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3(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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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Bible malmesbury arp 

정경과 외경

영지주의자들은 예수님과 사도들의 비밀 가르침들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는 책들을 썼다. 교회는 불가피하게 어떤 책을 받아들여야 되고 어떤 책을 받아들이지 말아야 되는지를 말해야만 했다. 언행의 일치가 없고 그악스런 영지주의자들이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던 시절에는 아직 신약성경이 없었다. 신약의 책들이 기록되긴 했지만 이런 책들은 참된 가르침으로 받아들여야 된다는 입장 표명을 교회가 하지 않고 있었다.

차츰 일반교회는 정경(Canon)으로 받아들여야 될 책들과 정경에서 제외 시켜야 될 책들을 결정했다. ‘정경’(Canon)이라는 말은 사물을 똑바로 재는 잣대를 의미한다. 어떤 책이 정경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면 그 책은 잣대에 어떤 표시가 새겨진 것과 같게 되었다.

먼저 바울의 서신들이 정경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다음에 네 복음서들과 사도행전이 받아들여졌다. 지금의 신약성서의 다른 기록들은 정경 안에 자리를 하나 차지하는데 지금의 어디 당회장 자리 하나 맡는 것만큼이나 더뎠다. 그래서 요한복음 같은 기록조차도 한바탕 싸움을 치루고서야 정경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요한계시록, 히브리서, 베드로후서, 유다서, 야고보서 및 요한이서와 삼서 등도 정경 안에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분당 아파트 당첨만큼이나 어려움을 겪은 뒤에 한 칸을 차지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성경들이 정경이라는 잣대에 어떤 표시를 새길 수 있기까지는 아주 점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온갖 어려움을 겪고 난 뒤 비로소 4세기에 이르러서야 정경 안에 마련된 신약성서들의 주택마련이 마무리되었다. 성령께서 교회와 협력하여 성서들의 보금자리인 정경을 완성하는데 수백 년을 두고 역사하신 셈이었다.

참으로 순수한 하나님의 말씀을 찾아내기 위한 걸러냄의 역사였다. 인간의 어떤 발견이 이만한 노력을 끈질기게 기울일 수 있었겠는가. 하나님이신 성령께서는 결코 서두르시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교회의 일들에 얼마나 서두르고들 하는지. 성령께서 수백 년에 걸쳐 걸러내어 확정하신 그 말씀을 전하는데 우리는 얼마나 소홀하고 급한지...

그리스도교 미술에서 네 복음서들은 구약성서의 에스겔 선지자가 본 환상에서 나타났던 천국 생물들로 표현되었다. 에스겔 선지자가 신비한 환상 가운데 본 한 얼굴은 소의 형상이었고 나머지 한 얼굴은 사람의 형상이었다.

이 형상들이 복음서들의 저자들이라고 하는 네 전도자들의 상징들이 되었다. 즉 사자는 마가의 상징이고 독수리는 요한의 상징이고 소는 누가의 상징이고 그리고 사람은 마태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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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탄 모하메드 2 세의 외경 서신, Apocryph

정경 안에 어렵사리 주택을 마련하지 못한 책들을 외경(Apocrypha)이라고 한다. 시쳇말로 무주택자들인 이 외경의 기록들은 상상이라는 물레를 돌려 이야기들을 자아냈다. 이것들은 신약성서에 생략되어 있거나 단순히 암시 정도만 되어 있는 예수님의 생애와 사도들의 인생이 궁금해 성이 차지 않는 부분들을 메우려고 무진 애를 썼다.
 

일례로 외경은 예수님의 어머니와 심지어 할머니에 대해서까지도 고주알미주알 이야기한다. 또 예수님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도 주절거린다. 어떻게 소년 예수님께서 진흙으로 새를 만드셨으며 손뼉을 딱딱 치시자 날개를 퍼득이며 날아갔는지를 너스레 떤다. 신명이 난 부흥사의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처럼...

2020-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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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의 이야기 세계 교회사 20_ 정경과 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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