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2023년 3월 12일(현지 시각)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올라온 나발니의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46)는 할리우드 스타들과 관객들 앞에서 이렇게 수상 소감을 밝혔다.


“내 남편(알렉세이 나발니)은 진실을 말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당신과 우리나라가 자유로워질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내 사랑, 힘내세요(Stay Strong). 고마워요.”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이자 푸틴의 최대 정적인 남편 나발니(46)의 삶을 다룬 ‘나발니’가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직후였다. 현재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감옥에서 수감 중인 남편을 위해서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시상식에 참석한 이들 부부의 딸 다리야 역시 인터뷰에서 “영화가 많은 관심을 받게 되어 기쁘다. 우리는 아버지를 구출해낼 것이며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나발니는 모스크바행(行) 비행기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으로 쓰러졌다. 다큐멘터리 역시 나발니가 쓰러진 직후의 상황을 다룬다. 나발니는 독일 베를린으로 응급 이송된 뒤 입원 치료 끝에 다행히 생명을 건졌다. 하지만 소련 시절에 개발된 군사용 신경 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적(政敵) 제거를 위한 러시아 당국의 암살 기도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2021년 러시아 귀국과 동시에 체포된 나발니는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투옥됐다. 지난해에는 사기와 법정 모독 등의 혐의로 징역 9년형이 추가됐다. 2021년 유럽 의회가 수여하는 ‘사하로프 인권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2021년 8월 말 경기도 한 지역신문에 ‘화천대유는 누구 것입니까’라는 칼럼이 실렸을 때 이것이 훗날 ‘이재명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시골 논밭의 화려한 변신, 대장동 미니 신도시는 ‘이재명의 업적’이었고 이걸 디딤돌로 이재명 시장은 이재명 도지사,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됐다. 그 시점에 의혹과 폭로가 연일 터져 나온 것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로선 당혹스러웠겠지만 고소·고발이 이어지니 수사에 나서지 않을 수도 없었다.


진정한 보수주의자는 작은 불의(不義)보다 법이 무너진 다음의 큰 무질서를 더 경계한다. 법이 무너진 공백(空白)을 무질서가 메운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진정한 보수주의자는 용의주도(用意周到)한 개혁주의자다. 아둔하고 게으른 보수주의자처럼 변화의 때를 놓치고 뒤늦게 과격한 방법으로 혁명을 진압하지 않는다. 그들은 작은 불씨와 불쏘시개를 적시(適時)에 치워 큰불을 예방한다. 가속(加速)페달만 달린 차를 모는 위선적 좌파와 다르다. 변화가 더딜 땐 가속페달을, 속도가 지나칠 땐 브레이크를 밟는 개혁주의자다.


진정한 보수주의자는 혁명 구호가 아니라 착실한 실천에 의해서만 진보를 이룰 수 있다고 자신한다. 역사 속 실례(實例)가 그들의 자신감을 받쳐 준다. 그러기에 ‘민주화 운동가’라고 찍힌 명함을 들이미는 자들에게 주눅 들지 않는다. ‘20년 계속 집권’ 운운하는 과욕(過慾)도 부리지 않는다. 과욕을 부리지 않기에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검찰 위에 고위 공직자 수사처 신설 등 곧 철거될 옥상옥(屋上屋)을 올리는 어리석은 짓을 할 필요가 없다.


적의 위협을 정시(正視)하지 못하는 유화주의자(宥和主義者)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낭떠러지에 서야만 현실을 깨닫는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앞에서 스스로를 ‘남쪽 대통령’이라고 비하(卑下)한다 해서 위협은 줄지 않는다. 진정한 보수주의자는 동맹의 효용과 그 한계(限界)를 안다. 김정은은 핵무기로 한국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고 공언(公言)한다. 한미는 북이 서울을 핵 공격하면 북한에 핵 보복을 가하겠다는 확장억제론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게 정말 실행 가능할까. 진정한 보수주의자는 이 비극적 시나리오에 질문을 던지며 나라를 지킬 현실적 대안(代案)을 절박하게 고민한다.


보수(保守)는 지키는 것이다. 진보(進步)는 나아가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보수는 우파, 진보는 좌파다. 좌파 정권은 국민의 삶에 적극 개입하는 큰 정부를 지향한다. 우파 정권은 시장 자율을 우선하고 간섭은 최소화한 작은 정부를 선호한다. 보수와 진보 이념은 이처럼 사회 변화나 발전을 추구하는 방식 그리고 속도의 차이일 뿐이다.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으로 접근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도 진보가 보수보다 더 정의롭다거나 정의를 진보의 전유물인 것처럼 주장하는 얼치기 이념 과잉세력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물론 얼토당토않은 황당 궤변이다. 옳고 그름과 정의와 불의는 이념과 하등 상관이 없다. 어떤 이념 지대에 속해 있든 간에 그 안에 정의로운 사람도 있고 불의한 사람도 있는 게 자연의 섭리다. 이념으로 사람을 재단하고 편을 가르는 이념확신범들이 집단 광기에 빠지면 그것보다 더 위험한 건 없다.


노조가 불법 파업을 해도 처벌하지 못하도록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불법 파업 조장법은 진보·보수 이념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자유민주주의 근간인 법치를 훼손하는 악법일 뿐이다. 그런데도 정치 성향이 진보좌파니까 불법 파업 조장법을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고 선동하는 것만큼 비상식적인 건 없다. 또 진보는 원래 핵을 반대하니 탈원전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반과학적이고 상식에 벗어난다. 이 같은 교조적 도그마에 빠져 과학과 상식을 배척하는 순간 원리주의 광신도가 되는 것이다. 한 치의 이견도 허용치 않겠다는 전체주의 광기일 뿐이다. 민주화와 선진화 산업화를 모두 이룬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퇴행으로 몰아가는 열린 민주사회의 적들이다.


보수, 진보 모두가 원하는 건 상식이다. 어느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하지 못하도록 법치를 곧추세우고 권력자에게 더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고 나쁜 놈들은 지위고하·권력 유무에 상관없이 반드시 처벌해 법의 정의를 구현하고 잘못한 일은 뉘우치고 사과하고 염치를 챙기고 진영 논리와 미신 대신 과학과 상식을 따르고 위선과 내로남불을 배격하고 결과의 평등 대신 기회의 평등에 방점을 찍고 내 돈 아니라고 혈세를 무차별적으로 퍼주는 걸 막고 왜곡 선동으로 혹세무민하는 정치꾼들을 퇴출시키면 된다.


캡처2.JPG

 

민주주의는 외부에서 이식한다고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제도가 아니며 선언만 한다고 이루어지는 체제도 아니다. 전쟁의 참상과 극한의 빈곤, 독재를 거치며 민주주의를 일구어낸 한국의 이야기가 세계적으로 값진 것도 그렇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광훈의 대한민국의 보수주의를 위해서 광화문 광장에서의 외침이 문재인과 이재명의 종북 좌파를 물리친 공적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은 말씀한다.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라 나를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스려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을 이같이 핍박하였느니라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 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마 5:10-13


2023-03-14

태그

전체댓글 0

  • 13629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전광훈의 보수주의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