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Ksenophontov_noah.jpg
 Ksenophontov_noah

노아의 장자 누구

9:18 방주에서 나온 노아의 아들들은 셈과 함과 야벳이며 함은 가나안의 아비라 19 노아의 이 세 아들로 좇아 백성이 온 땅에 퍼지니라 창 9:18-19

노아의 장자가 누구인지를 알아보기 전에 성경 번역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영어 성경과 달리 우리 한글 개역성경과 한글 개정성경에서 바로 이 문제에 대한 번역 오류를 발생했기 때문이다.

번역을 뜻하는 영어 낱말 translation는 라틴어 translatio에서 따온 말로서 ‘전달하다’ 내지는 ‘보내주다’의 뜻을 지닌다. 번역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직역(Formal Equivalence)과 의역(Dynamic equivalence)이 있다. 직역은 문자적인 해석인 반면 의역은 의미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원문의 번역 성경은 대체로 직역을 따른다.

서구 사회에서 기록된 최초 번역의 예는 구약성서가 그리스어로 3세기에 번역되기부터다. 70인역(Septuagint)으로 알려진 성경의 번역은 알렉산드리아에서 번역을 명받은 70명(어떤 문서는 72명)의 번역을 가리키는데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모든 70개의 번역본은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번역자이자 성경을 라틴어로 옮긴 히에로니무스( Eusebius Sophronius Hieronymus, 347년 - 420년 9월 30일)는 번역의 수호성인으로 불린다. 수세기 동안 로마가톨릭은 초기 휩싸였던 번역본에 대한 논쟁 와중에도 그의 번역본을 사용했다. 불가타로 불리는 초기의 번역된 성경이 히에로니무스가 번역한 것이다.

종교개혁과 동시대에 해당하는 시기로 넘어가면 성경 번역은 각기의 유럽 언어로 번역되기 시작한다. 이 시기는 서방의 기독교가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의 분리가 진행되면서 각기의 교파에서 번역한 중요한 구절과 단어에 대한 번역본에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종교와 문화, 언어가 지닌 각기의 특질이 문화적인 맥락으로 반영되면서 마르틴 루터에 의해 독일어판 성경이 탄생하고 킹 제임스의 번역이 영어로 완성되기에 이른다.

오역의 유명한 예는 히브리어에서 찾아볼 수 있다. 히브리어 keren은 ‘뿔’의 뜻을 비롯해 여러 가지 뜻이 있고 문맥상으로는 빛줄기로 볼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수 세기 동안 예술가들은 모세를 그릴 때 이마에서 뿔이 나오는 듯한 형상으로 그렸는데 대표적인 예가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부 반유대주의를 표방했던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묘사를 유대인에 대한 증오를 증폭하는 용도로 악용했다. 유대인이 악마의 뿔을 단 자들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까지 폈다. 또 다른 유명한 오역으로 낙타와 바늘구멍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초기 성서 번역자 중 누군가가 밧줄이라는 그리스어 kamilos를 낙타를 뜻하는 kamelos로 오역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설은 아니다.

성경 번역(聖經飜譯)은 원본이 히브리어 아람어와 코이네 그리스어로 쓰인 성경을 수많은 언어로 번역하는 일 또는 그렇게 번역된 책을 의미한다. 초기의 번역은 히브리어 성경을 코이네 그리스어로 옮긴 기독교의 구약성경인 70인 역 성경으로, 나중에 교회의 구약성경의 공인 본문이 되었고, 신약성경은 고대 그리스어인 코이네 그리스어로 작성되었다. 서방교회에서 13세기 이후에 널리 사용한 히에로니무스(348-420)의 라틴어 불가타(새 라틴어 성경)는 유대교의 정경에서 보존된 구약성경의 히브리어 본문에 그리고 신약은 코이네그리스어 본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성경은 여러 지역으로 전파되며 지역별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다. 2013년 9월 기준으로 적어도 2,800개 언어로 성경이 번역되었는데, 신구약 전체 성경은 518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신약만 번역된 언어는 1275개, 혹은 부분만 번역된 부분 성경은 1005개 언어이다.

중세시대 로마가톨릭교회에서는 성경을 금서로 지정하여 일반인들이 읽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영국의 윌리엄 틴들(William Tyndale 1494년~1536년)은 로마가톨릭교회의 박해와 체포 위협 속에서도 유럽 대륙을 떠돌며 라틴어가 아니라 히브리어와 그리스어 원전에 의한 번역작업을 계속해 1526년 영어 신약 성서를 완성하고 독일에서 인쇄해 영국으로 보냈다. 존 위클리프에게 영향을 받아 영어로 성경을 번역한 사람이다. 그는 영어 번역을 위해 독일로 건너가 비밀리에 번역작업을 했으며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단어를 만들기도 했다. 성경을 번역한 죄로 체포되어 1536년 10월 6일 화형을 당했다. 킹 제임스 성경 영어판의 70%가 틴들의 성경에 근거한다. 그의 성서는 제임스 1세의 킹 제임스 성경으로 다시 태어난다. 제임스 1세는 47명의 학자들을 동원하여 위클리프의 필사본 성서 윌리엄 틴들의 성서, ‘대성서’ ‘제네바 성서’ ‘비숍 성서’ 등을 종합적으로 참조하여 최고의 영어 번역 성서를 출판했다. 이것이 오늘날까지 내려오는 킹 제임스 성경이다.

