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5(일)
 
Meeting of Abraham and Melchizedek, canvas by Dieric Bouts the Elder, c.jpg
Meeting of Abraham and Melchizedek, canvas by Dieric Bouts the Elder, c
 
멜기세덱의 축복

14:18 살렘왕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으니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더라 19 그가 아브람에게 축복하여 가로되 천지의 주재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여 아브람에게 복을 주옵소서 20 너희 대적을 네 손에 붙이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찬송할찌로다 하매 아브람이 그 얻은 것에서 십분 일을 멜기세덱에게 주었더라 창 14:18-20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신자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믿음의 시간이 새겨진다. 그 믿음은 말씀에 뿌리내린 삶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알베르 카뮈의 1847년 작 ‘페스트’는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오랑 시(市)가 페스트로 봉쇄된 후 절망과 고통 그리고 투쟁 등 다양한 시민들의 반응을 그려낸 소설이다. 그는 그 책에서 이런 말을 했다.

‘봄이 되자 사실 사람들은 이제나 저제나 하고 병의 종말을 기다렸다. 그런데 아무도 다른 사람에게 질병이 얼마나 더 계속될지 물어보려고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은 병이 얼마나 더 오래 갈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 길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날이 지남에 따라서 그 불행에는 정말 끝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동시에 페스트의 종말이라는 것이 모든 희망의 대상이 되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세상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세계의 중심가 뉴욕 맨해튼이 비현실적으로 텅 비고 항구엔 대형 해군용 의료선박이 들어서 있다. 시체를 채운 냉동 컨테이너 행렬이 도로에 즐비하고 임시 시신 안치소 천막이 바람에 휘날린다. 며칠 전 SNS에 현장 사진을 올린 의료진이 2020년 4월 6일 운명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중국산 마스크를 차지하려고 선진국 국가 간에 얼굴을 붉히고 주가는 폭락했다.

마스크(Mask)의 어원인 라틴어 마스카(Masca)는 본래 공연에서 배우가 쓰는 가면을 말한다. 이탈리아어의 마스케라타(mascherata·가면무도회), 스페인어의 마스카라르(mascarar·얼굴을 칠하다), 속눈썹을 돋보이게 하는 화장인 마스카라도 여기서 파생했다. 요즘은 마스크라고 하면 먼저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의료용 마스크를 떠올리지만 본래는 얼굴을 가리고 화려하게 돋보이기 위해 썼던 셈이다. 천 마스크가 대부분이던 2003년 봄 국내 한 대형마트에서 영국에서 처음으로 직수입한 일회용 황사 전용 마스크 4000개가 하루 만에 품절돼 화제가 됐다. 0.3μm(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입자를 95%까지 걸러낼 수 있다는 제품이다. 그런데 황사와 함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병 우려가 커지자 동이 난 것이다. 마트 측은 1만5000장을 추가 주문했지만 언제 올지 알 수 없다고 했는데 전 세계에서 동시에 1500만 장이나 주문이 폭주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황사와 감염병이 고기능 마스크 시대를 연 것이다. 이들 명품업체의 마스크 생산은 위기 극복 차원이지만 마스크로 감염병 예방과 패션을 동시에 노리는 업체가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프랑스의 한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공기필터가 장착된 마스크는 70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스포츠용품 회사는 운동할 때 쓸 수 있는 마스크도 만들고 있다. 유쾌하지 않은 이유로 마스크의 신세계가 열리고 있는데, 어쩌면 원래 마스크의 목적으로 되돌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 리더는 거짓말로 화를 키우고 어떤 리더는 굳은 얼굴로 재난을 직시한다. 바이러스는 동시에 지구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인간의 움직임이 멈추자 지구가 깨끗해졌다. 중국의 탄소 배출이 25% 이상 줄어들면서 대기질이 깨끗해졌고,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던 베네치아 운하에는 60년 만에 물고기가 돌아왔다. 시리아와 예멘의 전투가 중지됐으며 각국의 사회 보장이 강화됐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할 것 같은’ 순박한 얼굴의 소강석 목사는 가장 낮은 자리의 언어로 시와 설교로 치열하고 튼튼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배우가 될 수도 가수가 될 수도 정치가가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은 인물이 시인 목사로 교단과 교계의 지도자가 된 듯하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앞선 왕조들처럼 내전을 통해 성립됐다. 국민 총선거처럼 그 합법성을 뒷받침할 절차는 없었다. 국공내전 중 공산군의 비인도성은 12만∼30만 명이 봉쇄에 따라 굶어 죽은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후에도 중국 인민의 처지는 ‘해방’과는 거리가 멀었다. 토지개혁 과정에서 최소 300만 명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된다. 1950∼1953년 반혁명 진압 운동에서는 70만∼200만 명이 처형되었다. 이는 서론에 불과했다. 자립을 통한 경제성장을 충동질한 1958∼1960년의 대약진운동에서는 최대 4500만 명이 굶어 죽었다. 토론의 자유를 일시 허용했던 ‘백화제방’ 운동은 반항자를 색출할 쉬운 도구가 되었다. 이 비극들의 배경에는 인권을 ‘사악한 이기심의 발로’로 치부하는 원천적 비인간성이 깔려 있다. 지금도 중국은 인간을 국가를 구성하는 ‘인민’ (人民)과 국가에 대적하는 ‘적인(敵人)’으로 구분한다. 사회에 암세포처럼 퍼져 있다는 적대세력을 늘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지도자의 개인숭배가 재연되고 마오쩌둥이 다시 소환되는 오늘날 억압은 오히려 심해지고 있다. 전쟁 발발부터 일본의 진주만 공습이 일어나기까지 4년간 중국은 일본의 80만 병력을 묶어두었다. 연합군의 승리는 중국의 희생 없이는 상상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이러니다. 성경에서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이 홀연히 나타나 아브람을 축복하고 십일조를 받아 사라진 멜기세덱은 누구인가.


