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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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과 신앙을 지킨 심의분과 위원장 김정훈 목사 
단독 후보를 제외한 경합 후보에 대한 심의 보고

비양심적인 위원들이 거의 뒤집거나 비틀어

선거관리위원회 서기 권재호
제101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 금품수수 고발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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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1882~1967)의 그림은 쓸쓸하다. 현대인의 삶의 단면을 무심하고 무표정한 방식으로 포착하여 공간과 인간의 어우러짐을 개성적인 빛과 분위기로 연출한 호퍼의 작품들은 앤드루 와이어스(Andrew Wyeth), 에릭 피슬(Eric Fischl)을 포함한 현대작가들 뿐 아니라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등 영화감독들에게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그렇다고 그가 절절하게 고독과 상실감을 화폭에 드러낸 건 아니다. 1940~50년대 미국 도시민의 일상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표현한 그의 그림에는 알 수 없는 묘한 쓸쓸함이 배어 있다. 작품 속 장소들은 커다랗고 텅 비어 있는데, 그마저 자연광과 인공광의 대조로 더욱 황량하고 삭막해 보인다. 그림에는 사람도 더러 등장하는데 대부분 초점을 잃고 어디론가 헤매는 듯한 모습이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떠오르는 과거가 있다. 바로 나의 총신 대학교 새내기 시절이다. 당시 갑자기 신학생이 된 나는 철저하게 혼자였다. 갑자기 세상을 등지고 거룩한 세계로 들어온 내겐 의지할 믿음의 친구도 세상의 추억을 함께할 사랑도 늘 곁에 있던 가난한 가족도 없었다. 나는 다시 기숙사 방에 고립됐고 유일하게 세상으로 향한 창문 앞에서 해가 뜨고 지는 것만 바라봤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아침해(Morning Sun)’에 등장하는 여자처럼 말이다.

해가 바뀌고 신입생으로 북적이는 학교는 모든 게 낯설었다. 좌표를 잃어버린 나는 어디로 향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대학 생활은 공허했고 쓸쓸했으며 여전히 외로웠다. 힘과 삶을 잃었다. 친구와 기쁨도 잃었다. 내 독창성을 믿게 했던 자만심 또한 잃었다. 그러다 명색이 서울에 있는 대학인데 천정에 매달린 호롱불 아래서 열린 부흥회에서 진리를 깨달았을 때 그것이 친구라 믿었다. 진리를 알고 느꼈을 때 외로움에서 벗어나 아침해가 희망으로 솟았다. 그것으로 쓸쓸함이 아니라 임마누엘이 가슴을 비췄다. 

진리는 영구불멸하다. 그래서 주님은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자기를 믿은 유대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찌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요한복음 8:31-32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하나님에게 답해야 한다. 진리를 모르고 살아온 자들은 인생을 모르는 자들이다.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는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해 자녀들을 낳은 불운의 주인공이다. 그가 죽자 왕권을 놓고 그의 두 아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난다. 형제들은 1년에 한 번씩 나라를 교대로 통치하기로 했으나 형 에테오클레스가 약속을 지키지 않자 동생 폴리네이케스가 반란을 일으키고, 이들은 전투 중에 서로의 칼에 찔려 죽는다. 졸지에 왕들이 죽고 이들의 외삼촌이었던 크레온이 과도정부의 수반이 된다. 크레온은 자신의 편이었던 에테오클레스의 시신을 수습해 성대한 장례를 치르도록 한 반면 정치적 반대세력이었던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을 들판에 방치한다. 그리고 그의 시신을 거두어 장례를 치르는 자는 사형에 처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그러나 폴리네이케스의 여동생인 안티고네는 (전후 사정을 떠나) 다름 아닌 오빠의 시신을 들판에서 짐승의 먹이가 되도록 도저히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 친족의 시신을 거두는 것은 그 어떤 인간의 법들보다 중요한 ‘신의 법’이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오빠의 시신을 거두어 장례를 치르고, 그 대가로 크레온의 법정에 서게 된다. 법을 어긴 사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안티고네는 “나는 서로 미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결국 사형을 당한다.

예수님도 바리새인들이 목숨처럼 지키던 율법을 그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대하셨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십계명은 병들고 고통 받는 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깊은 연민과 ‘사랑의 법’ 앞에서 재해석되었다. 그는 (바리새인들이 보았을 때) 아무 일도 해서는 안 된다는 안식일에 귀신 들린 자 손 마른 자 베데스다 연못가의 38년 된 병자를 거리낌 없이 치료하셨고 이런 행위들로 기득권자들에게 원수가 되셨다.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는 9월 1일 2017년 대선과 관련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성숙한 국민의식을 기초로 공정하게 치러짐으로써 국민의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선진 선거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 무엇보다 모든 선거 과정이 자유롭고 공정해야 하고, 후보자들은 상호 비방과 흑색선전이 아닌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경쟁해야 한다. 선거관리 업무 처리 과정에서 법률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어느 정파에도 기울어지지 않는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해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빠르게 변하는 정치·사회 환경 속에서도 국민의 의사가 왜곡되지 않고 선거결과에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는 선진적인 선거문화와 제도를 실현하기 위한 확고한 의지도 있어야 한다. 4·19혁명이 부정선거를 계기로 일어났듯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짧은 기간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부정선거에 대한 깊은 반성과 공명선거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컸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의 공정한 선거에 대한 열망은 매우 간절하다."

