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5(일)
 
9월 1일 무슨 일인가, 대낮 한 차례 폭염의 잔류부대가 대전중앙교회 앞 주차장에 집결하고 있다. 9월 총회가 다가오면 앓는 계절병이 있다. 고단하지 않은 피로에 눈이 무겁고 미완성 된 각 노회 헌의 소식에 덧칠되는 총회 소식에 대한 안타까움이 부화하지 못한 애벌레처럼 마음속에서 꿈틀댄다. 총회 기관지와 사설 언론 기자들이 모처럼 어울려 식사하러 가는 길에 한기승 목사를 대전중앙교회 앞 햄버거 집 앞에서 만났다. 한기승 목사가 식사를 낸다며 앞섰다. 그 바람에 호남 지역의 네 목사들과 여섯 기자들이 길 건너 지하의 오리구이 식당에서 총회 현안들에 대한 토론을 곁들여 생각지 않은 거한 점심 식사를 했다.
오후 1시 30분 총회 정치의 전설 이영수 목사 시무 당시 70년대에 새로 지은 대전중앙교회 본당에서 순서에 따라 정견발표회에 앞서 예배를 드렸다. 선관위 회록서기 최우식 목사의 사회, 선관위 위원장 박신범 목사의 사무엘이 하나님의 마음에 든 다윗을 기름 붓는 설교, 선관위 서기 김영남 목사의 진행 안내와 광고, 심의분과위원장 서광호 목사의 축복 순으로 진행됐다. 김영남 목사의 안내말 가운데 참석한 중부 호남 총대에게 여비와 식비가 지급되지만 그것이 곧 천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호남말로 거시기한 당부를 했다. 정견발표 허용 시간은 정후보자 3분, 부후보자 5분을 지켜달라는 주의가 있었다. 전 총신 교수 권성수 박사의 형 권성묵 목사의 후보 이력 설명과 정견 발표순서 안내가 있은 뒤 부총회장 박무용 목사부터 정견발표가 시작됐다. 제 100회 총회 임원 후보 14명의 정견 발표자들 가운데 발표의 내용이 가장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세 후보의 정견 전문을 소개한다. 나머지 후보들의 정견은 선거관리위원회가 발간한 총회선거 및 후보안내집에 실린 후보들의 정견발표, 그리고 무슨 돈으로 두 면의 5단 광고를 싣고 총신대 총장 취임식 순서를 맡았는지 몰라도 서기행 목사가 제일로 여기는 총회 기관지 기독신문 등을 참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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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회 총회장 후보 박무용 목사는 설교단 오른 편 대기석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와 머리 숙여 인사한 뒤 단에 서서 총회장 후보가 아닌 제100회 총회장 당선자 자세로 자신의 실천 사항 공약을 다짐하는 정견발표를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0회 총회 총회장 후보로서 지난 한국교회 역사의 100여년을 통해 임한 하나님의 은혜와 우리가 당면한 현재 우리의 모습과 교단의 당면 과제와 교단의 미래와 비전을 생각하는 가운데 다음의 사항에 역점을 두고자 합니다. 그래서 총회가 교회의 본질과 공교회성을 회복해 새로운 한국교회의 미래 선교 100년을 향해서 다시 한 번 힘찬 생명력으로 비상하는 총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이에 저는 금번 100회 총회가 첫째, 개혁주의 신앙에 기초한 총회 100여년 역사의 정체성 확립에 힘을 쓸 것입니다. 둘째, 깨끗한 총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총회 중장기 정책 기능을 강화해 미래지향적인 정책 중심의 총회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넷째, 총회 산하 기구에 대한 조정과 통제 기능을 강화시켜 나가도록 힘쓰겠습니다. 다섯 째, 총회의 교육, 전도, 구제, 봉사 등에 있어서 교회 본연의 사역 영역과 중복된 기능과 임무를 조정하고 사업의 지속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총회 대내외적으로 첫째, 우리 한국교회의 연합 사역에 있어서 명실상부한 공교회적 연합의 질서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둘째, 곧 다가올 민족통일의 시대를 앞두고 남북교회가 다함께 기도하며 남북통일을 준비해 갈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셋째, 세계개혁주의 기독교단 단체들과 교류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 총회 사역의 지평을 세계로 넓혀가도록 하겠습니다. 제100회 총회장 후보로서 이제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정책 중심의 총회로 거듭나서 총회 산하 모든 교회가 민족과 국가를 위한 복음의 사역을 힘 있게 전개해 나가기를 바라면서 섬기는 리더십으로 총회를 건강하게 세워나가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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훤칠한 박무용 총회장 당선자가 내려가 김창수 총무가 앉은 앞줄에 나란히 앉았다. 뒤이어 작지만 여무진 부총회장 후보 장대영 목사가 인사를 하고 단에 섰다. 100회 총회를 맞이하는 교단이 1997년 제82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 길자연 목사가 총회의 아름다운 전통을 깬 선거 이후 20여년 가까이 무능과 부패와 이기주의의 격랑에 휩싸여 위기에 허덕일 때 그 문제점에 대해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정확한 진단과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 부총회장 후보 장대영 목사의 정견 전문은 다음과 같다.
