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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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살인

9:3 무릇 산 동물은 너희의 식물이 될찌라 채소 같이 내가 이것을 다 너희에게 주노라 4 그러나 고기를 그 생명 되는 피 채 먹지 말 것이니라 5 내가 반드시 너희 피 곧 너희 생명의 피를 찾으리니 짐승이면 그 짐승에게서 사람이나 사람의 형제면 그에게서 그의 생명을 찾으리라 6 무릇 사람의 피를 흘리면 사람이 그 피를 흘릴 것이니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었음이니라 7 너희는 생육하고 번성하며 땅에 편만하여 그 중에서 번성하라 하셨더라 창 9:3-7

언젠가 역사가 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기록에서 2020년 2월 20일에 있었던 한 해프닝은 작지만 의미심장한 한 줄을 차지할 것이다. 문재인 내외가 봉준호 감독 등 '기생충' 제작진과 배우들을 청와대 오찬에 초청해 영화 속 '짜파구리'를 깜짝 대접하며 희희낙락했던 일이다. 그날은 31번 신천지 확진자가 확인된 지 이틀이 지나고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한 날이었다. 이후 닥쳐온 국가적 재난 사태를 예견할 수는 없었겠지만 이미 드러난 불길한 조짐만으로 이런 행사를 삼가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그 방자한 그 희희낙락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온 나라가 암울한 상황에서 모처럼 국민을 기쁘게 한 문화적 성과를 낸 이들을 흥겹게 축하하는 게 무슨 큰 흠이겠는가. 우리는 장례의 슬픔마저 축제로 승화시키는 민족이다. 문제는 짜파구리였다. 영화 속 짜파구리는 짜장 우동 라면에 고기를 넣어 고급스럽게 만든 요리다. 이는 겉은 대중적이고 평등해 보이지만 속은 귀족적이고 권위적(한밤중 전화 한 통으로 가정부를 시켜 대령)인 부유층의 삶을 꼬집는 영화 기생충의 기호였다. 청와대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스타 셰프를 불러 이 요리를 준비했다고 한다. 영화 속 설정의 충실한 재연이었다. 짜파구리의 영화 속 속내가 무엇이건 이를 먹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한 나라의 대표 지도자가 주재하는 공식 오찬에서 그 영화의 감독에게 해당 메뉴를 제공하는 건 다른 문제다. 문재인은 이날 직접 이 메뉴 소개에 나섰다고 한다. 파티의 하이라이트였던 셈이다. 어안이 벙벙한 이 일은 행사 주최 측이 기생충이라는 영화, 그리고 거기 등장하는 짜파구리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음을 드러낸다. 읽고 쓰는 능력(literacy)의 수준을 드러낸 것이다. 그 능력이 낮은 이들에게 세상사는 천진한 아이들의 세계처럼 단순해진다. 그 함의가 무엇이건 호기심을 자극하는 아이템에 눈길이 꽂힌다. 선과 악 그리고 정의와 부정의가 한 가지 잣대나 가치, 이를테면 외모 말주변 연줄 등으로 엮인 의리로 평가되기 시작한다. 복잡한 인간관계, 옳고 그름에 대한 성숙하고 섬세한 이해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 이런 문장 이해력 관점에서 이 정부의 불가사의했던 많은 일들이 설명된다. 상식을 벗어난 숱한 인사 실패 그리고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가 늘어 경제도 성장하게 된다는 중국 대사 장하성이 주창했다는 소득 주도 성장론 또한 감상적 영화 한 편에 눈물을 흘린 탈원전 정서로 수많은 사람의 실직... 사례는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를 통해 선과 악 그리고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정형화된 구분을 허문다. 영화 장면들은 겉보기에 선하고 순진하지만 차별 의식과 비정함으로 가득한 상위 계층의 행태를 비춘다. 동시에 영화는 이들을 상대로 총회 은급재단 같은 문서 위조와 사기 행각을 서슴지 않고 부자들이 가진 것에 전계헌처럼 무임승차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가난한 자들의 몰염치를 보여준다. 감독은 각종 상을 거머쥔 영화를 통해 말한다.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이 바보들아.’

그런데 그런 가차 없는 봉준호표 응징의 위트가 청와대 식탁에선 빛을 보지 못한 모양이다. 김정숙 여사가 직접 장 봐 요리했다는 돼지목심을 얹은 짜파구리에 말문이 막혔을까. 그래도 7분간 이어졌다는 대통령 찬사에 봉 감독이 내놓은 답변은 달변가 답다.

대통령님 말씀하시는 걸 보면서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 저도 한 스피치 하지만 너무나 조리 있게 또 정연한 논리적인 흐름과 완벽한 어휘의 선택을 하시면서 기승전결로 마무리하시는 걸 보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봉 감독이 감탄한 대통령님의 논리정연한 스피치로 대한민국 국록에 기대 살면서도 직무유기를 일삼는 문재인은 툴툴거리듯 말했다.

기생충이 보여준 사회의식에 깊이 공감한다. 불평등 해소를 최고의 국정 목표로 삼았는데 반대도 많고 성과가 나지 않아 애가 탄다.