총회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백남선 목사)는 8월 26일 총회임원회실에서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선관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예배를 주기도문으로 마친 뒤 위원장 백남선 목사가 뉴스앤조이를 닮은 기관지 기독신문 기자를 제외한 다른 기자들은 다 나가 달라는 점잖은 요청을 했다. 위원들이 나중에 홍보분과 위원장을 통해 브리핑을 들으라는 냉소가 곁들인 추임새를 넣었다. 그 뒤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백남선 위원장이 제101회 총회 임원 기관장 상비부 후보 확정의 건에 대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심혈과 공정함을 기울인 심의분과위원회 위원장 김정훈 목사의 보고가 있었다. 

후보자들에 대한 선거법과 심의 원칙에 있어서 양심과 신앙을 지킨 심의분과 위원장 김정훈 목사(제99회 총회 회록서기)의 단독 후보를 제외한 경합 후보에 대한 심의 보고들을 변신에 능한 비양심적인 위원들이 거의 뒤집거나 비틀었다. 

그 와중에 선거관리위원회 서기 권재호(제99회 총회 서기)가 제101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의 금품수수에 관한 고발장을 공개했다. 내용은 부총회장 한 사람이 자신이 속한 한 친목 단체에 회비와 기부금을 낸 행위가 선거법 위반에 해당된다는 것이었다. 이 발언을 들은 선거관리 위원들이 조직적으로 외쳤다. 

“나는 평소 이분이 청렴결백한 분이라 믿고 존경했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부총회장 후보 자격이 없습니다.”
“두 후보가 다 결격 사유가 생겼으니 다 덮고 함께 후보로 올리도록 합시다.”
“투표로 결정합시다.”

판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파악한 대쪽 백남선 위원장은 조사위원회(위원장 이호현)를 급조하고 부총회장 후보 결정은 다음으로 미루는 미봉책을 서둘러 발휘했다. 어쨌든 이 사건은 총회 100년 역사상 최초로 불법선거운동을 인정한 선거관리위원회의 획기적인 질타였다. 이것은 불법 의혹 덩어리 총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스스로 족쇄를 매는 아픔에도 불구하고 향후 100년 총회의 앞날을 위한 공명선거 개시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공명선거란 국민이 대표자를 선출함에 있어 주권자의 의사가 왜곡됨이 없이 정확하게 나타날 수 있도록 개개의 후보자에게 동등한 선거운동기회를 부여하고 법이 정한 절차와 방법으로 선거를 관리함으로써 선거의 결과가 유권자의 뜻과 일치하는 선거를 말한다. 공명선거는 밝은 선거 바른 선거라고 한다. 밝은 선거는 실천해야 할 마음을 기준을 한 것이고 바른 선거는 지켜야 할 법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그러므로 공명선거는 선거과정에 있어서 명랑하고 명료하고 명확해야 한다. 즉, 부정행위가 없는 깨끗한 선거를 뜻하는 말이다.

총회선거관리위원회는 9월 1일 경기도 화성 GMS선교센터에서 제10차 전체회의를 열고 부총회장 후보 확정을 9월 7일 대전에서의 제11차 전체회의로 재차 연기시켰다.

당초 이번 회의에서 부총회장 후보를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8월 28일 대전역 회의실의 조사위원회 조사에 앞서 입에 담기도 뭐한 문제가 터졌다. 그것은 어처구니없는 담합 여부 문제가 두 후보의 합의가 선거법위반에 해당하는 새로운 변수로 돌출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획기적인 양상은 부총회장 두 명 모두가 후보로 확정될 경우 금품살포나 상호비방 등 네거티브 선거를 지양하고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로 교단의 위상을 높이자는 내용에 대한 공명선거 합의를 선거법과 관계없이 했다는 것이다. 정치꾼은 다음번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대의 일을 생각한다는 말을 두 후보가 염두에 두었을지도 모른다. 

올여름은 사상 유례없이 더운 여름이었다. 언론에 보도된 대로 냉장고 위에 올려놓은 유정란이 부화되고, 해수의 온도가 너무 뜨거워 해수욕장을 찾은 인파의 수가 급감한 더위였다. 

세상에 남은 내 유일한 재산은 때로 교단 돌아가는 일에 눈살을 찌푸렸다는 것뿐이다. 말이 없는 총회 복도 계단에 서서 소리 없이 흐르는 개울과 한강의 결합을 바라볼 때 귓밥처럼 쌓여 있던 잡음이 그 흐름에 스민다. 너무 뜨겁지도 않게 너무 차갑지도 않게 총회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마음이 식는다. 

수돗물에 찻잔을 헹구듯 입술의 헛된 말도 남은 찻물에 소독하고 다시 한 번 총회 복도 유리창으로 먼 한강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에 잠겨 하릴없이 침묵을 배운다. 침묵이 그리운 것은 언어가 존재를 압도할 때 즉 수다가 소음이 됐을 때다. 존재의 집인 언어를 텅 비움으로써 하나님에게 더 가까이 가는 길이 목사들의 습관이어야 할 것이다. 

목회와 정치 그리고 고귀한 정신 사이에서 똑똑한 목사는 헤맸다. 육신의 부패와 영혼의 높음을 어찌 다 가질 수 있겠는가. 처서 지나 백로 앞에 가을 같은 가을이 왔다. 이 가을에도 가슴 뜨거워지고 싶다. 뜨거워도 지난 폭염만 같지 않기를... 여기서 저만치가 인생이다. 저만치 총회 앞 비탈 아래 가는 버스 멀리 환한 코엑스 빌딩 창에 노을빛이 강물처럼 반사된다. 

201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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