제100회 총회를 맞이하지만 사실 제100회 총회의 개회로 시작되는 미래를 바라보면서 부총회장 후보로 나선 것만 해도 하나님의 은혜인 줄 알고 감사드립니다. 저는 29년 동안 연속해서 총대로 총회를 섬겼습니다. 발언하고 싶은 기회가 많았지만 발언 잘 하는 분이 많아 한 번도 발언을 하지를 않았습니다. 25년 전 노회장이 되었어도 천서만 하고 발언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뒤에서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발언자와 그 발언 내용을 살펴보면서 배우기도 하고 느끼기도 하고 그 결말을 보기도 했습니다. 근 30년 동안 총회에 참석해 우리 총회를 살피며 배우고 느끼고 또 그 결말을 보고 이제는 나도 총회의 일에 한번 나서서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에 동참해야겠다는 결단을 내리고 부총회장 후보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근 30년 만에 저도 발언을 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제 소견은 예배에 대한 것입니다. 저는 근 30년 동안 우리 교단을 바라보면서 제일 중요한 현실적인 문제는 본 교단의 예배모범에 그 답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배는 오직 하나님과 타락한 인간 사이의 관계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단계입니다. 오늘날 강단이 병들어 있습니다. 예배의 설교 강단이 병드니 교회가 병듭니다. 교회가 병드니 노회도 병들고 결국 총회까지도 흔들리게 되는 것을 조심스럽게 보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예배모범을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감성주의자와 이성주의자들이 하나님 중심이 아니라 인간의 기분과 감정에 의지해 예배를 드리는 것을 볼 때 심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오직 예배는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고 하나님만 기쁘시게 하기 위해 드려야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바르게 드리지 못하는 오늘날의 예배들을 볼 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저 혼자의 힘으로는 안 되고 저와 여러분과 온 성도들의 마음과 힘을 합쳐야 본 교단 예배모범의 예배가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모든 영적인 것이 회복될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것까지도 바르게 회복되리라 믿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이런 소견(所見)을 밝힙니다.
두 번째 제 소견은 보수 신앙과 신학에 대한 것입니다. 오늘날 교단이 수적(數的)으로는 커졌지만 잘못하면 오늘날 교회가 무너지고 보수성(保守性)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정신은 타협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나름대로 그런 게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리나 진리는 타협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보면 교회가 참으로 보수성을 잃어버리고 정체성을 상실했습니다. 그래서 교단이 보수성을 잃어버린 나머지 잘못된 길로 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것을 느끼는 감을 가지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시간이 짧아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지는 못합니다. 우리가 새로운 신학의 정립 속에서 정통성을 가진 교수들을 영입하고 그 교수들을 통해 학생들에게 바른 신학과 교리를 가르쳐야 합니다. 우리 교단이 보수성을 잃어버리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른 교리와 신학의 보수성입니다. 그것이 교단 규칙이 될 때 하나님께서 귀하게 보실 것입니다. 이것만은 잃어버리면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이런 보수적 신앙과 신학의 올바른 확립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오늘날 신학사상이 잘못되어서 오늘날 젊은이들이 참으로 교단의 정체성을 상실해버리고 방향을 잃고 헤매는 것을 볼 때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모릅니다.
세 번째 제 소견은 정치에 대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고쳐야 할 것은 바로 정치적 문제입니다. 지난 30년 동안 교단을 섬기면서 생각해 보니 정치(政治)란 바를 정(政) 다스릴 치(治) 즉 바르게 다스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성경에는 잘 다스리는 장로는 배나 존경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정치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가는 곳마다 정치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그러나 나 자신부터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누구든 정화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잘못된 돈 정치가 무너지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른 정치가 이루어질 때 우리 교단이 명실상부한 장자 교단으로 바로 서고 우리나라가 바로 될 줄 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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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부총회장 후보 김종준 목사는 총회의 장자 교단의 실추한 위상 회복을 이루고 깨끗한 총회를 만들어 교회에 희망을 주고. 또한 자신의 경험을 살려 어린이 전도를 활성화해 다음세대를 세우는 총회를 만드는데 힘을 쏟을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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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회장 후보 중 가장 선배이면서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김선규 목사는 25년 동안 교단의 여러 요직을 거치면서 배양한 정치력과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의 교계에서 주요 요직을 맡으며 쌓은 지도력으로 교단의 제반 문제 해결과 발전에 필요한 정책을 세우고 실천할 것을 약속했다.