제임스 1세(James I 1566년 6월 19일 ~ 1625년 3월 27일)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왕국의 왕이다. 모친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 1세의 뒤를 이어 스코틀랜드의 군주 제임스 6세(스코트어: James VI)로 즉위하였으며 후에 잉글랜드 여왕 엘리자베스 1세의 종손 자격으로 그녀의 뒤를 이어 잉글랜드 왕 제임스 1세로 즉위하였다. 제임스 1세는 영국 국왕에 오른 이후 의회를 해산시키고 청교도에게 영국 성공회로 개종할 것을 강요하는 등 독재 정치를 폈다. 이에 1620년 청교도들은 박해를 피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자유를 찾기 위해 북아메리카 신대륙으로 떠나 그곳을 퓨리턴이라고 불렀다. 정치에는 무능했던 제임스 1세가 발간한 킹 제임스 성경의 서문에는 아주 감동적인 번역의 정의(定義)가 서술되어 있다.
 
“번역은 빛이 들어오도록 창문을 열어주고 성스러운 땅이 보이도록 장막을 걷어주고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우물 덮개를 치워주는 것이다”

1810년 선교사 마르시만이 마태오의 복음서를 중국어로 번역하였다. 1822년 구약성경·신약성경이 합동으로 간행되었다.

최초 한국어 성경 구절의 번역은 포르투갈 출신 예수회 선교사 디아즈(Diaz, 1574-1659) 신부가 1636년 북경에서 간행한 주일복음 해설서인 ‘성경직해(聖經直解)’와 프랑스 출신 예수회 선교사 마이야(De Mailla, 1669-1748) 신부가 1740년에 펴낸 주일복음 묵상서 ‘성경광익(聖經廣益)’을 통합-발췌하여 역관 최창현이 번역한 ‘성경직해광익(聖經直解廣益, 1784)’이다. 그러나 이 책은 4복음서에서 성경 구절을 발췌하고 그 해석이 붙어 있는 것이며 전체 복음서의 1/3의 분량 밖에는 없어 엄밀한 의미의 온전한 성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책은 1892년부터 5년에 걸쳐 천주교 조선 교구에서 ‘성경직해’라는 이름으로 정리되어 9권으로 재발행되었다.

온전한 의미의 최초 한글 성경은 1882년에 만주에서 스코틀랜드 선교사 존 로스와 매킨타이어에게서 한문 성경을 전수받은 서상륜, 백홍준 등이 이를 한국어로로 번역함으로써 나온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이다. 이후 1885년에는 마가의 ‘전복음셔언해’가 일본에서 개신교 목사에게 세례를 받음으로써 기독교인이 된 이수정을 중심으로 번역되었는데 조선에서 활동한 개신교 선교사들은 이수정이 번역한 성경을 참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성경전서인 대한성서공회에서 번역하여 1900년에 출간된 신약전서와 1911년에 출간된 구약전서를 합쳐 ‘구역성경전서’라고 한다. 히브리어 구약성경과 헬라어 신약성경을 참조하고 당시 중국어 성경과 영어 성경을 번역 문헌으로 삼아 번역하였다. 이 시기까지는 주로 중국 한자어에 익숙한 한국의 학자들과 영어에 익숙한 선교사들이 나뉘어 각자 다른 방법으로 한글 성경을 번역하였다고 한다.

1911년 번역된 구역을 개정하여 1936년에 출간된 구약성경과 1938년에 출간된 신약성경을 합쳐 ‘성경전서 개역’이라고 한다. 개정작업은 문어체 번역의 개정보다는 바뀐 한글 맞춤법을 따르는 데 큰 비중을 두었다. 성경전서 개역판의 번역을 일부 수정하고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맞춰 한 번 더 개정한 것이 현재의 ‘개역한글판(1961년) 성경’이다. 대부분의 개신교 교회에서 거의 모든 교단이 공인한 표준 성경이었다. 그 후 ‘표준새번역’이 등장했고, ‘개역한글판’을 개정한 ‘개역개정판’이 등장하여 지금은 다양한 공인 성경이 존재한다. 이들 중 어떤 것을 예배에 쓸 것인지는 교단과 교회별로 선택한다.

