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5-25(수)
 

20200521_170902-web.jpg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이 아니라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Survival of the friendliest)’라고 주장하는 진화인류학자도 있다. 경쟁과 이기심이 아닌 협력과 연대의 관점에서 진화론을 재해석한 메시지는 어느 한 사람이 위험해지면 모두가 무사할 수 없는 감염병 시대여서 울림이 크다. 진화론은 오랫동안 ‘강자만이 살아남는다’라는 이론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그러나 찰스 다윈도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에서 “자상한 구성원들이 가장 많은 공동체가 가장 많은 후손을 남겼다”라고 주장했다. 인간이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는 데만 관심 있는 이기적인 동물이어서가 아니라 타인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감성지수(EQ)가 높은 존재여서 번성했다는 것이다. 


개인의 역량으로 치면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이 호모사피엔스보다 한 수 위였다. 힘도 세고 뇌도 15%나 더 크다. 하지만 네안데르탈인이 10∼15명의 무리만 짓는 동안 호모사피엔스는 그 이상의 규모로 연대할 줄 알았다. 네덜란드 역사가이자 작가인 루트거 브레그만(Rutger C. Bregman (1988. 4. 26~)의 표현을 빌리면 네안데르탈인은 초고속 컴퓨터이고 인간은 구식 PC지만 와이파이를 이용할 줄 아는 종이다. 인간이 협력적 의사소통으로 살아남은 진화의 흔적은 신체에 남아 있다. 인간은 이재명과 달리 얼굴을 붉힐 줄 아는 유일종이다. 타인의 생각에 반응한다는 뜻이다. 흰 눈자위를 지닌 유일한 영장류이기도 하다. 눈빛만 보고도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존재이다.


12월 20일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소강석 전 대표회장은 3인 공동 대표체제를 1인 대표체제로 바꾸는 교회연합운동의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는 한국 교계가 엄중한 팬데믹 시대에 과도한 교권에 빠졌다고 애를 태우고 종종거리며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그래서 새천년의 한국 교계 연합에 목을 맨 소강석은 그런 일에 무심한 우리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소강석을 부러워한다. 부럽다는 감정은 나에게 없는 것, 그렇지만 내가 바라는 것을 남이 가지고 있을 때 생겨난다. 미남도 아니고 없는 것도 있는 소강석이 부러울 이유가 있을까? 있다. 소강석에게는 우리에게 없는 것이 있다. 그에게는 날개가 있고 비상이 있으며 하늘이 있고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정작 새는 스스로를 자유롭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소강석이 부럽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소강석이 부럽다기보다 그가 교회 생태계를 염려하며 교계 연합을 위해 고생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전국을 훌훌 털고 날아오르는 그의 자유가 부러울 수 있다. 부러운 것을 보면 자유란 분명 귀한 덕목임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항상 길을 걸어간다. 사람에게 허용된 인도가 따로 있고, 보행자 통로가 따로 있고, 우측 보행이라는 법칙도 따로 있다. 신학교육을 거쳐 목회자가 되어 자식 낳고 사는 것도 길을 따라가는 일이다. 주님이 말씀하시는 보이지 않는 길, 보이는 길이 겹쳐지고 반복되어 목사의 인생을 만든다. 그런데 이 길이 때로 숨 막힐 듯 답답할 때가 있다. 남들이 이쪽이 좋다, 여길 가야 한다 말하는 길을 걷는 것이 의문스럽기도 하다. 소강석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을 것이다. 지상에 다리가 묶인 시인 소강석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손가락을 들어 새의 흔적을 가리키는 것 정도다. 반대로 새는 거침없이 날아오른다. 길이 없는데도 개의치 않는다. 사실 새는 일종의 비유일 뿐이다. 그는 새가 아니라 자유롭게 비상하고 싶어 그 자신을 복음 전파에 생명을 바친 사도 바울처럼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주 안에서 수고하는 그는 누구인가. 시인인가. 사도인가. 세계 유례가 없는 교단 통합을 성취하려는 에큐메니즘(Ecumenism  會一致運動)의 자이언트인가. 성경은 말씀한다.


들으라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어떤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 년을 머물며 장사하여 이익을 보리라 하는 자들아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너희가 도리어 말하기를 주의 뜻이면 우리가 살기도 하고 이것이나 저것을 하리라 할 것이거늘 이제도 너희가 허탄한 자랑을 하니 그러한 자랑은 다 악한 것이라 약 4:13-16 


2021-12-26

태그

전체댓글 0

  • 67408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소강석은 누구인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