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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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ele Licinia Amias Terme
 

새로운 인종

싱그러운 여름이다. 이 여름에 장대비가 억세고 모질게 내릴지라도 초목들의 짙푸르름과 쑥쑥 자라남은 은빛 잉어가 없어지는 것처럼 곤두박질치는 폭포를 거슬러 솟구치는 그 모습을 닮는다.

BC 753년에 티베르강이 낮게 흐르는 여울 위 언덕에 옹기종기 세워진 촌락으로 출발했던 로마가 이제는 제국이 되었다. BC 27년에 옥타비안이 오랜 세월에 걸친 내란을 평정하고 로마의 진정한 최초의 황제가 됐을 때 로마는 이제 모든 것이 무르익는 여름에 비교될 수 있었다. 가이사 아구스도가 된 옥타비안이 다스리게 된 로마제국은 거대하고 강력했다.

근 3백 년에 걸친 로마의 평화를 만끽하기 위하여 로마인들은 7백 년이 넘는 엄청난 세월을 외부로부터의 침략에 시달리고 자신들의 영토 확장 전쟁에 참전하고 권력투쟁에 얽힌 내란에 부대껴야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제 로마는 주전 1세기 말과 주후 1세기 말에 알려진 세계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우리의 주님되시는 예수님도 가이사 아구스도가 로마제국을 호령하던 BC 4년에 태어나셨다.

옥타비안의 치하에서 어림하여 1억에 이르는 로마인들은 실질적인 이익과 혜택을 전쟁만큼이나 신물나게 누릴 수 있었다. 이때부터 확립된 로마의 평화는 간혹 짧은 단절을 제외하곤 거의 3세기 동안 지속되었다. 싸움이 일어났다면 그것은 로마제국에서 멀리 떨어진 변경지역에서 일어난 것이었고 일반 민중들은 그러한 전쟁을 모르거나 아예 무시해 버렸다.

무엇보다도 주로 군사적인 목적을 위하여 건설되긴 했을지라도 로마제국 전역에 거미줄처럼 잘 짜여진 도로망은 모든 사람들에게 많은 유익을 안겨 주었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복음의 전파를 널리 전하는데 이 도로망이야말로 엄청난 편의를 제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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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nne RomanTemple
프랑스 비엔에 위치한 아우구스투스와 리비아의 신전 

로마인들은 그들의 황제를 숭배했고 황제를 위한 제단에서 분향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것을 거부했다. 로마인들은 군인들로 봉직하면서 야만인들에 대항해 제국을 수호했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통해 원수를 사랑하라고 가르침을 받았다. 그런 이유 때문에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은 그리스도인들의 군대 복무를 찬성하지 않았다.
 

로마 사회에서는 일반적인 많은 다른 일들도 그리스도인들은 행하지를 않았다. 처음에 로마인들은 그리스도교를 유대교의 한 분파쯤이거나 그 당시의 이런저런 종교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를 따르는 신자들의 수가 날이 다르게 늘어가고 그리스도인들의 남다른 신앙생활의 습관에 그것이 전혀 새로운 하나의 종교임을 로마인들이 발견하게 되었다. 로마인의 관점에서 볼 때 그리스도교는 로마 사회의 틀과 알맹이를 깨뜨리는 아주 위험스러운 종교였다.

그리스도인들은 세계의 모든 인종들로 구성되었다. 또 한 그들은 신분의 귀천이 없이 서로를 형제요, 자매라고 부르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서로에게 나타내고 어려운 이웃에게도 사랑을 베풀었다.

콰드라투스(Quadraatus)는 로마인들에게 그리스도인들은 “새로운 인종”이라고 소개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기존의 세상 사람들이나 기존의 종교인들과 비교하면 전혀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리스도인들은 기존의 인종과 전혀 다른 이 땅에 새로 생겨난 인종으로 생각할 때만이 이해가 될 수 있는 대상들이었다. 이제 이 새로운 인종들 앞에는 무서운 시련이 눈을 번득이며 기다리고 있었다.

202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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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의 이야기 세계 교회사 9_ 새로운 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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