1938년에 발행된 개역을 바탕으로 문체는 그대로 두고 원전과 비교하여 몇 가지 단어 상의 문제에 대한 수정을 거친 역본. 각종 교단에서 인준했으나 어색하다는 이유로 널리 쓰이지 못 한때도 있었지만 ‘개역한글판 성경’의 저작권 만료 기간이 도래함에 따라 2007년부터 점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일부 장로교 교단(한국 기독교 장로회, 대한 예수교 장로회 내 대다수 교단), 기독교 대한 복음교회, 기독교 한국 루터회, 기독교 대한 감리회 등에서 표준 성경으로 인정하고 있다. 대한성서공회와 각종 교단 간의 결의로 인해 새로 고친 번역에 대해 한 교단이라도 특정 구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경우 다음 개정 시에 ‘개역한글판’의 내용으로 다시 돌아가는 특징이 있다. 총 4차 개정(현재의 최신판은 2006년 5월 개정되었다.)을 거쳤고 개신교 종파에 따라 일부 다른 단어(예: 세례/침례)를 가진 성경을 보급하고 있다. 이제 노아의 장자가 누구인지를 ‘개역성경’과 ‘킹 제임스 성경’을 비교해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창 9:18-19 노아의 아들들은 셈과 함과 야벳
the sons of Noah... Shem and Ham and Japheth

성경에서 노아의 세 아들은 항상 셈, 야벳, 함, 순서로 언급이 된다. 그래서 흔히 셈이 장자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우리 말 번역 개역성경, 개정성경 공히 창세기 10:21을 이렇게 번역하고 있다.

그러나 셈은 에벨 온 자손의 조상이요 야벳의 형이라 그에게도 자녀가 출생하였으니

킹 제임스 영어 성경은 이렇게 번역하고 있다.

Unto Shem also, the father of all the children of Eber, the brother of Japheth the elder, even to him were children born.

이 영어 구절을 다시 직역하면 이렇다.

에벨 온 자손의 조상인 형(the elder) 야벳의 동생(the brother of Japheth) 셈에게도(Unto Shem also), 심지어 그에게도 자녀가 출생하였다.

이상 문맥으로 보면 야벳은 셈의 동생이지 손위의 형이 아니다. 그런데 개역성경과 개정성경이 셈이 야벳의 형이라고 번역하고 있는 것은 형을 뜻하는 영어 the elder를 무시하고 the brother of Japheth을 야벳의 형제도 아니고 brother를 형으로 번역하는 실수를 하게 된다. 그 까닭은 성경에서 노아의 아들 이름이 셈 야벳 함 순서로 거명이 되는 데다 셈이 메시아 혈통의 조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어 성경 주석과 유대교 성경 주석에도 야벳을 형으로 셈을 둘째로 함을 막내로 해석하고 있다. 결론은 셈은 노아의 장자가 아니었다. 야벳이 장자였다. 창세기 9:24에서 ‘노아가 술이 깨어 그 작은 아들(his younger son)이 자기에게 행한 일을 알고’ 말하듯 함이 막내였다.

함은 가나안의 아비 Ham the father of Canaan

이 부연(敷衍) 구절은 실제로 가나안 족속의 시작을 알리고 함이 가나안(Canaan)의 진짜 아버지이고 앞으로 그가 행할 일에 대한 전조(前兆)를 알린다. 그것은 가나안 족속의 부패한 영향으로 이스라엘인에게 끼칠 안 좋은 일들을 상기시켜 준다.

아브람이 그 땅을 통과하여 세겜 땅 모레 상수리나무에 이르니 그 때에 가나안 사람이 그 땅에 거하였더라 창 12:6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나는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라 너희는 그 거하던 애굽 땅의 풍속을 좇지 말며 내가 너희를 인도할 가나안 땅의 풍속과 규례도 행하지 말고 너희는 나의 법도를 좇으며 나의 규례를 지켜 그대로 행하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니라 레 18:1-4

19절. 온 땅에 퍼지니라 the whole earth overspread

본문에서의 땅(earth)은 땅의 인구(population of earth)를 의미한다.


♣ QT 되새김

A 노아의 세 아들 가운데 장자가 누구인가. 당신은 그 사실을 인정하는가(admit).

B 왜 노아의 아들 셈이 성경에서 늘 먼저 언급되는가. 그 사실을 믿는가. 믿음은 말씀에 대한 하나님의 능력과 의지를 믿는 것이다(believe).

C 노아의 세 아들이 언급되면서 막내 함이 가나안의 아비라고 부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당신은 그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는가(consider).

D 당신은 함에 대한 그것을 당신의 생활에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 것인가(do).

큐티주석 280px.jpg
 
2020-03-13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큐티주석34 노아의 장자 누구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