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10-20(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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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항상 변화하는 세상을 예측하고 미래를 알고자 노력한다.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은 우리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코로나19는 모여야 살 수 있던 인간 사회를 반대로 모이면 위험한 사회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존 사회의 방향이 바뀐 것이 아니라 방향은 유지한 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한다. 비대면 화, 개인화, 파편화, 디지털화가 더욱더 강화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인생을 다시 산다면 나무를 전공하고 싶다”라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적어도 재임 중에는 나무가 아닌 사람과의 소통에만 집중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먼저라고 하시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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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강조하는 제105회 총회장이어서인지 대본, 작사, 총감독을 맡은 소강석의 갈라 콘서트 ‘울게 하소서’가 제58회(1964년 시작) 전국목사장로기도회 둘째 날 6월 1일 오후 3시 새에덴교회에서 공연됐다. 시작 전 총회 한 시대를 기독신문 주필로 풍미한 고(故) 한명수 목사 이후 기독신문 역사상 가장 격에 맞는 주필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가 단상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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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샤 끼오 삐앙가(Lascia ch'io pianga) (나를) ‘울게 하소서’입니다. 이태리어로 굳이 말씀드린 이유는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가 이태리어로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작품 이야기 속에서 ‘울게 하소서’라고 하는 아리아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오늘 마지막 곡으로 들으실 유명한 곡입니다. 우리 총회장님이 가사만 바꿔 마지막 곡으로 삽입을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울게 하소서’가 굉장히 유명한 곡이라 들으시면 금방 기억이 나실 겁니다.”


Gala. 갈라 콘서트(특별공연)의 줄임말. ‘잔칫상’을 뜻하는 영어에서 유래하였다. 뮤지컬 중 중요한 곡들만 골라서 콘서트 형식으로 하는 공연도 '갈라쇼'라고 한다. 즉 하나의 뮤지컬 작품을 제대로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정수만 모은 편집본 같은 것이다. 연기는 (거의) 하지 않고 노래에 집중한다. 한 공연의 곡들을 골라서 하는 경우도 있고 몇몇 뮤지컬에서 곡을 골라서 하는 경우도 있다. 재기발랄한 주필 김관선 목사의 간결한 설교가 이어졌다.


“SBS에서 성악을 소재로 한 드라마 ‘팬트하우스’가 있었습니다. 거기에서도 이 ‘울게 하소서’가 나옵니다. 이 곡은 헨델의 곡인데 TV N의 ‘빈센조’에도 이 아리아가 들어갔습니다. 헨델이 ‘리날도’라고 하는 오페라를 작곡했습니다만 이 작품은 굉장히 서사적입니다. 아시다시피 십자군 전쟁 당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탈환을 위해 애쓸 때 리날도 장군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 서사적인 오페라뿐만 아니라 헨델이라고 하면 ‘메시아’가 떠오를 분들이 많을 겁니다. 헨델의 오라토리오 중에는 서사적인 것이 많습니다. 이집트에서 살던 이스라엘인 이야기 또는 ‘주님께 영광 다시 사신 주’ 찬송가가 담겨 있는 오라토리오도 있습니다. 그게 바로 ‘유다스 마카베오스’입니다. 그래서 마카베오스가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에게서 성전을 되찾는 이야기를 담은 수전절의 기원이 됐던 서사적 오라토리오도 있습니다. 


헨델이 그렇게 오페라나 오라토리오를 역사 속의 스토리를 엮어낸 것인데 우리가 교단 최초로 이 뮤지컬 ‘불의 연대기’를 오늘 무대에 올리게 됐습니다. 여러분 그야말로 초연이지 않습니까. 저는 리허설 때 봤습니다만 굉장히 감동적입니다. 역시 서사시입니다. 역사를 다뤘습니다. 역사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독일의 랑케 같은 역사 학자는 '사실 그대로의 기록을 역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서면서는 '모든 역사가 현재의 역사이고 해석되지 않는 역사'라고 주장하는 크로체 같은 역사가도 있습니다. 영국의 역사가 이 에취 카(E. H. Carr)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니까 역사를 우리가 돌아본다는 것은 과거를 통해서 오늘을 조명하고 오늘을 통해서 미래의 희망을 예견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오늘 ‘불의 연대기’는 우리 교단의 과거에 이렇게 저렇게 정말 불처럼 타올랐던 훌륭한 대선배들의 삶을 역사로 이어 오늘 무대에 올리는 것이죠. 이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을 보고 울게 만들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만드는 귀한 작품이 되리라 믿습니다. 


