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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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도 없는 한국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세계 2위에 올랐다.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와 멸균 안 한 낙타유 섭취를 삼가라.’ 늘 잠이 덜 깬 표정의 문형표 장관이 거느린 보건복지부에서 내놓은 메르스 예방법 중 하나다. 늘 웃는 사진을 좋아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검찰조사를 받던 피의자 성종안의 메모에 우왕좌왕하는 정부의 위기대처능력은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진정성과 능력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처음엔 병원 공개도 안 하고 마스크도 필요 없다더니만 17일 지나서야 친 동성애자 박원순 시장의 한밤중 닦달에 슬슬 감염자 병원을 공개하고 마스크도 쓰라고 하고. 이제 많은 학교가 휴업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무능한 대통령과 정부가 정보만 틀어쥐고 바이러스를 잡아야 하는데 괴담만 때려잡았다. 

1898년 네덜란드 미생물학자 마루티누스 베이예린크는 담배모자이크병(病)을 연구하면서 세균보다 훨씬 작은 무언가가 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세균을 막는 미세한 여과지로도 걸러지지 않았고 알코올을 넣거나 열을 가해도 소용없었다. 그는 이 정체불명 물체를 '살아 있는 감염성 액체'라고 표현하면서 '바이러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뱀의 독'을 뜻하는 라틴어 단어였다. 

바이러스는 인류 역사에서 숱한 재앙을 일으켰다. 1500년대 초 스페인 정복자들이 옮긴 천연두 바이러스로 중앙아메리카 원주민의 90%가 사망했다. 1918년에 크게 번졌던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서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에볼라 출혈열, 사스, 신종플루에 이르기까지 바이러스로 인한 새로운 전염병 출현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바이러스가 인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해를 끼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들이마시는 산소의 10% 정도는 바이러스의 힘으로 생산된 것이라고 한다. 지구상 모든 생물이 바이러스로부터 진화했고 인간의 유전자에도 바이러스에서 유래한 것이 많다. 미국 과학 저술가 칼 짐머는 "인간은 포유동물과 바이러스의 분리할 수 없는 혼합물"이라고 했다. 바이러스가 기후와 토양을 비롯해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현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도 했다. 지구는 '바이러스 행성'이라는 얘기다.

의학이 발전하고 백신 기술이 발전한 지금도 전염병은 엄청난 공포로 다가온다. 교통이 발전하고 사람들 간의 이동이 급증하며 전염병의 전파속도도 빨라졌기 때문이다. 창과 방패의 전쟁처럼 백신을 넘어 진화하고 변종하는 바이러스는 인류가 가장 두려워하는 종말 시나리오 중 하나다. 

인류와 전염병의 전쟁은 인간이 도시를 만들고 집단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서막이 올랐다. 과거 소규모 집단 내 발병과 달리 급속한 확산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는 첫 전염병은 아테네 역병이다. 대표적 도시국가인 아테네에서는 기원전 430년경 역병이 유행했다.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아테네 역병이 고열, 염증, 구토, 궤양 등의 증상을 수반했으며 살아남더라도 기억상실증 후유증이 심각하다고 서술했다. 당시 4년간 전염병이 돌며 아테네의 인구 1/4이 숨졌다. 역병으로 세력이 약해진 아테네는 스파르타와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패하며 쇠락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도 이 병의 증상을 기록에 남겼다. 아테네 역병은 천연두, 발진티푸스, 탄저병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19세기 대표적 전염병은 결핵이었다. 결핵은 사람의 재채기나 기침에서 나온 미세한 침방울을 통해 사람끼리 전염되는 질병이다. 수년간 사람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병을 일으킨다. 결핵으로 인해 1800년대 초반까지 유럽 인구 전체의 4분의 1이 사망했다.

19세기 후반 루이 파스퇴르가 백신을 발명하고, 20세기 알렉산더 플레밍이 항생제(페니실린)를 발견했다. 이후 탄저균과 결핵, 콜레라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지만 전염병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1910~1911년 사이 중국 만주에서 독감이 발병해 약 6만 명이 사망했다. 1918~19년에는 프랑스에서 주둔하던 미군 병영에서 스페인 독감이 발생해 2000만 명에서 5000만 명이 죽었다. 이 전염병이 스페인 독감으로 불린 것은 스페인에서 시작돼서가 아니라 스페인 신문에 처음 보도됐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에도 스페인 독감이 퍼져 인구의 절반 가량인 740만 명이 감염되었고 14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무오년 독감)되어 있다. 그 밖에도 1968~69년 홍콩 독감으로 전 세계 100만 명이 사망했다.

20세기의 가장 무서운 전염병으로는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가 있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의해 전염되는 에이즈는 1981년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의해 처음 보고된 이후 감염자가 계속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로 사망한 사람은 3600만 명에 이른다. 미국에서만 매년 5만 명의 새로운 에이즈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3500만 명이 이 병에 감염된 채로 살고 있다. HIV로 사망하는 이는 연간 200만 명 이상이다.

