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5(일)
 
더굳큐티 심볼.JPG
 
새해 새달 새날이라고 하지만 실은 수억 년 반복되고 있는 현상의 일순간이다. 새싹의 움틈과 새아기의 탄생도 지구상에 생명이 나타난 이래 수 없이 되풀이 되는 일이다. 우리는 어제 지난해와 다름없이 우리의 몸과 우리의 기억을 지닌 채 해와 달과 날을 관통하며 살고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해돋이를 보러 얼어붙은 어둠을 무릅쓰고 동해로 간다. 또 새아기를 보면 마음이 두근거린다. 왜 우리는 이렇게 새로움을 찾는가.

우리의 몸과 우리의 기억은 늘 그대로인 것 같아도 조금씩 변한다. 몸은 하루만큼 나이를 먹고 기억은 하루 어치의 정보를 저장한다. 또 우리 몸 안에서 세포들은 매 순간 죽고 또 태어난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생명이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움은 이어짐과 더불어 생명이 있게 하는 두 계기 가운데 하나라는 말이 된다. 새로움을 찾는 것은 살아있는 것들의 본능인가.

흥미롭게도 오늘 우리 시대의 음악사회를 특징하는 것 중의 하나가 옛날 음악에 대한 소비이다. 18~19세기의 청중들이 대체로 당대에 만들어진 새로운 음악을 들었던 것과는 달리 우리 시대의 청중은 과거의 음악을 듣는다. 바흐를, 베르디를, 말러를 들으러 연주회장이나 극장을 찾는다. 지치지도 않고 반복해서 듣는다. 성경을 전하는 목사 또는 설교로 전해 받은 복음을 통해 은혜받은 신자도 그 성경 말씀을 반복해서 듣고 삶을 통해 그 말씀을 실천하고 전하는 것처럼 말이다.

한 곡 안에는 수백만 수천만 개의 음들이 들어있다. 베토벤의 음악뿐 아니라 바흐의 음악, 또 그 이전의 음악에도 들어있는 그 음들은 작곡된 이래 변함없이 있다. 그러나 그 소리 하나를 내는 방법 또한 무한히 있다. 사실 음악이 기록된 악보는 음악이 아니라 음악의 설계도면이다. 이 설계도로 소리의 집을 지어 듣는 음악으로 만드는 것이 연주가이다. 그들은 자신의 음악적 경험과 맥락 속에서 그 설계도를 이해한다. 지휘자마다 곡의 빠르기와 강약이 달라지고 섬세한 표현법이 달라지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이러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음악은 새로운 생기를 얻는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곳을 보게 하고 들리지 않던 곳을 듣게 한다. 영적 성장과 유지를 위해 주석과 QT를 필요로 하는 우리 신자들도 그와 마찬가지 아닐까. 그래서 주석과 QT를 합친 더굳큐티 The Good QT를 기획하게 됐다. 본 기획물의 참고 문헌은 다음과 같다.

첫째 참조 텍스트 ‘제미슨-포셋-브라운 성경 주석’(The Jamieson-Fausset-Brown Bible Commentary)은 성경 전권에 대한 ‘비평적 실험적 실제적 주석’(the Commentary, Critical, Experimental, and Practical)이라는 부제가 달린 주석이다. 1871년에 발간된 이 주석의 저자는 재미슨(Robert Jamieson), 포셋(Andrew Robert Fausset) 브라운(David Brown) 등이다.

제미슨(Robert Jamieson D.D. 1802-1880)은 글래스고 프로반밀(Provanmill in Glasgow)에 있는 세인트 폴스 교회(St. Paul’s Church) 목사(minister)였다.

포셋(Andrew Fausset, A.M. 1821-1910)은 요크(York)에 있는 세인트 커트버츠 교회(St. Cuthbert’s Church)의 교구 목사(rector)였다.
 