여러분. 시편 137편 1절에 보면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라는 시인의 통곡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바벨론의 강변처럼 세속에 오염된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제도 그런 말씀이 있었지만, 여러분 동방의 예루살렘이었던 평양 그리고 이 땅의 이렇게 저렇게 오염된 오늘의 교회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그런 눈물이 쏟아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이 뮤지컬을 통해서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시고 오늘을 조명하고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요. 여러분 역시 울어야 합니다. 울면 치유가 됩니다. 시몬 베드로도 울면서 회개를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너무 울지 않는 게 문제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울지 않고 웃으려고 하다 보니까 머리에 왕관 쓰고 사람들 앞에서 큰소리치며 웃으려고 하다 보니까 하나님께서 바이러스에 왕관을 씌워 코로나가 왔는지도 모릅니다. 아마 이 코로나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뺨을 쳐서 울게 하시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오늘 울면서 우리 교단의 미래를 여시고 과거에 불처럼 타올랐던 역사적 인물들이 우리를 통해 재현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다음 세대를 통해서 이 땅을 다시 회복하는 그리고 저 북녘땅도 회복하는 놀라운 역사를 다짐하는 ‘울게 하소서’가 되기를 바랍니다(회중 아멘.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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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시작됐다. 고인이 된 분(박형용, 정규옥, 백남조 등)도 기리고 살아있는 분(서기행, 홍정이)도 기리는 ‘불의 연대기’가 헨델의 ‘울게 하소서’를 시인 소강석이 작사한 51인 신앙동지회의 노래 ‘불기둥’을 시작으로 총감독 소강석이 개사한 ‘울게 하소서’ 코러스로 막을 내렸다. 


주여 주여 울게 하소서

우리의 마음 주께 드립니다

눈물의 기도 울게 하소서 

...

주여 교회와 총회 다시 세워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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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의 배경은 1096년~99년 사이 제1차 십자군 전쟁 시기이다. 십자군 사령관 고드프레이(Godfrey)는 대장군 리날도(Rinaldo)에게 사라센 왕 아르간테(Argante)가 점령하고 있는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면 딸 알미레나(Almirena)와 결혼시키겠다고 약속한다. 십자군의 대규모 공격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안 아르간테는 3일간 휴전을 요청한다. 아르간테 왕은 십자군을 파멸시키기 위해 정부 아르미다(Armida)에게 도움을 청한다. 아르미다는 다마스쿠스의 여왕이며 마법사다. 아르미다가 도착해 만일 리날도 장군을 십자군과 떼어 놀 수 있으면 승리할 것이라고 아르간테 왕에게 말한다.


어느 골짜기에서 리날도와 알미레나가 영원히 변치 말자고 다짐하며 사랑을 속삭이고 있다. 그때 갑작스럽게 나타난 아르미다가 알미레나를 납치한다. 리날도가 죽을힘을 다해 대항하지만 아르미다에게는 당할 수가 없다. 알미레나가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고드프레이와 그의 동생 에우스타치오(Eustazio)가 달려온다. 이들은 아르미다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산속에 은둔하고 있는 마법사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아르미다와 사라센 왕 아르간테가 힘을 합쳐 십자군 공격에 대항한다. 치열한 전투에서 결국 리날도가 이끄는 십자군의 승리로 끝난다. 다시 만난 리날도와 알미레나는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아르미다와 아르간테는 붙잡힌다. 아르미다는 그녀의 마법 지팡이를 부서뜨리고 아르간테와 기독교로 개종한다.


헨델의 다른 오페라 세리아 작품들처럼 리날도는 거의 200년 동안 잊혔다. 그러나 1970년대를 시작으로 이 작품은 정기적으로 재공연되고 일반 오페라 공연 목록의 일부가 되었다. 그 배경에는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가 오페라 배경을 알지 못하는 많은 세계 관객들에게 다가가게 하는 도구가 되었다. 


헨델이 사라방드 풍으로 쓴 이 슬프고 애절한 노래는 카스트라토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파리넬리’에 쓰이면서 알려졌다. 가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슬퍼하게 내버려 두세요. 나의 잔인한 운명, 난 자유를 열망해요. 괴로움으로 이 속박을 끊게 해 주세요. 내가 받는 고통을 불쌍히 여겨 주세요.“


가끔은 아무 말 없이 내버려 둬야 할 슬픔도 있는 것 같다.


우리 현실은 믿음의 부재와 고착된 이기주의에 지나지 않는 금전의 범람이 급류를 타고 있다. 과거에는 그보다 우월한 것이 있었다. 신앙인, 지식인, 재능, 국가에 대한 헌신이 그러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것은 사라졌다. 이제 총감독 소강석의 ‘울게 하소서’를 보고 들은 믿음의 수호자이고 전파자인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기독신문 주필 김관선 목사는 말했다.


"... 우리가 오늘 울면서 우리 교단의 미래를 여시고 과거에 불처럼 타올랐던 역사적 인물들이 우리를 통해 재현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다음 세대를 통해서 이 땅을 다시 회복하는 그리고 저 북녘땅도 회복하는 놀라운 역사를 다짐하는 ‘울게 하소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202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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