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선거의 계절
2020/04/27 16:0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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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와 총신 세력 간의 날선 공방이 오가던 눈 오던 그날 척박한 걸음으로 사당동 총신 교정을 걸어가면서 보았다. 눈이 여린 가지에 내려 쌓이고 여기저기 계단들을 덮고 각각의 믿음처럼 제 자신에게로 돌아와 말없이 맞아들였다. 맑은 공기나 찬바람이 진종일 본관 뒤 소나무 숲을 울리어 제 존재를 드러냈다. 눈 속에서 그들 믿음이 산짐승같이 제 본성을 드러내고 원래 성미를 되살림을 누가 마다할 수 있을까. 눈이 지천으로 오는 밤에 기도를 해야지. 머리를 눈에 박고 눈 뜨고 기도해야지. 이윽고 주님과 함께 설야(雪夜)가 우리를 찾아오시리라. 하면서도 날아가는 새들의 해말간 소리만 공중에 떠돌며 얼어붙은 믿음을 애간장 녹이듯 했다.

총회 정치에서 친구냐 적이냐는 고정돼 있지 않다. 그 해석은 힘의 균형에 따라 바뀐다는 냉혹한 총대 눈치의 눈을 헤아려야 한다. 하나님을 부정하는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인간은 심연 위에 놓인 밧줄"이라고 말했다.

충남기독교총연합회 제13대 대표회장에 2020년 4월 20일 계룡시 소재 나눔의교회에서 김영우의 밧줄을 잡았던 김상윤이 그것이 큰 벼슬인 양 대변인도 임명하며 취임했다고 한다. 그는 불의 사자 김화경과의 송사를 잘 마무리하고 다시 총회 정치 현장에 그 시절처럼 설 수 있을까.

통계에 따르면 2020년 4월 25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천8백만 이상이다. 중국 언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첫 사망자를 1월 11일 보도했다. 그 이후 210개국 이상에 그 바이러스가 퍼졌다. 4월 말 현재는 전 세계 200,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존스 홉킨스 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가 발표했다. 그런데 정작 세계의 도탄에 빠뜨린 원인을 제공한 중국 공산주의 당국은 책임을 묻는 나라들에 사과는커녕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무얼까. 그것은 신뢰 또는 믿음이다. 친구나 부부간에도 상대방을 신뢰해야 한다. 친구나 부부가 서로 속여 믿음이 없게 되면 이들 관계는 조만간 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면 신뢰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여러 가지 요인이 신뢰 형성에 작용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경의 가르침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신뢰는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경제적 부가가치도 창출한다. 개인의 높은 신뢰도는 공직자 선발, 은행 대출, 사업 계약 때 시간과 경비를 절약해 준다. 비단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국가의 신뢰도도 경제성장에 이바지한다. 예컨대 삼성전자 제품의 높은 신뢰도는 삼성의 주식 가치를 높인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국제적 신뢰도는 외화 차입 때 대출 금리를 낮춘다. 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다른 사람을 믿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한국은 26.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아마 우리 총회 총대 상대로 기독신문을 통해 물었으면 어찌 됐을까. 신뢰도가 높은 나라의 순위는 덴마크·노르웨이·네덜란드·스웨덴·핀란드 순으로 이들 5개국 평균은 69.9%였다.

한국인의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는 27%로, 34개 회원국 중 33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사법부를 믿지 못하면서도 한국인의 민사 고발 건수는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사법 고발로 낭비되는 국가적·개인적 지출이 만만찮을 것이다.

