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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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죄부 판매

 

 죄의 그늘


교황의 아비뇽 유배는 단지 교회의 탐욕만을 증가시켰다. 이유인즉슨 돈을 그러모으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 있는 교황청 토지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교황의 오랜 부재로 토지들을 이웃 통치자들이 마구 짓밟아 못 쓰게 만들었다.

 

아비뇽에 자리 잡은 교황 요한 22세는 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이라면 옛것이든 새것이든 온갖 짓을 다 했다. 물론 세례, 결혼, 장례 등과 같은 정식 예식에 돈이 부과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심지어는 죽은 사람을 둘로 나눠 두 무덤에 매장하는 것조차도 돈만 내면 교회의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유럽 어느 곳에 있든 명색이 주교이면 임지를 받을 때 1년 치 봉급을 고스란히 교황한테 바쳐야 했다. 요즈음 학교 선생이 될작시면 이런 꼴같잖은 일이 있다는데 그 옛날 교황한테서 학교 이사장들이 배운 모양이다. 그래서 어떤 주교직이 공석이 된다면 교황은 얼씨구나 하고 그 자리를 메우려고 다른 주교를 이동시킬 것이다.

 

그러면 연쇄적으로 주교직이 한 자리씩 비게 되어 주교들이 전부 자리를 옮기게 될 것이다. 그런 뒤 교황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자리를 옮긴 주교들한테서 부임 첫해의 월급을 모조리 상납받게 된다.

 

돈을 버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면죄부를 파는 일이 있었다. 그것은 어떤 죽은 사람이 연옥에서 괴롭게 지내야 되는 기간을 단축시켜 주는 교황의 허가증이었다. 그 사상은 연옥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성자들의 공로를 보관한 보물창고를 교황이 소유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됐다. 이 증서는 타인에게 양도도 가능했다.

 

가난과 결혼한 프란체스코회 수도사들이 요한 22세와 같은 탐욕 덩어리 교황한테 지청구를 늘어놓고 교황을 이단이라고 몰아댔을 때 분노의 치명적인 죄가 교회를 침범했다. 교황은 화가 지글지글 끓어올라 본보기로 프란체스코회 수도사 몇을 이단 심문관에게 넘겨 화형에 처했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군주들이 이탈리아의 교회 소유 토지를 탈취해가자 교황은 분을 삭이지 못하고 그들과 전쟁을 일으켜 정말 힘써 그러모은 돈을 태반이나 전쟁터에서 허비했다. 교황은 교회가 교회답게 행해야 될 일에는 쓸 돈이 거의 없었다. 또 어떻게 모은 돈인데 그런데 쓸 마음이 털끝만치도 없었다.

 

교황청이 아비뇽에서 70여 년 만에 로마로 돌아온 뒤 사치와 교만의 죄가 교회를 침범했다. 성직자들은 아주 품위 있게 되었다. 그들은 아름다운 교회당과 그림과 책에 솔찬한 돈을 썼다. 그들은 카드놀이와 잔치에 아주 많은 돈을 활수 하게 지출했다. 그들은 값비싼 의상을 걸쳤고 예배 행렬을 화려하게 꾸몄다. 교황은 강력함을 내보이려고 멋진 의자를 군인들이 어깨에 짊어지고 다니게 했다.

평신도들은 고등종교의 신앙에서 낮은 마법의 주술적 신앙으로 떨어졌다. 그들은 성만찬을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마법의 부적처럼 사용했다. 기독교에 만연된 치명적인 죄와 마법이 교회의 생명을 비칠거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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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의 죄에 빠진 교회

 

개혁의 외침과 시도들이 유럽 전역에서 불끈거리며 나왔다. 밤이 깊을 대로 깊어 어두운 만큼 밝은 새벽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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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의 이야기 세계 교회사 81_ 죄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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