전쟁에 나선 군대가 처음 적을 상대로 싸우는 싸움을 서전(緖戰)이라고 부른다. 다른 말로 하자면 초전(初戰)이라거나 개전(開戰)이랄 수 있다. 보통은 맨 앞의 ‘서전’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 편이다. 이 싸움은 매우 중요하다.

이긴 사람에게는 먼저 상대를 물리적, 심리적으로 제압하는 효과가 생긴다. 이른바 기선(機先)을 잡는다는 의미다. 그래서 사람들은 싸움이 도질 때 반드시 선발(先發)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이는 편이다. 그렇다면 처음 붙는 싸움에서 지는 쪽에게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우선 물리적 피해는 상당한 수준일 것이다. 병력 중에서 다치고 심지어는 목숨을 잃는 이가 많이 생긴다. 지니고 있던 화력을 잃거나 적에게 빼앗기기도 한다. 따라서 겉으로 드러나는 피해가 우선 만만치 않다.

그러나 더 심각한 측면은 심리적으로 오그라드는 일이다.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다가 그것은 결국 물을 빨아들이는 솜처럼 점점 커진다. 이를 극복하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아주 긴 시간에 걸쳐 일정한 전기(戰技)를 배우고 또 익히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 두려움을 이겨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전염병 메르스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만큼 그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이라 하지 않는가. 메르스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자.

첫째, 메르스는 신종 바이러스인가. 그렇지 않다. 20년 전의 낙타 혈액에서도,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낙타의 75%에도 항체가 발견됐다. 사우디인 1만 명 중 15명에게도 항체가 검출됐다(메르스에 걸린 적 있다는 뜻). 낙타 도살장 인부들의 항체 검출 빈도는 평균보다 23배나 높았다. 그동안 많은 사우디인들이 메르스에 걸렸지만 단순 감기로 알고 넘어간 것이다. 

둘째, 정말 치명적일까. 그렇지 않다. 낙타에게 치명적인 메르스였다면 낙타는 벌써 멸종됐을 것이다. 문제는 메르스가 사람에게 전파되면 하(下)기도, 즉 기관지와 폐 깊숙이 파고들어 중증호흡기 증상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어떻게 낙타에서 인간으로 전파됐는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면역력이 엄청 떨어지거나 심각한 중병의 기저질환자를 제외하면 치사율 40%는 과장된 수치다. 

셋째, 쉽게 전염되나. 그렇지 않다. WHO는 메르스를 ‘낮은 전염성, 위험한 질환’으로 공식 분류한다. 네이처와 사이언스도 “인간끼리 전파는 매우 힘들다”고 보도했다. 잠복기에는 전염이 안 되고, 바이러스가 폐 깊숙이 서식하기에 잘 튀어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웃사촌인 사스 바이러스도 폐에 공기를 불어넣는 인공 삽관 과정에서 확산됐다. 메르스는 병원 내 감염이 75%나 되고, 여전히 전염경로도 ‘밀접 접촉’이란 게 공인된 학설이다. 

넷째, 공기로 전파될까. 그렇지 않다. 국제 의학계는 비말(飛沫=침방울) 전파라는 공식 견해를 지지한다. 다만 재채기를 통한 미세 에어로졸로 전염될지 모른다는 소수 의견도 있다. 메르스는 충분히 연구되지 못한 병이다. 그러나 유전자 분석에서 바이러스 변이는 없음이 확인됐다. 사이언스도 “주로 병원에서 폐에 있는 바이러스가 튀어나올 만큼 심각한 기침을 해야 비말로 전파된다”며 공기 전염을 부정하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다섯 째, 왜 백신이 없나.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전염력이 강해 큰 시장이 형성됐다면 벌써 백신이 나왔을 것이다. 치명적인 에볼라 백신이 여태 안 나온 것도 같은 이유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비누칠만 해도 껍질이 벗겨져 죽고, 마스크만 써도 안전하다는 게 CDC(Center for Disease Control:미국의 질병통제센터)의 공식 입장이다.

전 세계에서 한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는 WHO 2010년 기준으로 124만 명이고,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는 연간 600만 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 1일 평균 교통사고가 590건에 사망자가 13. 9명에 부상자가 900명이다. 지금 메르스가 우리 사회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지만 그 피해는 교통사고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우리가 교통사고나 흡연의 피해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듯 메르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태도를 지녀야 할 것이다. 성경은 말씀한다. 

시온의 딸아 노래할찌어다 이스라엘아 기쁘게 부를찌어다 예루살렘 딸아 전심으로 기뻐하며 즐거워할찌어다 여호와가 너의 형벌을 제하였고 너의 원수를 쫓아내었으며 이스라엘 왕 여호와가 너의 중에 있으니 네가 다시는 화를 당할까 두려워하지 아니할 것이라 그 날에 사람이 예루살렘에게 이르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시온아 네 손을 늘어뜨리지 말라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시라 그가 너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인하여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리라 스바냐 3:14-17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날 괴로움은 그 날에 족하니라마 6:34 

201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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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과 믿음의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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