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5-2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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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끝 천국



아내는 유튜브의 여러 영상을 좋아한다. 아내가 갑자기 이런 말을 했다.


“여보, 어떤 사람이 최신 천체 망원경으로 우주의 끝부분을 봤는데 거기에 천국이 있더래.”


나는 그냥 픽 웃었다. 어려서 옥황상제가 사시는 나라가 하늘 저 멀리 있는 것 같이 생각하기도 했다. 성경 속에서 예수가 부르짖는 천국은 어디일까 상상하곤 했다. 따지고 보면 죽음 이후의 세계가 있고 거기서 계속 살아간다는 게 복음의 핵심일지도 모른다. 나는 더 이상 물어볼 선생님이 없다. 그래서 이따금씩 백오십 년 전을 살았던 현자에게 어린애 같은 호기심으로 이것저것 묻곤 한다. 그런 현자를 만나는 건 어렵지 않다. 죽은 시인이나 철학자 또는 지혜를 가진 사람들이 써놓은 책을 보는 방법이었다. 신비로운 접신이 아니다. 아내의 말을 듣고 나는 존경하는 그 현자 영감님에게 궁금한 걸 몇 가지 묻기 시작했다.


‘이 우주라는 게 뭡니까? 그냥 수많은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무질서하게 떠돌아다니는 무한한 공간입니까?’


‘아니요, 우주는 무한히 크지만, 무한히 정밀하오. 그리고 하나요. 비유로 먼저 우리 몸을 봅시다. 사지가 서로 관련되고 피가 전체를 순환하고 있소. 그리고 그 질서를 통일하는 존재가 있는 것이오. 나는 그걸 영혼이라고 생각하지. 사람의 보이지 않는 영혼이 몸을 지배하듯 우주의 영혼인 하나님이 유기체인 우주를 움직이시지. 우주에 통일하는 정신이 없다면 우주는 정돈 체인 코스모스가 아니라 혼란인 카오스일 것이오. 우주는 죽은 것이 아니라 생물이오. 우리 몸이 하나인 것처럼 우주도 하나요. 별과 먼지가 관련되기도 하고 사람과 풀도 연관되어 있소.’


‘그 우주의 어디에 하나님이 있습니까?’


‘우주를 만든 하나님은 밖에서 자기가 만든 우주를 보고 즐기시는 분이 아니오. 내가 살던 시대에 망원경으로 아무리 찾아봐도 하나님이 보이지 않더라고 한 천체학자가 있었소. 하나님은 밖에서 보이지 않지만, 우주 안에는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이오.’


‘인간을 소우주라고도 하는데 하나님이 장난감 제조공처럼 사람을 만든 겁니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그렇다면 진화론은 무엇인지 어떻게 설명이 될지 궁금하기도 했다.


‘하나님이 세상을 만든 방법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고 생각하오. 나는 하나님이 자신의 생명력을 담은 물질을 여기저기 던져놨다고 생각하지. 그 물질들에게 스스로 개발하는 능력까지 주고 말이오. 그걸 진화라고 하지. 아마 다아윈도 그렇게 추론했던 것으로 짐작하오.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도 스스로 자기 개발 능력을 갖추고 발전해 가지 않소? 내 시대는 그게 없었지만.’


‘하나님이 자기 생명력을 나누어 주었다고 하셨는데 그게 뭡니까?’


‘예민한 사람들은 그 의식의 밑바닥에서 끝없이 샘 솟는 의식의 본원이 있는 걸 자각하오. 그리고 거기서 만유와 연관되고 영원과 접촉하는 걸 느끼지. 그 의식이 어떻게 존재하는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실재하는 것은 확실하지. 그런 의식이 있으니 사람은 종교적이 되지 않으려고 해도 되지 않을 수 없는 거요. 하나님은 이천 년 전에 나타나 지금은 겨우 그의 행위를 옛 기록으로 남긴 분이 아니오. 그분은 지금도 사람과 함께 계실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내재하시는 분이오. 즉 사람의 실재의 근거로 계시는 분이지.’


‘사람과 함께 있다면 사람의 어디에 있죠?’


‘좀 어리석은 질문을 하시는 것 같소만 내가 예를 들어 장난같이 대답을 해 보리다. 하나님은 양심에 계시오. 거기서 사람과 이야기하고 사람을 이끄시고 위로하시기도 하지. 사람에게 있어 하나님만큼 가까운 분이 없소. 하나님은 사람의 일부분이기도 하지.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고 했소. 그런 내재하신다는 뜻이오. 예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안에 계시는 것이오.’


‘어떤 형태로 안에 계시면서 활동하시는 겁니까?’


‘영의 형태로 계시지. 그 영이 인생 문제도 알게 해 주고 우주의 문제도 풀게 해 주시지. 그 영이 바람처럼 우리에게 들어오고 마음의 눈을 열게 하면 그처럼 유쾌한 일이 없소. 그 영이 없는 사람은 일어나 있어도 사실은 자고 있는 사람이오.’


오늘 아침에도 현자로부터 나는 많은 걸 배웠다.

 

202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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