신뢰’(Trust)라는 저서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는 일본인의 신뢰를 역사적·문화적·실증적 조사를 통해 연구했다. 그는 일본의 신뢰 수준은 자국민에 대해서는 신뢰를, 반대로 타국민에 관해서는 경계와 불신을 갖는 배타적 신뢰임을 밝혔다. 그는 일본인의 신뢰를 ‘야쿠자적 신뢰’라고 했는데, 이는 야쿠자 집단에 대한 맹목적 신뢰를, 반대로 다른 집단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것이다. 이런 맹목적 신뢰는 야쿠자 두목과 부하라는 특수한 관계 때문에 형성되는데 야쿠자 부하는 두목에게 충성을 바치고 그로부터 자신뿐만 아니라 전 가족이 보호받는다. 이 야쿠자의 신뢰는 과거 일본의 번주(藩主)와 사무라이 간의 신뢰 풍토에서 나온 것이라고 후쿠야마 교수는 해석한다. 한국 사회에서도 일본의 야쿠자적 신뢰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한 정당 안에서 파벌이 생기는데 그것은 지도자가 자기를 따르는 당원은 끝까지 챙기는 반면 그러지 않는 당원은 박대하기 때문이다. 이는 행정부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을 따르고 감싸는 각료들은 서로가 야쿠자식 신뢰를 형성한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에겐 배타적인 반면 자기 식구들은 끝까지 지원하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 미국인의 신뢰도는 높다.
 
그 배경은 가정·학교·사회 전체가 우리 교단과 달리 거짓말을 엄격하게 금하는 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상대방을 가장 하게 모욕하는 말은 ‘너는 거짓말쟁이’(You are a liar)이다. 이 말을 듣고 총을 꺼내 상대방을 사살하는 사건은 우리나라나 교단과 달리 미국 서부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미국에서 지도자의 거짓말은 용서가 안 된다. 대표적인 예가 리처드 닉슨 대통령 탄핵 사건이다. 닉슨 대통령은 이른바 ‘워터게이트’ 사건 때문에 의회의 탄핵소추를 받아 사임했다. 사실 워터게이트는 그리 중대한 사건이 아니었다. 1972년 미국 공화당 당원이 워터게이트 호텔에 있는 민주당 사무실에 침입해 자료를 살핀 게 전부였다. 처음 닉슨 대통령은 조국 부부처럼 ‘백악관은 침입 사건을 몰랐다.’라고 잡아뗐다. 하지만 나중에 그가 이 사건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폭로됨에 따라 일파만파로 커졌다. 만일 닉슨이 처음부터 솔직하게 침입 사실을 인정했더라면 탄핵까지 가진 않았을 것이다. 거짓말을 해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데다 그것을 감추려고 제2, 제3의 거짓말을 하면서 닉슨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임기 중 사임한 불행한 대통령이 됐다.

만일 한국에서 워터게이트 같은 사건이 있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우리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수많은 거짓말을 태연자약하게 한 것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여러 증인과 증거물로 자녀들의 인턴 수료 및 증명서 위조 등이 명백한데도 그는 이를 전혀 모른다고 했다. 당시 조국은 고위직 공무원 겸 서울대 교수였다. 진실을 추구하고 인품으로 먹고사는 교수였던 것이다. 교수의 명예와 품위를 끝없이 추락시킨 그에게 연민의 정마저 느낀다. 조국 내외에 대한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앞으로 사법부가 이를 어떻게 판단할지 온 국민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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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에서는 거짓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엄마가 어린 자식에게 ‘잠깐 편지함에 가보고 올게’ 하는 식으로 거짓말을 하곤 몇 시간씩 집을 비우는 건 예사다. 친구 사이에서도 거짓말은 쉽게 통한다. 어쩔 수 없어 거짓말을 했다고 사과를 하면 우리는 쉽게 용서한다. 반면 미국에서는 가정과 학교에서 거짓말을 엄히 다스린다. 거짓말을 불식하고 신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가정·학교·교회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진실을 중시하고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성경을 가르치는 교회 지도자들이 각성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다. 당선자들은 국민의 신뢰를 결코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 그렇듯 교단도 9월 제105회 총회 선거를 통해 거짓의 아비 마귀를 따라 거짓말하지 않는 투명한 정치, 일하는 총회, 믿음의 교단을 만들어 전국 교회와 일반 사회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 매진하길 기대한다.

2020-04-27
[ 김영배 ethegoodnews@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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