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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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간이 세운 사회는 추하지만 주님 피로 세운 교회는 아름다운 걸까. 회색 콘크리트 아파트로 가득한 도시는 답답하지만 탁 트인 시야와 아름다운 풍경은 왜 시원한 걸까.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한 반응은 타고나는 걸까. 아니면 환경과 교육을 통해 학습되는 걸까.
 
뱀과 맹수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어린 원숭이 역시 맹수와 뱀을 두려워하고 알을 갓 까고 나온 병아리는 독수리 그림자를 피한다. 반대로 커다란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와 동물은 모성애를 자극하고 용서를 비는 기도는 하나님을 움직인다.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의 경험을 통해 형성된 이런 초 감성적 체험은 인간의 자유 의지적 선택을 불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의 아름다움 역시 인류의 과거에서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좋은 것과 싫은 것 그리고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의 차이는 뭘까. 삶의 차원에서 우선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설명해볼 수 있겠다. 녹색 나무와 풀은 자연의 풍요로움을 나타낸다. 오늘 하루 더 살아남을 확률이 꽤 높음을 예측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파란 하늘은 비에 젖어 내려갈 체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됨을 보여준다. 그러나 어둡고 좁은 시야는 앞으로 어떤 위험에 처할지 걱정하게 한다.
 
생존에 대한 작은 희망은 이제 '아름다움'이라 부르고, 죽음에 대한 거대한 두려움의 실체는 '추함'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편한 의자에 앉아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순간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싸우고 도망치고 발버둥친 과거 생명체들의 희망과 두려움을 다시 한 번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듯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하신 주님의 지상명령을 전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리기 위해 모이는 것 역시 믿음의 투사들인 순교자나 순직자의 희망과 두려움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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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은규 목사(총신 77회)의 총회 최초 순직자 등재를 감사하는 예배를 7월 25일 경북 상주시 상주서문교회(조성래 목사)에서 총회순교자기념사업부장 최효식 목사 사회로 드렸다. 평소 북한선교를 꿈꾸던 고 박은규 목사는 상주서문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하던 중 중국 헤이룽장성 지도자 훈련 차 1994년 8월 2일 중국단기선교를 떠났다. 하지만 이튿날인 3일, 중간 기착지인 위해시에서 만난 탈북 형제에게 복음을 전한 후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순직했다. 고 박은규 목사는 1953년 12월 25일 충북 청주 출신으로 총신대학교와 총신대신대원(77회)을 1984년에 졸업하고, 86년 대전노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박 목사는 신학교 재학 중 경기도 용인 수지 염광교회와 인천 청농교회 등 한센인 정착촌 교회 등 주로 소외 받는 이웃을 찾아가 사역했다. 목사안수 후 88년 12월 11일 상주서문교회에서 담임목회를 시작한 박은규 목사는 교회 수양관에서 주로 지내며 기도와 말씀을 준비했으며, 평일 제자훈련 등 평신도 교육과 훈련에 쉼 없이 매진했다. 이러한 박 목사의 생애를 기리기 위해 제103회 총회는 총회 최초 순직자 등재를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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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은규 목사 총회 최초 순직자 등재 감사예배에는 시인 소강석이 성령의 투혼이라 노래한 부총회장 김종준 목사가 복음 전도의 사명을 본문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사도행전 1:8)에 근거해 '증인이 되라'는 제목으로 힘 있게 설교했다.
 
