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9-1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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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stasis Pio Christiano Inv31525

 

로마제국의 해체


개구리가 물이 든 주전자에 들어갔다. 이제 그는 우물 속의 개구리가 아니라 주전자 속의 개구리다. 그 물이 끓는 물이었다면 그는 있는 힘을 다해 도약해 뛰어나왔을 게다. 뜨거움이 그에게 주전자 속은 아주 위험하다는 사실을 즉시 인식시켰을 게다.

 

그러나 아주 미지근한 물 속이었다면 개구리는 별 저항 없이 목울대를 움직이며 주전자 속에 멀뚱히 떠있을 게다. 서서히 아주 서서히 물의 온도를 높일지라도 개구리는 팔딱 뛰어나오지 않을 게다.

 

그는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서서히 물이 더워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아주 약하게 가스버너를 계속 켜두면 결국 물은 끓게 될 게다. 그러면 불쌍한 개구리는 삶은 개구리가 되고 말 것이다. 우리 사회는 서서히 변하고 더워지고 있다. 그 속에 들어 있는 우리 교회는 어떻게 해야 될까.

 

야만족 침략의 세찬 파도가 로마제국을 서방에서 명맥을 이어가는 것조차 끊어버렸다. 소련의 해체 과정에서 역력히 볼 수 있듯이 로마제국의 멸망은 유럽에 올망졸망한 나라들이 생기게 했다.

 

반달족은 북아프리카까지 진출했다. 수에비족과 서고트족은 스페인에 자리 잡았다. 고트족과 프랑크족은 프랑스에 퍼질러 앉았다. 고트족과 롬바르드족은 이탈리아에 둥지를 틀었다. 앵글로족과 색슨족은 모퉁이 땅이라는 이름의 영국에다 말뚝을 박았다. 영국(England)은 모퉁이(Angle) 땅(Land)의 축어이다.

 

프랑스라는 이름은 프랑크족에서 유래됐다. 상부 이탈리아는 지금도 롬바르디라고 한다. 침략자들은 로마제국 백성을 다 죽이지 않았다. 원래 주인이 자기 땅에서 종이 된 경우도 있다. 또는 땅의 일부를 빼앗기고 나머지는 그대로 간직하는 행운을 맛보는 기회도 적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옛날 사람과 새 사람들이 뒤섞여 결혼을 하다가 하나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오늘날의 유고슬라비아와 같은 인종 싹쓸이는 없었다. 라인강 남부는 로마어가 약간 변형된 형태로 계속 생명을 유지했다.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는 라틴어와 아주 유사하다. 그리고 영어는 그 말의 대부분을 라틴어에서 차용했다.

 

침략전쟁이 전부 끝나자 지도가 다시 바뀌었다. 모하멧족은 그들이 내세우는 상징처럼 초승달 모양의 영토를 차지했다. 북부지역에서 떼거지로 몰려온 침략자들은 묘하게도 그리스도교의 상징인 십자가 모양의 영토를 형성했다. 스코틀랜드에서 이탈리아까지 내리뻗은 수직선과 스페인 경계선에서 독일까지 가로 뻗은 팔은 얼추 십자가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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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과 모하멧의 영토

 

이들 북부 야만인들을 로마의 방법과 그리스도의 방법으로 가르치는 과업이 교회에 맡겨졌다. 로마 가톨릭교회가 어떤 면에서 로마제국의 계승자가 되었다. 로마 교황들은 황제의 권력과 영향에 버금가는 힘을 휘둘렀다. 서방을 차지하는 위대한 과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교황들은 수도사들의 도움을 엄청 받았다.

 

최초의 수도사들은 기독교화된 세상에 너무도 욕지기가 치밀어 세상을 훌훌 털고 떠나 사막으로 도망갔다. 누구 말마따나 그리스도인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해도 너무 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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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상이 아주 큰 어려움에 빠졌을 때 서방교회의 수도사들은 분연히 사막의 모래를 툭툭 털고 일어나 세상을 새롭게 하고자 세상으로 돌아왔다.

 

20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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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의 이야기 세계 교회사 52_ 로마제국의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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