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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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학교(이하 총신) 재단이사장(이하 이사장)이 우여곡절 끝에 선출되었다. 일단 이사장 당선에 축하를 드린다. 금 번 이사장 선출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 


과거 총신은 총회 교권의 지배를 받을 때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제70회 총회 이후 총회 교권이 총신의 총장을 강제로 퇴출시키려고 이사들로 하여금 총장을 해임하게 만드는 일도 있었다. 필자가 과거 총신 졸업식 날 하객으로 참석하였을 때 그 당시 총회 교권을 잡고 있었던 아무게 이사 물러가라는 현수막을 본 기억이 어렴풋하게 난다. 이렇게 총신이 총회 교권의 지배를 받으므로 교권에 대항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그러나 반면 총신은 총회가 직영하는 신학교인데 총회가 맥없이 당하는 꼴이 되어서도 안된다. 그런데 이번 정이사 선정 과정과 이사장 선출을 보면서 총회는 속수무책 당하는 느낌이들었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에서 정이사 후보를 복수 추천받을 때부터 총회 측 인사들의 진입은 철저히 막혔다. 


더구나 차기 총회장은 총회를 대표할 인사인데 일부 학생들의 결사적인 반대로 제외되었다. 총신정상화 위원장도 낙마하고 개방이사추천위원장도 빠졌다. 결과적으로 선정된 이사를 볼 때 일부 학생들과 일부 교수들이 원하는 특정 그룹 인사들, 그리고 그 그룹 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인사들까지 합하면 전체 이사의 3분의 1이 되었다. 


금번에 이사장을 선출하는데 총회장과 일부 이사들은 합의 추대를 원하였지만, 특정 그룹은 경선을 주장하여 특정 그룹의 인사를 이사장이 되게 한 것으로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특정 그룹이라고 해도 양심의 자유에 따라 개별적 선택을 하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이번 투표 결과는 특정 그룹을 포함 친분이 있는 인사들이 한편으로 통일이 되고 여기에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표가 합산되어 이사장이 선출되었다고 보는 것이 대다수의 견해이다. 


이것이 맞다면 염려가 된다. 앞으로 정관을 개정하여 총회 결의에 따라 이사 수를 30명으로 늘려 총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총회와 총신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필요하다. 그런데 금번에 들어난 8표가 응집한다면 자신들의 입장과 다른 이사들의 추천을 얼마든지 배척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 버렸다. 결국 총회 측 인사들은 이사가 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그리고 정년제가 없는 것이나 교단 소속의 규정이 없는 현재의 정관에 유리한 이사들이 한 마음을 갖는다면 정관도 쉽게 개정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이럴 때 총회가 이사 인준을 할 수 있겠는가. 총회 규칙에 보면 이사는 총회의 인준을 받도록 되어 있다. 물론 사학법으로는 총회 인준이 없어도 아무런 하자가 없다. 그렇다고 총회의 신임을 받지 못하는 직영신학교 이사가 되는 불명예를 원하는 이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치가 되면 사학법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준은 하되 정관개정 등 필요한 부분에 대하여 법률적으로 효력이 있는 다짐을 받고 인준을 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 선출된 이사장이나 특정 그룹에 속한 이사들에게 기대를 걸어 본다. 과거 총회와 총신의 불행한 과거를 알고 있기 때문에 전철을 밟지 않고 잘해 보려는 생각이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또한 본인들의 행동으로 특정 그룹의 전체 인사들에게 불이익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할 것이다. 더욱 필자가 기대를 거는 이유는 특정 그룹에 속한 이사들의 면면을 다는 모르지만 신앙 인격을 믿을 수 있는 이사도 있기 때문이다.


차제에 이사장은 교단에 속한 총신 이사들과 총신 정상화 위원들을 한자리에 모이도록 하여 앞으로 나갈 총신의 방향을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총신 이사는 총신을 대표하고 총신 정상화 위원들은 총회를 대표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총신 문제는 우리 이사들의 고유 권한이라고 받아치면 할 말이 없지만, 총회 직영신학교인 만큼 현명하게 문제를 풀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부터 선출된 이사장과 특정 그룹 이사들은 총회와 어떻게 관계 설정을 하고 갈지를 보여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총회는 총회대로 총신은 총신대로 대치 국면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 총회는 과연 정이사 추천과정이 공정하였는지, 사분위에 진정은 없었는지, 항간에 떠돌고 있는 총신 사태 때 자금 지원은 없었는지 등등을 조사처리 하려고 할 것이다. 결과를 떠나 총회원들은 시끄러운 자체가 싫다. 마치 가정불화가 일어나면 부모 중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자녀들은 그 자체가 싫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과연 이사장의 리더십이 있는지는 총회와 관계 설정을 위한 행보부터 점검받는다고 할 수 있다. 제106회 총회가 총신 문제로 시끄럽지 않기를 바란다. 총회와 총신이 잘 풀려 전국교회가 하나되어 총신을 살리는 일에 함께 매진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김종희 목사(헌법자문위원장. 정치부장역임. 성민교회)


2021-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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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 칼럼 - 총신 재단이사장 선출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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