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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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기도회 참석해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고
실종자들이 조속히 가족들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울먹이며 기도
목사들 무릎 꿇고 참회 통성기도
 
6월 1일 저녁, 진행순서가 많아 평소보다 30분 앞당겨진 주일찬양예배의 '세월호 참사 위로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연합기도회'. 예배 시작 1시간 전에 본당에는 이미 빈 좌석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본당 1층은 외부인사 및 방문교인들에게 양보되었고, 2,3,4층과 구성전 1,2,3층 및 베들레헴관과 월드글로리아 전층과 각 건물의 지하 예배실까지 채우고도 모자라 야외의자를 모두 동원하여 모기들과 함께 예배를 보는 노천교회까지 개설되었다.

TV의 지미집 카메라와 일간지 사진기자들의 자리싸움이 분주한 가운데 7시 정각 백색상의에 재색 하의 차림의 눈에 익은 뒷모습이 보인다. 헤어스타일과 어깨 모습에서 금새 여대통령의 패션을 읽어낸 신자들이 말없이 기립하여 조용한 박수를 보냈다. 1만 명도 넘는 신자들이 모두 박수를 만들었지만 추모자리인 만큼 매우 절제하여 박수소리는 오히려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초로의 예술가이지만 나이 들수록 더 아름다운 소나무처럼 고고한 정명화의 첼로 선률이 예배당을 깊고 넓게 훑는다. 그렇게 맑은 첼로 음향은 처음 듣는다. 심연의 바다를 눈물로 채우고도 남을 슬픈 음빛깔이 교회를 온통 아프게 할퀸다.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인 사랑의 아픔을 묘사한 가브리엘 포레 작 “꿈 꾼 후에”의 애절한 선율이다. 곡명을 모르는 예배 참가자들에게도 비통한 서글픔을 가득히 안겨 주고는 길게 여운을 남긴다. 만석을 이룬 신자들을 기침 소리 하나 없이 잠재운 정명화는 말없는 목례로 단상을 내려갔다. 성도들도 가슴 속만 울리는 침묵의 박수로 검정 연주복의 첼로 거장에게 답례를 보낸 추모연주였다.

명성교회의 '세월호 참사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위원회'가 주관한 기도회는 김삼환 목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박종순 목사와 한영훈 목사가 예배 전 '여는 말씀'을 맡고 장차남 목사와 김장환 목사가 설교를 했다. 김경원·목사가 중보 기도를 인도했다. 사회자 김삼환 목사가 너무 무겁게 가라앉는 분위기를 특유의 유머로 다소 누그러뜨리며 기도회의 참석 목사 전원의 집단 참회 통성기도가 이어졌다. 원로목사와 각 교단 대표목사들이 모두 신을 벗고 단상에 올라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들어 한 목소리로 통성기도를 시작했다. 여러 예배실의 안팎을 가득 메운 신자들이 드린 헌금은 안산기독교연합회 측에 즉석에서 전달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강단으로 올라가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로마서 12장 15절 성경말씀을 인용하며 세월호 참사 가족들과 함께해 온 한국교계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서 "지금 세월호 사고로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준 유병언 일가가 법망을 피해 도망 다니면서 국민들을 기만하고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과거에 이미 없어졌어야 할 기업이 회생절차를 악용해 되살아나서 탐욕스럽게 이익을 추구하다가 많은 국민의 희생을 가져왔는데 더 이상 이런 것이 방치되지 않도록 하겠다. 안전하고 행복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룩하는 데 한국교회가 큰 힘이 되어 달라"고 말했다.

연설이 끝나자 모든 참석자들은 요란한 박수 대신 조용한 아멘으로 화답을 보냈다.

201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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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세월호 추모 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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