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전단.jpg
1.jpg
 
16-11-01D40177-web.jpg
 
2.jpg
 
 3.jpg
 
4.jpg
 
5.jpg
 
6.jpg
 
20161101_200249-web.jpg
 
20161101_222259-web.jpg
 
 20161101_223053-web.jpg
  
PB010773-web.jpg
 
PB010770-web.jpg
 
PB010781-web.jpg
 
 
세계적 성악가 바리톤 고성현
소강석의 “꽃잎과 바람”을 열창
그는 오페라의 바리톤 주역들을
소화해낸 음성으로 감탄
 
“소강석 목사님이 이런 재능을
가지신 줄 몰랐습니다.”
 
한 어깨가 다른 어깨를 내어주는 곳
그곳은 유쾌한 목사 소강석의
시(詩)와 노래에 배인 신앙(信仰)
 
가을과 겨울이 겹쳐지는 이 계절 가장 극적인 풍경은 소강석의 고향 전라북도 남원군이 아니라 전라남도 강진만 해안에 있다. 깊은 숲도 아니고 은행잎 깔린 길섶도 아니라 갯벌에서 가을은 가고 겨울이 온다. 이를테면 가을부터 누런 갈대밭 습지에 겨울철새가 떼 지어 날아드는 장면에서 계절의 순환을 목격한다. 바람이 분다. 억새가 흔들린다. 허한 마음에 쓸쓸한 풍경 하나 지나간다. 돌아보니 윤동주가 시를 짓던 용정이 겹친다. 그리고 국회의원 장관 유명한 목사 등이 앉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층 중앙 맨 앞자리의 소강석 목사 서너 줄 뒤에 김영우가 팔장을 끼고 앉아 있었다.
 
기도해 본 사람은 안다. 소강석 목사처럼 삶이 제 머리로 맨 땅에 머리 박아 넣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흙벽에 걸린 바가지가 제 살 속에 겨울바람을 밀어 넣어 누런 모습을 지키는 겨울. 빈 거리에 눈이 내리고 칼바람이 분다. 기도란 제 자리에서 꿈쩍할 수 없는 하나님의 요지부동한 명령을 듣는 자리이다. 그래서 기도할 때마다 적막한 세상으로 유배된 죄인처럼 앞산 봉우리 잔설 같은 하나님의 음성에도 마음에 불이 붙는다. 마음속으로 잔잔히 흐르는 그 음성 쫓으면서도 마음은 가끔 세상을 기웃거리다 돌아오곤 한다. 제 몸의 남은 숨으로 목숨을 견뎌야 하는 이 겨울 날마다 몸은 건조하지만 마음은 또 봄이다.
 
예술의전당은 아직 가을에 머물러 있었다. 채 잎을 떨구지 않은 단풍나무가 우면산 자락에서 예술의전당 근처에 사는 나무답게 조명을 받아 붉게 멋을 부리고 있었다. 돌아서 까치발로 눈을 드니 저 멀리 잘 한 일이 많아도 흔들리는 촛불 앞의 오정현처럼 서초역 사랑의교회가 석양을 받아 금빛으로 가물거렸다. 2016년 11월 1일 오후 8시 소강석 목사의 시에 음표를 매긴 가곡도 선을 보이는 “겨레사랑 2016 한국가곡 페스티벌” 공연을 앞둔 예술의전당 로비와 대기실은 풍요롭고 분주했다. 청중이 가득 찬 콘서트홀 불이 꺼지고 조명이 무대를 밝혔다.
 
1991년 "대중 속에 사랑 받는 정통 오케스트라" 라는 취지 아래 성악가 출신 김혜란 교수 첼리스트 출신 김봉 교수 그리고 60여명의 유능한 연주자들이 모여 처음 연주 활동을 시작해 교향악단 사상 최고 많은 횟수의 정기연주회와 매년 80회 이상의 공연을 하는 국내 최고의 정통교향악단으로 성장한 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자리 잡았다. 지휘자 류형길이 지휘봉을 들고 무대에 섰다. 지휘봉이 움직였다. 선율이 흘렀다. 서울필하모닉의 “겨레사랑 2016 한국가곡 페스티벌” 공연 첫 곡은 북한의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이었다. 우리에게는 1970년대 말 이 곡이 알려진 곡이다. 스포츠를 통해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고자 할 때 정치적인 이유로 양쪽 국가를 사용하기 어렵다하여 대신에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을 쓰자며 북쪽에서 들고 나와 낯설지 않은 음악이다.
 
“아리랑 환상곡”은 최성환이 1976년 작곡해 북한에서 가장 널리 연주되는 관현악곡의 대표작이다. 풍부하고 민족적인 선율을 가진 이 곡은 기존의 민요 아리랑 선율의 주제부와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주제부를 섞어가며 풍물패가 풍악 놀이하듯 흥겹게 곡을 전개한다. 고요한 나라의 아침 정경을 묘사하듯 섬세한 하프의 선율로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아리랑 환상곡”은 여러 악기를 통해 전통 아리랑의 다양한 가락을 선보이면서 그 끝을 맺는다. 참으로 애절하지만 아름다운 여운이 깃든 끝이다. 긴 박수가 이어졌다.
 
KBS 아나운서 한상권(역사스페셜)과 정지원(연예가중계)이 사회자로 무대 왼쪽에 섰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우리 민족의 영혼과도 같은 곡입니다. 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아리랑 환상곡 연주로 오늘 음악회 첫 문을 열었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겨레사랑 2016 한국가곡 페스티벌 사회를 맡은 KBS 아나운서 한상권입니다.”