정략가는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정치 격언이 있는데 단테는 이런 말을 했다.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는 정치적 격변기에 중립을 지킨 자를 위해 예비되어 있다.” 사실 우리 교단은 역사상 가장 뜨거운 정치적 격변기에 놓여 있다. 총회의 권위가 총회 결의에 반한 사회 법정에 의해 이유를 막론하고 가차 없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총회 정치의 근간을 이루는 초석이 될지도 모르는 제100회 총회 부서기 후보 고광석 목사의 교단 개혁에 대한 작지만 실질적이고 혁명적인 방안이 들어 있는 정견 전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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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당락과 상관없이 총대 여러분을 제 평생토록 제 영원한 갑(甲)으로 생각하고 섬기겠습니다. 저는 1991년 목사 임직과 함께 필리핀 선교사로 파송을 받았습니다. 그곳에서 도시빈민 지역 전도와 유치원 사역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신학교를 세워 졸업생이 1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좋은 신학교로 키웠습니다. 그리고 10년 뒤 귀국해 교회를 담임 목회하면서 교회와 총회를 신실하게 섬겼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제가 목회하는 교회마다 짧은 시간 중에 배로 부흥했습니다. 그리고 동광주노회 노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 노회를 잘 섬기면서 34개 호남 지역 노회장들의 회장으로 봉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총회공천위원회 임원을 맡아 공천을 뒷말 없이 깔끔하게 처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총회에서도 제97회기에는 총회 정치부 서기, 제99회기에는 재판국 서기로 봉사하면서 구설수에 오르지 않고 정직하게 직무를 감당했습니다. 또한 총회 산하 기관에서도 총신 운영이사회 서기로 봉사하고 있고, 총회세계선교회에서는 선교사를 파송하고 이사로 섬기고 있으며, 기독신문사에서 논설위원을 맡아 봉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와 같이 총회를 섬긴 경력을 말씀드리는 것은 제 개인의 자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총회 부서기는 총회와 노회의 가교(假橋)가 되어 행정을 담당하고 총회장의 뜻을 받들어 실무를 담당하는 직책이기 때문에 경험과 능력이 있어야 됨을 말씀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제가 부서기가 되면 총회장님과 임원들과 합력하여 네 가지 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첫째, 총회의 지속적인 변화와 개혁을 이루는데 앞장서 헌신하겠습니다. 둘째, 부서기로서 총회 행정의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총대들이 많아져 총대들의 의사를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하고 총회 결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총대들의 개별적인 의사를 명확하게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서류 발급 시스템을 구축해 중요한 서류 외에 간단한 서류는 지역에서도 받아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러한 일에 우리 총회 임원들과 힘을 합쳐 앞장서 수고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이제 다음 세대인 주일학교를 교육하고 그리고 총회가 추진하고 있는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일에 제가 먼저 임원으로서 솔선수범을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는 통일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통일이 곧 이루어질 것 같은 분위기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인 이슈를 선도하고 북한선교를 주도하기 위해서 우리 총회가 통일 시대를 주도할 수 있도록 그 일에 힘쓰겠습니다. 존경하는 총대 여러분 제가 총회 부서기로 당선되면 그 순간부터 우리 충회는 변화되리라고 감히 말씀을 올립니다. 지지해 주시면 이 몸을 바쳐서 총회와 노회와 교회를 섬기겠습니다. 여러분을 영원한 갑으로 알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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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중앙교회 본당에서 열린 제100회 총회 임원 후보 정견발표회는 이런 말을 떠오르게 했다. 배우는 막이 내리면 일이 끝나지만 정치가는 연설이 끝나면 모든 것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연설의 실천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회 부서기 후보로 나선 장래 호남의 대들보가 될 이형만 목사는 대형 스크린을 이용해 자신을 알렸지만 자신이 말한 풍부한 아이디어에 못 미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마찬가지로 총회 부서기 후보로 노회와 분쟁을 겪으며 어렵사리 올라온 윤익세 목사도 총회 임원이 되어야 할 이유와 목적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그의 앞에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이제 그가 밑을 무겁게 하여 아무렇게나 굴려도 오뚝오뚝 일어서는 어린아이들의 장난감 오뚝이처럼 제비뽑기와 본선 투표에서 일어설 것을 기대해 본다. 코스모스는 왜 꽃이 지는 계절에 피는 것일까 사랑이 기다림에 앞서듯 기다림은 성숙에 앞서기 때문이다. 그렇게 코스모스 피어나듯 9월도 가슴 설레는 총회가 열리는 달이다. 코스모스에 못지않게 화단을 장식하는 가을꽃 채송화를 노래한 이런 시가 있다.
꽃을 보려면
채송화
그 낮은 꽃을 보려면
그 앞에서
고개 숙여야 한다
그 앞에서
무릎도 꿇어야 한다
삶의 꽃도
무릎을 꿇어야 보인다
-박두순
201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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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회 총회임원후보 정견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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