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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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평가를 받는 총회 회기가 되려면?
 
어떤 대통령이 집권하고 나면 그 정부를 대통령 이름을 따서 000정부라고 부른다.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 동안은 물론 임기를 마치고 난 후에 000정부의 평가를 하게 된다. 두고두고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정부가 있는가 하면 좋은 평가를 해 주는 정부도 있다. 교단은 총회장이 선출되어 한 해 동안 교단을 이끌게 된다. 총회장의 이름을 따서 000 몇 회기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그 총회장 회기에 총회의 위상이 세워지고 정직하고 투명하게 잘했다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이를 위하여 필자가 아래와 같은 제안을 해 본다. 
 
 
Ⅰ. 돈 쓰고 당선되면 좋은 평가 받기는 틀렸다.
 
금권선거를 막아보기 위하여 제비뽑기 선거를 몇 회기 해 보았다. 금권선거를 막는 데는 그런대로 효과를 보았다. 그러나 뽑아야 할 인물을 제대로 뽑을 수 없다는 이유로 절충 형 제비뽑기를 하다가 이제는 완전 직선제로 환원하고 말았다. 이제는 또 다시 금권선거를 막아야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우리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다. 아무리 돈을 안 쓴다 해도 총대들을 찾아보고 그냥 발길을 돌릴 수는 없지 않은가? 총대를 상대로 식사하고 그리고 어떻게 식사 대접만 하여 보내나? 거마비(?)라도 좀 준비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발전기금 기천만원을 부담하면 액수는 크게 늘어난다. 그런데 상대방 보다는 돈을 좀 더 써야 당선된다고 하니 한 지역을 두 번씩도 가게 되고 동일한 후보로부터 한번만이 아닌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얼마를 쓰면 붙고 그 보다 못 쓰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오는 현실이 아닌가? 그러면 이런 판국에 돈을 안쓰는 방법은 무엇인가?
 
발전기금은 어차피 공식적으로 내야 하는 돈이니까 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돈 이외에는 돈을 쓰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 발전기금만 쓰고 돈을 전혀 쓰지 않은 채 총대들이 후보자의 인물됨을 인정하고 정책과 청사진을 믿고 당선을 시켜 주는 날이 오면 그 때 금권선거는 끝장 난다고 본다. 이러려면 발전기금 날릴 생각을 하고 투명하고 정직한 후보가 되려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 또한 총대들의 의식 변화가 중요하다. 돈을 쓰는 후보는 떨굴 생각을 해야 한다. 각 지역에는 후보자의 부탁을 받고 총대를 소집하는 소위 소집책(?)들이 있을 수 있다. 금번에는 총대 모두가 감시원이 되어 소집 책이나 후보자를 고발하여 페널티를 받게 해야 한다.  돈을 쓰고 당선되면 좋은 평가 받기는 틀렸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Ⅱ. 탕평책을 쓰지 않으면 좋은 평가 받기는 틀렸다.
 
탕평책(蕩平策)은 잘 아시는대로 인재를 고르게 등용하여 당파 간의 정치 세력에 균형을 꾀하던 정책이다. 총회도 정치이기에 세력이 있게 마련이다. 자기 세력의 사람만 등용하면 소외되는 세력은 적이 되기 쉽다. 논공행상이나 구색 맞추기식 인사 배정을 지양하고, 해당 부서에서 미래의 꿈을 설계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인사를 배정하면 좋겠다. 어떤 노회는 수명의 위원이 배정되고 어떤 노회는 한명의 위원도 배정되지 않는 편파성이 있으면 안된다. 그리고 매회기 단골손님처럼 배정되는 인물만 계속 배정되어 그 사람이 아니면 일이 안되는 것처럼 해서도 안된다. 오히려 신선감이 있는 인물을 등용하는 것이 좋다. 강태공은 인재를 선발함에 있어서 전문성, 위기관리 능력, 성실성과 충성심, 인격, 청렴함, 정조, 용기, 강한 의지 등 8가지 기준을 중시했다. 율곡 선생은 선조에게 올린 글에 “세종대왕의 정치는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상례에 구애받지 않고 어진 이를 발탁하고 능한 이를 부리어 인재와 직책이 서로 부합되게 했습니다”라고 하였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 인사정책에서 탕평책을 쓰지 못하면 좋은 평가 받기는 틀렸다.
 

Ⅲ. 불편부당하게 하지 않으면 좋은 평가 받기는 틀렸다.
 
불편부당(不偏不黨)이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아주 공정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총회를 파하고 나면 많은 말들이 오간다. 그 중에 대표적인 말이 왜 총회장을 비롯하여 임원회가 맡기지도 않은 일을 하느냐는 것이다. 분명 총회 후 올라오는 청원에 대하여 임원회가 수임하여 할 수 있다는 규칙도 있고 결의도 있는데 말이다. 만약 총회가 끝나고 실타레처럼 일들이 엉키어 가는데 임원회가 손 놓고 가만히 있다면 총회장이나 임원회는 무얼하고 있느냐며 질책을 할 것이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설수에 오르는 것은 어느 한편으로 치우쳐 일을 그릇 처리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개인 간 분쟁이나 노회 간 분쟁을 보면 어느 한 쪽이 다 옳고 어느 한쪽이 다 그른 경우는 흔하지 않다. 그런데 일 처리를 팔이 안으로 굽는 식으로 한쪽 편만을 들어 해결하고 나면 구설수에 오른다. 손을 들어 준 쪽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오해를 피하기가 어렵다. 잘못이 분명한데도 손을 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분쟁이 있는 양측에 개입할 때는 분명한 법의 잣대가 필요하다. 어느 한쪽의 편을 들면서 한쪽을 죽이는 식으로 몰아가면 안된다. 갑 쪽에는 이런 위법한 사실이 있고 을쪽에는 이런 위법한 사실이 있으니 서로 잘못된 점을 시인하고 서로 주고받는 양보를 하도록 하여 상생의 길을 모색해 줘야 한다. 과거 필자가 분쟁을 해결할 때 한편에겐 불법으로 면직한 것은 잘못이지만 본 교단에 남아 있었던 것은 잘 한 일이고 또 다른 편에겐 억울한 면직을 당한 것은 상처이지만 교단을 탈퇴한 것은 잘못이므로 서로 양보할 것은 하고 상생하라는 권면을 하여 해결한 적이 있었다. 총회 후 노회나 개인의 분쟁을 슬기롭게 해결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불편부당하게 하지 않으면 좋은 평가 받기는 틀렸다.
 

Ⅳ. 결론
 
필자가 지금까지 지켜 본 바로는 좋은 평가를 받는 회기가 되려면 이 세 가지에 유념해야 한다. 돈을 쓰고 당선되면 안된다. 언제나 그것은 올무가 된다. 탕평책을 써야 한다. 인사 정책에 불만이 생기면 총회가 화합할 수 없다. 총회가 끝난 후 일어나는 일들을 오해받지 않도록 투명하게 처리해야 한다. 혹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 주어야 할 때는 그 처리과정을 공개해도 떳떳한 처리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 누가 총회장이 되어 총회를 섬기든지 000 제 몇 회기는 정말 잘한 회기였다고 칭찬받는 역사에 길이 남는 회기가 되길 바란다.
 
2019-07-04 (목)
김종희 목사/前 총회정치부장·성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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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 컬럼 - 총회 공명선거 겸손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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