그 말에 많은 이들은 기회의 불평등과 과정의 불공정을 온 혀로 보여준 몸을 죽여 인을 이루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이 아니라 혀를 죽여 인을 이루는 살설성인(殺舌成仁)의 조국을 떠올렸다. 로이터통신마저 한국 사회 불평등을 반영한 기생충(parasite)은 조국 스캔들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살설성인 조국 사퇴에 마음의 빚을 졌다며 안타까워한 무념무능 문재인과 한국의 반지하 풍경으로 불평등의 민낯을 세계에 보여준 감독이 한자리에서 웃는 모습을 그 반지하 같은 현장에서 보는 영광을 누렸다면 오싹했을 것이다. 김정숙 여사가 뒤로 넘어지며 목젖이 보일 듯 웃어 제친 오찬 소동 이후 코로나와19는 문재인 덕에 전 세계에 형제국 중국에 이은 코로나 확진자 2위에 오른 한국의 이름을 봉준호의 계급투쟁 서사살인극 같은 반열로 올렸다. 그러나 기생충 팀이 선물한 '눈가리개'를 쓰고 재밌어하는 김정숙의 모습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쇠고기는 느끼할까 봐 돼지고기와 대파를 얹었다는 그 오싹한 살설성인 목소리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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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거장 감독에게 위선과 차별의 아이콘인 짜파구리를 헌정해 충격을 안긴 기괴한 파티가 있은 지도 20여 일이 흘렀다. 그리고 문재인이 끌어들인 코로나바이러스의 시간이었다. 바이러스 원천 차단은 실패로 끝나고 온 국민이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를 지역 감염 위험에 노출되었다. 세월호 참사를 그토록 공격하던 야당 시절 문재인의 재난 감수성이 이전 정부와 다를 게 무엇이냐는 분노 너머 아득하게 쌓여가는 인명과 재산 피해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탄식이다. 하지만 이 위기 상황은 어떻게든 넘겨야 한다는 차가운 인내와 믿음이 이런 감정을 누른다.

영화 속 파티는 끔찍한 칼부림들로 끝을 맺는다. 특히 마지막 분노의 칼끝은 유혈 상황에서조차 빈곤의 냄새에 눈살을 찌푸리며 코를 막는 박 사장(부잣집 아버지)의 가슴에 꽂혔다. 위선의 중심에 대한 기생충 감독의 가차 없는 기생충 응징의 살인이었다. 하나님이 금하신 피흘림의 살인... 성경은 말씀한다.

율법을 좇아 거의 모든 물건이 피로써 정결케 되나니 피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 히 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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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9:3-7 너희 생명의 피 your blood of your lives

1절과 2절의 노아 축복의 두 가지 요소에 이어 셋째 요소와 넷째 요소를 살펴보자.

3절. 축복의 셋째 요소: 무릇 산 동물은 너희의 식물이 될찌라
Every moving thing that liveth shall be meat for you

이것은 홍수로 정화된 땅에서 인간의 생명 유지에 필요한 수단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동물을 식물로 먹지만 한 가지 제한이 따랐다.

4절. 그러나 고기를... 피 채 먹지 말 것이니라
But flesh ... the blood ... shall ye not eat

하나님은 그의 구원받은 백성을 언제나 인도하시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신다. 하나님이 이제 인간에게 동물을 먹는 제재 규약(sanctions)을 주신다. 그것은 동물의 고기는 먹되 피는 먹지 말라는 것이다.

무릇 이스라엘 집 사람이나 그들 중에 우거하는 타국인 중에 어떤 피든지 먹는 자가 있으면 내가 그 피 먹는 사람에게 진노하여 그를 백성 중에서 끊으리니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내가 이 피를 너희에게 주어 단에 뿌려 너희의 생명을 위하여 속하게 하였나니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 레 17:10-11

성경적 개념에서 피는 생명과 동일시된다. 

오직 크게 삼가서 그 피는 먹지 말라 피는 그 생명인즉 네가 그 생명을 고기와 아울러 먹지 못하리니 신 12:23

모든 형태의 생명에는 거룩의 요소(an element of holiness)가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모든 생명의 근원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생명의 근원을 나타내는 피를 먹는 것은 하나님의 권위를 모독하는 것이다.
 
5절. 축복의 넷째 요소: 내가 반드시 너희 피 곧 너희 생명의 피를 찾으리니
surely your blood of your lives will I require

이것은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살인에 대한 형벌 규정이다.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살인자들의 폭력과 범죄를 억제하기 위한 사법권 제도를 하나님의 대리자로 인정하신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이 형벌 규정이 사도 시대에도 취소되지 않았다.

만일 내가 불의를 행하여 무슨 사죄를 범하였으면 죽기를 사양치 아니할 것이나 행 25:11

그는 하나님의 사자가 되어 네게 선을 이루는 자니라 그러나 네가 악을 행하거든 두려워하라 그가 공연히 칼을 가지지 아니하였으니 곧 하나님의 사자가 되어 악을 행하는 자에게 진노하심을 위하여 보응하는 자니라 롬 13:4

그러한 권한이 족장 시대 사회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6절. 무릇 사람의 피를 흘리면...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었음이니라
Whoso sheddeth man's blood... for in the image of God made he man

살인에 대한 가장 무서운 사실은 인간이 지닌 하나님의 형상을 공격하는 행위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실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신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창 1:27

진실은 이 하나님의 형상이 타락으로 손상은 됐지만 상실되지는 않았다(It is true that image has been injured by the fall but it is not lost). 이것이 가난하든 비천하든 모든 인간의 생명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가치를 지니게 만든다.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끔찍한 범죄이다.


♣ QT 되새김

A 노아의 축복 셋째 요소에는 어떤 제한이 따르는가. 당신은 그 사실을 인정하는가(admit).

B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 사실을 믿는가. 믿음은 말씀에 대한 하나님의 능력과 의지를 믿는 것이다(believe).

C 축복의 넷째 요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당신은 그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는가(consider).

D 인간의 피를 흘리게 하는 것은 하나님을 향한 어떤 범죄인가. 당신은 그것을 당신의 생활에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 것인가(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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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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