롬 5:5)라고 말씀했습니다. 이 소망은 바로 '내가 받은 것을 먼저 너희에게 전하였노니 이는 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장사 지낸 바 되셨다가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사'(고전 15:3-4) 말씀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이 우리의 소망입니다. 재난의 모든 그림자는 죄로 인한 사망의 그림자입니다. 사망의 그림자를 이길 수 있는 것은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생명입니다. 부활 예수님이 샬롬의 주님으로 오셨습니다. 주님은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에 '샬롬'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칼빈은 샬롬의 왕이 주는 ‘평정, 행복과 번성’이 함께 함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샬롬의 부흥인 것입니다.


주의 몸 된 교회는 부활 주님을 믿음으로 샬롬부흥을 누려야 합니다. 이 시대를 향해 교회는 부활 예수님의 증인으로 불붙어야 합니다. 총회 107회기는 샬롬부흥의 해입니다. 부활 예수님의 생명 사역으로 샬롬부흥 교회를 세웁시다. 개혁주의 신학 Basic, 살아있는 Worship, 역동적인 Small group, 체계적인 제자 양육, 샬롬 축복 전도로 부흥하는 다음 세대 사역, 하나님 주권 리더십의 Up, 발전을 통해 샬롬부흥을 경험하고 누리며 부활 예수님 증인의 사명을 다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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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의 교훈을 후세에 전하려던 영의정 류성룡의 징비록과 이순신 장군의 업적은 치욕적 역사를 덮으려던 조선에서 곧 잊혀졌다. 그러나 일본은 수백 년간 이들을 연구해 전쟁의 교훈을 되새겼다. 1905년 러시아 발틱 함대를 격파한 도고 헤이하치로 제독은 출전에 앞서 이순신에게 승전기원제를 올렸고 승전 후 축하연에서 자신은 이순신에 비하면 하사관만도 못한 존재라 말한 것으로 일본 사료는 전한다. 그와 대조적으로 조선은 왜란을 겪은 후에도 아무 대책 없이 친명사대와 당파싸움에만 몰두하다 30년 만에 다시 정묘, 병자호란을 맞았고 그러고도 다시 대책 없이 19세기 말 제국주의 침공을 맞아 무너졌다. 우리가 그 시대 역사로부터 배울 교훈은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일이다.


성경은 말씀한다.


그들이 가증한 일을 행할 때에 부끄러워하였느냐 아니라 조금도 부끄러워 아니할뿐 아니라 얼굴도 붉어지지 않았느니라 그러므로 그들이 엎드러지는 자와 함께 엎드러질 것이라 내가 그들을 벌하리니 그 때에 그들이 거꾸러지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는 길에 서서 보며 옛적 길 곧 선한 길이 어디인지 알아보고 그리로 행하라 너희 심령이 평강을 얻으리라 렘 6:15-16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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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장 권순웅 인류 보편가치 회복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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