브라운(David Brown. 1803-1897)은 글래스고에 있는 스코틀랜드 프리 교회(Free Church of Scotland) 소속 세인트제임스(St. James)교회의 목사와 아버딘대학교 프리 교회 대학(Free Church College of the University of Aberdeen)의 신학 교수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저서에 대해 ‘성경이 스스로 해석하게 하는 겸손한 노력’(humble effort to make scripture expound itself)의 일환이라며 이렇게 기도했다.

“우리의 깨우침을 위해 모든 거룩한 성서들을 기록하게 하신 찬양받으실 주께서 이 노력을 축복하시고 죄인들의 회심과 성도들의 교화를 위한 도구가 되게 하시고 주의 위대하신 이름의 영광과 주의 나라의 빠른 임재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아멘.”

“May the Blessed Lord who has caused all holy scriptures to be written for our learning, bless this ... effort ... and make it an instrument towards the conversion of sinners and the edification of saints, to the glory of His great name and the hastening of His kingdom! Amen.”

둘째 참조 텍스트 유대교 주석 ‘모세오경과 하프 토라’(The Pentateuch and Haftorahs)이다. 선지서에서 발췌된 하프 토라는 각 안식일과 유대인 축제와 금식 일에 관한 율법 강해 뒤 읽는 예배용 성서이다. 이 주석의 편집인이고 영국 유대교 랍비 회장 헤르츠 박사(DR. J, H. HERTZ)는 1936년 5월 10일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히브리어와 영어 본문의 모세9오경(Pentateuch)과 하프토라(Haftorah: 유대교 회당 매주 예배 시 모세오경 토라를 강독한 뒤 선지서에서 선별해 읽기 위해 편집한 성경)에 대한 주석을 곁들인 이 저서는 영어 사용 유대인들이 회당과 학교와 가정에서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David Levi와 Issac Delago가 해석한 모세오경 주석은 140년 전(1896년)에 발행되었고 더군다나 오늘날(1936년)은 구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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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의 전거가 되는 자료들은 고대 중세 현대의 유대인과 비유대인 주석가들에서 구했다. 건전한 랍비주의 교리는 ‘어떤 출처에서든 진실은 받아들이라’(Accept the true from whatever source it come’는 것이다. 심지어 그것이 경건한 기독교 주석가의 것이든 성상파괴주의 성서학자 유대인이나 비유대인의 것이든 어떤 글이라도 막론하고 말이다...

셋째 참조 텍스트 ‘이스턴 성경 사전’(Easton's Bible Dictionary)을 저술한 이스턴 박사(Matthew George Easton 1823-1894)는 스코틀랜드 장로교 목사와 저술가였다. 그의 가장 유명한 저서는 그의 사후 1897년에 출판된 본서이다. 이 책은 성경의 단어, 인물, 장소 등의 표제어로 편집된 백과사전식 편견이 없는 성경 사전이다. 이 사전은 현대에도 유용한 성경 주제들의 다양한 정보와 배경을 탁월하게 전달해준다.