“KBS 아나운서 정지원입니다. 반갑습니다. (박수) 네. 깊어가는 가을이구요. 날씨도 꽤 쌀쌀해졌습니다. 오늘이 11월의 첫 날이더군요. 여러분과 함께 이 자리에 서게 돼서 진심으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사단법인 한민족평화나눔재단과 새에덴교회 공동주최로 열리게 되는 오늘의 음악회는 우리의 얼과 우리 역사가 어린 우리 가곡을 통해 나라와 겨레 사랑의 한마음을 일깨우고자 마련한 무대가 되겠습니다. 나라를 잃었던 슬픔 육이오와 같은 참화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평화란 끝까지 지켜내야만 하는 소중한 가치일 것입니다.”

“네. 정말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것처럼 우리 사회가 내부적으로 요즘 소란스럽고 어수선한 나날의 위기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온 국민이 나라사랑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야 할 때 같습니다. 아마 오늘 이 음악회가 우리 사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사랑과 화합의 하모니가 되어 온 국민이 힘을 모을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값없이 주어진 소중한 평화를 이름 없이 쓰러져 갔던 그 누군가의 목숨과 희생 위에 지켜진 것임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음악회 주제 겨레사랑으로 온 국민이 하나 될 수 있는 음악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오신 분들도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오늘 방송은 KBS1 텔레비전 KBS 중계석에서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제 공연을 빨리 소개해 드려야겠죠.”
 
가수 남진이 좀 늦게 소강석 목사 옆자리에 앉는 것이 보였다.
 
“1부는 류형길(새에덴교회 상임지휘자 겸 필 심포니 오케스트라 아티스트) 지휘자께서 수고해 주시고 2부는 김덕기(서울대 음대 작곡과 교수) 지휘자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1부 류형길 지휘로 바리톤 장유상의 “비목”과 “청포도” 소프라노 임지은의 갈대꽃(소강석 시 한지영 곡) 테너 박주옥의 “운동주 추모곡”(소강석 시 소강석 곡) 소프라노 임청화의 상처(소강석 시 소강석 곡) 꽃씨(소강석 시 임긍수 곡) 천사의소리합창단의 십자가(윤동주 시 김대윤 곡) 등이 이어졌다.
 
2부 김덕기 지휘로 테너 이원준의 산노을(유경환 시 박만길 곡) 가을연가(소강석 시 소강석 곡) 바리톤 려현구의 내 마음 강물되어(소강석 시 소강석 곡) 사명의 곡(소강석 시 김석균 곡) 바리톤 고성현의 청산에 살리라(김연준 시 김연준 곡) 꽃잎과 바람(소강석 시 소강석 곡) 소프라노 김영이의 꽃구름 속에(박두진 작사 이흥렬 곡) 그리운 금강산(한상억 작사 최영섭 곡) 출연자 전체의 함께 걸어요(소강석 시 소강석 곡) 등이 이어졌다.
 
특별히 서양 오페라에서 동양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로베르토 알라냐와 쿠라 등 세계적 성악가들과 어깨에 나란히 하는 바리톤 고성현(한양대 교수)이 그의 애창곡 “청산에 살리라”에 이어 소강석 목사의 작시 작곡 “꽃잎과 바람”을 악보를 보며 열창했다. 그런 뒤 그는 세계무대의 오페라 ‘리골레토’ ‘아이다’ ‘나부코’ ‘오텔로’ 등의 바리톤 주역들을 소화해낸 음성으로 오페라 가사를 읊조리듯 감탄을 자아냈다.
 
“소강석 목사님이 이런 재능을 가지신 줄 몰랐습니다.”
 
꽃잎과 바람 / 소강석
꽃잎은
바람에 흔들려도
바람을 사랑합니다
꽃잎은
찢기고 허리가 구부러져도
바람을 사랑합니다
누구도 손 내밀지 않고
아무도 다가오지 않은 고독의 시간
바람은
꽃잎을 찾아 왔습니다
별들의 이야기를 속삭이고
나뭇잎 노래를 들려주고
애틋이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밤이 깊어도
아침이 밝아도
꽃잎이 모두 저버려도
꽃잎은
바람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바람이 불면 꽃잎이 떨어집니다
 
소강석의 시는 어떤 글이든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과 신앙이 깃들어 있다. 그의 혼신을 다하는 설교처럼. 간간히 객석을 뒤돌아보면 아내의 “어깨너머”로 노래마다 손바닥을 치며 좋아하는 소강석과 넙죽한 얼굴의 남진이 보였다. 어깨너머는 경계(境界)의 자리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넘어가는 자리, 한 사물이 다른 사물을 만나는 접속의 자리. 그러나 “어깨너머”에서 이루어지는 콘서트홀의 모든 모습과 광경은 부드럽고 따뜻하며 은은하고 느리다. 떠난 세계와 떠날 세계가 서로 버티어 맞서지 않는 곳. 한 어깨가 다른 어깨를 내어주는 곳. 그곳은 유쾌한 목사 소강석의 시(詩)와 노래에 배인 신앙(信仰).
 
20161101_223140-web.jpg
 
20161101_222635-web.jpg
 
PB010618-web.jpg
 
PB010714-web.jpg
 
PB010743-web.jpg
 
PB010691-web.jpg
 
PB010583-web.jpg
 
PB010545-web.jpg
 
PB010588-web.jpg
 
PB010755-web.jpg
 
PB010724-web.jpg
 
PB010546-web.jpg
 
20161101_222531-web.jpg
 
20161101_222804-web.jpg
 
20161101_222614-web.jpg
 
20161101_223200-web.jpg
 
2016-11-27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소강석의 시와 노래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