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5-2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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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기술은 천재적 창의력을 가진 누군가가 하룻밤 새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희미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첫 번째 개념설계를 만든다. 그리고 그 반응을 보고 경로를 수정하고 조금 더 달라진 두 번째 버전을 만들어가는 끈질긴 개선의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다. 이 과정 중에 흔하디흔한 시행착오와 좌절은 종교개혁처럼 표준으로 가는 ‘서사적 궤적(軌跡)’의 일부일 뿐 결코 실패가 아니다. 이 치열한 도전적 시행착오의 축적이 산업의 표준으로 등장하는 혁신적 기술의 비밀이다.
  
자율주행차의 개념은 1939년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처음 등장한 후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발전에 기대어 보일 듯 말 듯 조금씩 발전했다. 2004년 미국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모하비 사막의 240㎞를 달리는 자율주행챌린지 대회를 개최하면서 기술경쟁에 불이 붙기 시작했으나 단 한 팀도 완주하지 못하면서 ‘모하비 사막의 대실패’라는 조롱도 받았다. 그러나 치열한 도전적 시행착오의 축적은 계속되었다. 그 결과 이제 ‘눈치’를 보면서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스페이스X도 2002년 1단 추진체를 회수하자는 황당한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2015년 최초로 재활용에 성공하기까지 무려 13년간 조금씩 다른 모델을 시도하면서 시행착오를 쌓아갔다. 1997년 창업한 넷플릭스 또한 DVD 영화를 대여해주던 비디오 가게 모델에서부터 출발해서 느린 속도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기술로 발전했고, 이제는 인공지능 기반의 오리지널 콘텐츠의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마침내 코로나 위기를 맞이한 전 세계 거실에서 생활의 한 표준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정권의 강압에 굴복한 교회의 대면 예배도 그렇게 될까 우려스럽지만...
 
상황을 극복해 나가려는 것이 지적(知的) 태도다. 이에 굴복해 변명하고 빠져나가는 것은 감정적 태도다. 세상에 존재하는 귀한 것들은 대답의 결과가 아니라 모두 질문의 결과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제조 강국으로 많은 제품을 수출해왔지만, 우리가 처음 만들어 수출한 것은 거의 없었다. 자기만의 궁금증과 호기심 없이 지식을 습득하면 종속적 상황을 못 벗어난다. 대답은 이미 있는 이론과 지식을 기억했다가 전달하는 행위이지만 질문은 자기만의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가 자기만의 황당무계한 생각과 질문을 할 수 있어야 나라의 앞날이 밝다고 본다. 어느 시대에도 자신에게 직면한 문제를 불평한다고 그게 해결된 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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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신역에서 멀지 않은 예수인교회의 민찬기 목사를 총신대와 총신신학원 출신으로 이루어진 총신언론인회(회장 최장일 목사) 회원들(김성윤 지용길 김영배 목사)이 합동으로 인터뷰했다. 2021년 1월 12일 눈 자락이 하얗게 밟히는 오후 1시 30분. 식빵처럼 생긴 창으로 햇살이 들어온다. 민찬기 목사의 8층 사무실 의자에 생긴 노란 토스트 무늬. 그 위에서 아이가 잠들고 몸은 노릇노릇 따뜻해지는 것 같은 햇살이다. 고양이 한 마리, 그리고 또 한 마리가 스푼을 타고 들어온다.
 
점심 후 사향 고양이라는 뜻의 루왁 커피를 대접받았다. 맛과 향기가 그윽하고 민 목사 말대로 혀 밑에 침이 고이기까지 했다. 커피 소개에서 시작된 그의 말은 그의 표정처럼 잔잔하고 막힘이 없었다. 미리 보낸 인터뷰 질문에 대한 답을 간추려 말하고 중간중간 제기된 질문을 아울렀다. 그 내용을 ‘리폼드 투데이’의 최장일 목사가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목회현장 스케치
 
예수인교회를 처음 방문했을 때에 교회보다는 바로 옆 건물인 복지센터의 규모와 다양한 시설에서 민찬기 담임목사의 목회가 한 눈에 보였다. 더군다나 이 복지센터가 우선 성도들을 위한 생활복지 공간으로서 성도들의 활용도가 높은 친교 공간이라는 것에 놀랐다.
성도들이 주일날 예배드린 후에는 의자를 치우고 운동경기장으로 활용하는 체육관 겸용 예배실에서 성도들은 동호인별로 족구 배드민턴 배구 농구 탁구 축구 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을 같이 즐긴다. 월요일에는 교역자들과 함께 족구를 즐긴다고 한다. 복지센터를 실용적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일 외에는 주중에 굳게 닫힌 교회들이 얼마나 많은가? 다만 코로나19가 예수인교회의 역동성을 잠재우고 있어 참으로 아쉬웠다.
“교회가 가야 할 마지막 길은 사회복지”라는 한마디에 민찬기 목사의 목회철학과 리더십이 드러난다.
 
2. 지난번 선거를 치르고 난 소감은 어떠십니까?
 
“3년 전에 합동교단 부총회장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그 때에 비싼 수업료를 내고 얻은 교훈은 “선거는 잔인한 것이더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겨야 하는 선거판은 자칫 목사들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이 선거라는 것”을 배웠다. 특히 러닝메이트 제도나 공개토론회 등이 선거제도에 도입되면 좋을 법도 한데, 아쉽지만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보고 어떤 결과든 그것을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승복하겠다.”
 