"... 우리 한국교회는 순교자의 피 위에 세워졌습니다. 대동강으로 배를 타고 들어오다가 잡혀 순교당한 토마스 선교사를 시작으로 수많은 개신교 목사들이 순교를 당했습니다.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반대해 순교하신 이기풍 목사님 주기철 목사님 육이오 사변으로 공산당에 반대하고 믿음을 지킨 손양원 목사님과 수많은 사람들의 순교자들의 피로 말미암아 한국교회가 세워지고 이 땅에 축복이 임하게 됐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목숨을 바쳐 이와 같이 복음을 전하는 신앙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예수님의 '내 증인이 되라'는 명령도 총칼에 의한 죽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전파를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며 헌신하며 목숨까지 바쳐서 복음을 전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말씀에 근거해 본다면 조건이 있습니다. 증인의 사명 복음 전파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갖춰야 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성령 충만입니다. 본문에 땅 끝까지 이르러 너희가 내 증인이 되기 위해서는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이라는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께서 말씀하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데반도 돌에 맞아 순교하기까지 복음 전파했습니다. 이게 성령 충만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말씀처럼 그것을 마음 판에 새기시고 성령 충만하셔서 우리 박은규 목사님처럼 또한 앞서간 우리의 훌륭한 신앙의 순교자들처럼 주님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을 드립니다." (회중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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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목사(목장교회) 축도로 1부 예배를 마치고 이어진 2부 순교자기념사업부 서기 박세형 목사 사회로 진행된 순직자 등재 예식에서 총회 최초 순직자 등재 경위를 총회역사위원장 박창식 목사가 격려사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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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렐루야 (회중 아멘) 존경하는 고 박은규 목사님 우리 총회 순직자 1호 등재된 것을 마땅하게 생각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립니다. 이 일을 앞장서서 수고를 많이 하신 순교자기념사업부와 25년의 긴 세월을 가슴에 안고 살아온 가족과 상주서문교회 선교회에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총회역사위원회가 조직이 되어 4년째 섬겨오고 있습니다. 우리 총회에는 기나긴 역사 속에서 다양한 분들이 주님의 나라를 위하여 헌신했습니다. 순교자도 계시고 순직자도 계시고 어떤 형태의 수난자도 계십니다. 올해 삼일운동 백주년을 맞이해 다시 살펴보니 우리 신앙의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바친 기독교 순국자들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신앙을 위해 산 사람들의 범주를 다시 정립해야 될 필요성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 결과 순교자 정리가 많이 됐고 순직자로 고 박은규 목사님 같은 분이 등재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절차를 따라 선정되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를 일입니다...
 
고 박은규 목사님이 1994년 8월 중국 위해시에서 순직하시던 그때 우리 경서노회 목사님들과 성도들이 받은 그 충격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때 우리 목사님들이 한결같이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박 목사님이 일찍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지만 그분은 우리가 일생 해야 할 사역들을 이미 다 하셨다는 말이 목사들과 성도들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그만큼 주님의 나라와 성도들의 목양을 위해서 자신의 삶을 바쳐 봉사했습니다. 제가 같이 있게 된 경서노회에서 1년 수개월 그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니 신앙의 본이 되는 분이셨습니다. 고 박은규 목사님의 순직 소식을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돌아가시기 한 주 전쯤 경서노회 목사님들이 모여 수양회를 했는데 집회를 마친 밤 별빛 아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가운데 건강의 부족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믿음의 부족 때문이라고 자책하셨습니다. 391장 '오 놀라운 구세주 예수 내 주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나 피곤치 아니 하며 저 위험한 곳 내가 이를 때에 주께서 나와 함께하심이라' 는 찬송을 내가 수십 번 부르면서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많이 회개했는지 모릅니다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셨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중국에 가서 순직하셨을 때 큰 충격을 받고 그때 하신 말씀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께서는 이미 많은 사역들을 감당하시고 힘에 겹도록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잠시 자신의 몸을 생각했던 것을 자신의 믿음이 부족하다고 자책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주님의 나라를 위해서 힘 있게 사역하시다가 순직하셨습니다. 오늘 주님을 사랑하셨던 목사님 주님을 닮아가기를 애쓰셨던 목사님 그의 신앙을 우리에게 몸소 전해주신 목사님 순직자로 등재된 것 마땅합니다. 그의 아름다운 믿음의 정신들이 가족과 교회와 교단과 총회에 길이길이 빛이 나고 열매 맺는 귀한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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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은규 목사 총신 77회 동기 시인 이종찬 목사(전 기독신문 주필 권선제일교회)가 축시를 낭송하고 그 동문 11명이 특송을 불렀다. 그리고 고 박은규 목사 뒤를 이은 상주서문교회 당회장 조성래 목사가 순직자 소개를 했다. 축사는 전 순교자기념사업부장 함성익 목사가 정치부 부장에 입후보한 까닭에 장태운 목사가 대신했다. 그리고 제104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 임영식 장로와 부서기 후보 김한성 목사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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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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