위의 세 텍스트 Jamieson-Fausset-Brown Bible Commentary(1872), 유대교 ‘모세오경 주석 The Pentateuch and Haftorahs(1972), Easton's Dictionary(1897) 이외에 The King James Study Bible(1988), With the Word(1991) 등을 참조해 설교자들의 설교 준비와 영성을 돕기 위한 주석을 1980년에 안수를 받고 어언 나이 70의 선배 목사가 되어 2020년에 시작하게 되었다. 성경을 전하는 설교자와 성경을 실천하는 신자로서 겪은 갈등과 아쉬움 끝에 후배 목사와 진리에 갈급한 경건한 신자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일념으로 감히 성경 주석 저술에 나서게 되었다. 본서 더굳큐티 The Good QT의 내용 80프로는 위의 참고 저서들을 번역 편집한 것이고 나머지는 나의 거친 삶의 체험과 짧은 식견을 자유롭게 보탰다. 신자의 생명은 성경 지식에 터 잡은 특별 은총의 영성에 더해 일반 은총의 삶의 식격과 지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큐티라는 명칭이 생겨난 이래 세계를 변화시킨 영적인 운동들이 여럿 있었지만 그중 하나가 1882년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후퍼(Hooper)와 쏠턴(Thorton) 등 몇몇 학생들이 시작했던 경건 훈련 운동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그리스도인 임에도 불구하고 마음과 생활이 ‘세속적인 경향’으로 꽉 차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기도하면서 해결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거룩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들이 찾아낸 방법은 ‘하루 생활 중 얼마를 성경 읽기와 기도로 보낸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것을 ‘조용한 시간’(Quiet Time)이라 불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명칭이 줄어 편의상 큐티(QT)라 불리게 되었다.
큐티는 말 그대로 조용한 시간과 장소를 정하여 하나님을 일대일로 만나는 시간이다. 성령의 인도하심 가운데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들은 대로 실천하고, 실천한 것을 서로 나누므로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한 신앙훈련이다. 따라서 더굳큐티가 추구하는 표어(標語)는 ‘성경을 알고 성경을 따르고 성경을 전하는 것’이다.

더굳큐티는 성경을 열정적으로 파고드는 성경매니아(Bible-mania)를 위한 안내서(guide book)라고도 할 수 있다. 성경 본문(개역성경)을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한 절씩 본문과 해석을 읽게 하고 묵상하게 한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방법은 영국의 경건한 신학자이고 2005년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됐던 존 스토트(John Robert Walmsley Stott 1921년 4월 27일-2011년 7월 27일)의 성경읽기 ABCD 방법을 따른다. 1959년에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왕실 채플린(Chaplain)에 임명된 그는 시온주의를 반대하면서 확고하게 말했다.

‘정치적 시온주의와 기독교 시온주의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에는 저주이다... 오늘날 참된 이스라엘인은 유대인도 아니고 이스라엘인도 아니고 이방인일지라도 구세주를 믿는 신자들이다...’(Political Zionism and Christian Zionism are anathema to Christian faith ... The true Israel today is neither Jews nor Israelis, but believers in the Messiah, even if they are Gentiles ...)

존 스토트 박사의 그런 신념에 따라 구세주를 믿는 신자들을 위한 QT 되새김 네 가지 질문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의 저서 ‘복음을 지키라’(The Message of 2 Timothy: Guard the Gospel)에서 제시한 성경 읽기 방법을 ABCD의 순서를 따라 읽는 방법을 추천한다. 그리스도를 위한 평생 독신에 유일한 취미가 들새 관찰(birdwatching)이었던 90세에 타계하신 그가 말하는 그 ABCD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A는 인정하다(Admit;to concede as true or valid)의 머리글자인데 당일 읽은 성경 말씀을 마음속에서 진실로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답을 하는 것이다.

B는 믿는다(Believe;to accept the truth of what is said by someone)의 머리글자인데 당일 읽은 성경 말씀을 마음속에서 진실로 믿느냐는 물음에 답을 하는 것이다.

C는 생각하다(Consider;to think about-something or someone-carefully especially in order to make a choice or decision)의 머리글자인데 당일 읽은 성경 말씀을 마음속에서 생각해보라는 물음에 답을 하는 것이다.

D는 행하다(Do;to make a choice about something : to choose something after thinking about it)의 머리글자인데 인정하고 믿고 생각한 성경 말씀을 마음속에서 결단을 내리고 진실로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를 선택하라는 물음에 답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당일 읽은 성경 말씀을 압축한 오늘의 기도 Today’s Prayer를 읽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마치는 형식을 취한다. ‘더굳큐티’를 읽은 신자가 날로 믿음과 지혜가 자라 세상을 견디고 그 주위에 반딧불이 같이 빛나고 그 믿음을 자연히 전하거나 그 모습이 자연히 전해지기를 바란다.

202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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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굳큐티 - 큐티와 성경 읽기 AB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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