3. 교단의 중요하고 시급한 선결 과제는 무엇인가요?
 
“타교단에 비해 리더십이 약하다. 그 이유는 리더십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그래서 리더의 결정권이 제한된다. 은퇴자를 위한 연기금 운용이 제한을 받아서 과감한 투자를 할 수가 없어서 년 수익률이 4% 정도인데, 이는 타 교단에 비해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연기금 운용의 전문화를 통해 노후연금제도를 정착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두 번째는 교회나 노회의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한 신문고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 교회나 노회의 분쟁 해결에 있어서 일방적이거나 편파적인 경우가 많았다. 또 총회 산하 첨예한 문제들에 대한 면담이 필요하다. 사회 법정으로 가지 않도록 화해조정위원회보다는 책임 있는 당사자들이 면담을 통해 들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총회 회관 재건축 문제도 전문성과 과감한 투자로 주차장 문제도 해결하고 활용도를 높여서 수익을 내는 방법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허락된다면 몇 번의 건축 경험을 바탕으로 총회관 재건축에 봉사하고 싶다. 이것이 다시 출마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4. 만일 임원으로 당선된다면 임기 중 꼭 하시고 싶은 일 세 가지는 무엇인가요?
 
“첫째, 총회 및 산하 기관의 효율성을 위한 시스템 개혁(다이어트, 무인시스템)
둘째, 불신 극복을 위한 제도개선
셋째, 수익사업 창출로 목회자 연기금 안정화 등입니다.”
 
5. 우리 교단의 신학 사상의 정체성에 대해 소견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은 칼빈주의 개혁 사상인데, 하나님의 주권을 최상위 가치로 두는 것이다. 이런 개혁 사상은 철저하게 성경에 근거한다는 것이다. 우리 교단은 450년 전 스코틀랜드 장로교 개혁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지구상에서 가장 보수적인 교단이면서도 최대의 장로교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교조주의와 의식주의에 함몰되어서는 곤란하다. 21세기 4차산업 혁명 시대에 걸맞는 변화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신사도 운동의 영향으로 교단의 정체성이 일부 흔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6. 코로나19로 인한 교회들의 변화로 실감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코로나19로 한국교회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실시간 영상예배로 인하여 공간으로서의 교회가 위축되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으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영상 컨텐츠로 인하여 온라인 성도들의 설교 헌팅 내지는 설교 쇼핑이 일어나고, 그들이 집단을 이루어 이동하는 쏠림현상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 예배를 고수하는 성도들이 생길 것이다. 또 작은 교회나 미래자립 교회에 출석하던 성도들이 온라인에서 선호하던 대형교회로 출석하는 부익부 빈익빈 쏠림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다. 그러므로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역시 작은 교회나 미래자립 교회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려움을 당하는 교회들을 살리는 방안은 없다. 한두 번의 일시적인 지원금은 해결책이 아니다. 결국 그러한 교회의 목회자들이 자구책을 마련하는 방법뿐이다. 한국을 선교했던 네비우스 선교정책이 자립이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대형교회들도 자기들의 생존이 우선이기에 다른 교회를 돌볼 여유가 없다. 극도로 개인화된 한국교회의 특성 때문에 교단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각자도생하는 길뿐이라 안타깝다.”
 
7. 평소에 가지고 있는 목회 철학과 여생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35년 동안 한 교회에서 목회를 했다. ‘목회자는 교인이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교인들이 늘어나니까 그때마다 생각이 달라지더라. 목회철학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현실에 맞게 변하고 또 변해야 한다.
우리 교단의 정년제도가 없어지거나 나이가 연장된다 하더라도 본인은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 은퇴 후에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비즈니스이다. 한번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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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무 교회 이름 ‘예수인교회’ 같이 예수의 사람으로 보이는 민찬기 목사의 이런 말이 시냇물같이 내 마음에 흐른다.
 
“한국적 예배 형식, 미국에 없어요. 할머니가 다니던 교회 의자에 앉아서 드리던 예배 형태 지금 한국교회에 남아있습니다.”
 
의자는 자기를 선택한 사람의 개성을 표현해주고 동고동락하는 애물(愛物)이다. “내 방에 놓인 의자에 앉을 때면 친한 친구와 대화하는 것 같다”라고 표현한 시인 릴케(R. M. Rilke)의 말은 이를 잘 대변해준다. 목재는 인류에 더없이 중요한 소재다. 옛날에는 더 그랬다. 각종 기물은 물론 앉을 의자도, 잠을 잘 침상도 살 집도 이동할 수레와 배도 모두 나무로 만들었다. 가공하기 전의 통나무를 박(朴, 樸)이라 한다. ‘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다’라는 뜻의 질박(質朴, 質樸)이라는 단어가 생각날 것이다.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둔 통나무는 별 소용없는 존재다. 그러나 아무리 큰 통나무라도 쪼개 다듬으면 유용하고 멋진 다양한 ‘새로운’ 기물로 재탄생한다.
 
통나무뿐 아니다. 사람의 사고도 관념도 제도도 역사도 총회의 세움이나 소통도 모두 그렇다. 깨트리지 않으면 새로워질 수 없고 새로워지지 않으면 진보도 발전도 성공도 없다. 기존의 것을 모방하고 복제하던 시대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새로움을 창조해야 하는 지금의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물론이고 제105회 세움의 총회(총회장 소강석) 시대도 더욱 그러리라 본다.
 
20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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