창 14:18-24 멜기세덱이 아브람을 축복
Melchizedek blessed Abram

18절. 멜기세덱 Melchizedek

이 이름의 뜻은 ‘나의 왕은 의롭다’(My king is righteousness)이다. 성경은 그를 이렇게 말씀한다.

여호와는 맹세하고 변치 아니하시리라 이르시기를 너는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아 영원한 제사장이라 하셨도다 시 110:4

이 멜기세덱은 살렘 왕이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라 여러 임금을 쳐서 죽이고 돌아오는 아브라함을 만나 복을 빈 자라 아브라함이 일체 십분의 일을 그에게 나눠주니라 그 이름을 번역한즉 첫째 의의 왕이요 또 살렘 왕이니 곧 평강의 왕이요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고 족보도 없고 시작한 날도 없고 생명의 끝도 없어 하나님 아들과 방불하여 항상 제사장으로 있느니라 히 7:1-3

이 말씀은 멜기세덱 한 사람에게 왕과 제사장 직분이 공존한다는 것을 진술한다. 그가 아브람에게 축복하여 말했다. ‘천지의 주재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여 아브람에게 복을 주옵소서. 너희 대적을 네 손에 붙이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찬송할찌로다.’ 아브람이 그돌라오멜 동맹군을 격파한 승리는 멜기세덱과 소돔 왕의 나라 편에도 공적인 이익이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아브람이 승리하고 돌아올 때 소돔 왕과 멜기세덱이 특별히 나와 환대하고 관심과 존경을 나타냈다. 그리고 멜기세덱은 아브람이 섬기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the most high God)을 알고 경배하는 몇 안 되는 그 지역 군주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히브리서 7:1에 따르면 멜기세덱은 구세주의 예표(a type of the Saviour)였다. 왕이며 제사장인 그가 아브람에게 나아와 그의 군대가 이기게 해주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아브람을 축복했다. 그것은 어떤 합법적인 일을 통해 거두는 성공의 경우 우리가 본받아야 될 경건한 감사와 승인의 표시다.

19절. 그가 아브람에게 축복하여 가로되 And he blessed him

제사장으로서 멜기세덱은 아브람의 무공에 대해 하나님의 축복을 기원했다.

20절. 아브람이 그 얻은 것에서 십분 일을 멜기세덱에게 주었더라 he gave him tithes of all

아브람은 그 얻은 것에서 십분 일을 감사의 예물로 멜기세덱에게 주었다. 이것은 아브람의 용맹뿐만 아니라 그의 경건한 신앙의 증거가 된다. 왜냐하면 멜기세덱을 가장 높으신 하나님과 자신 사이의 공적인 중재자나 제사장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브람의 감사의 표시였고 하나님의 섭리에 영광을 돌리는 행위였다.

네 재물과 네 소산물의 처음 익은 열매로 여호와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창고가 가득히 차고 네 즙틀에 새 포도즙이 넘치리라 잠 3:9-10


♣ QT 되새김

A 멜기세덱은 누구인가. 당신은 그 사실을 인정하는가(admit).

B 멜기세덱은 아브람에게 어떻게 했는가. 그 사실을 믿는가. 믿음은 말씀에 대한 하나님의 능력과 의지를 믿는 것이다(believe).

C 아브람은 멜기세덱을 어떻게 대했는가. 당신은 그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는가(consider).

D 아브람의 무공과 경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신은 그것을 당신의 생활에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 것인가(do).


♤ 오늘의 기도 Today’s prayer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마 5:3

주님 당신의 말씀에 늘 배고프고 목마른 심령이 가난한(poor in spirit) 우리에게 겸손과 온유와 인자를 더하여 천국을 소유하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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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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