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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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낙엽은 지고 감은 더욱 붉어 가는데  만일 그 목사를 못 만났더라면 그 시절을 사당동 총신을 팔고 경기도 어딘가로 이사 가려던 총신은 어떻게 됐을까. 그 살벌했던 날, 편을 가른 총대들 함성이 지척에서 들리는 맨 앞 총대석, 교인으로부터 버림받은 총회, 피난 온 이북 세력 중심으로 지키던 헐거운 총회를 그 목사 이영수는 풍선에 띄우듯이 가볍고 어질어질하게 들어올렸다. 황홀한 현기증이었다.
 
1982년 4월 아르헨티나가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를 무력 점령하자 영국은 전시체제로 돌입했다. 예상과 달리 전격적으로 전쟁을 결정한 마거릿 대처 총리는 영국 언론, 특히 세계적인 방송 BBC에 불만이 많았다.
 
영국 해군의 핵잠수함이 어뢰로 아르헨티나의 순양함을 격침해 승조원 323명이 사망하자 BBC는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유가족들을 만나 그들의 슬픔과 고통,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대처는 BBC가 영국의 방송이 아닌 ‘아르헨티나와 영국 사이 중립적인 입장’인 것처럼 보도한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심지어 ‘BBC는 반역자’라고도 했다. 대처는 "왜 BBC는 우리 군대를 ‘우리 군(our force)’이라고 부르지 않고, ‘영국군(British force)’이라고 부르냐"며 묵직한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언론들도 ‘영국군’으로 불렀지만 철의 여인 대처는 유독 BBC에 날을 세웠다. KBS나 기독신문처럼 공영언론이니 일방적으로 영국 정부 편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대처는 한발 더 나아가 물리력 행사에도 나섰다. 집권 여당인 보수당의 언론위원회에 BBC 사장과 이사장을 불러 방송 편성과 내용에 대해 강력하게 압박을 가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대처 메모에 따르면 이때 대처는 핵전쟁 때나 발동하는 긴급조치를 동원, BBC를 공영에서 국영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한다.
 
대처는 만성 적자 상태의 거대 국영기업, 통제 불능의 과다 복지, 불가항력의 노동조합 등 ‘영국병’으로 난파 직전이던 영국을 구해내 명재상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그런 그도 역대 총회장들처럼 언론 길들이기 유혹을 피해가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BBC는 단호하게 저항했다.
 
"우린 영국이 아니고 BBC다(We are not Britain. We are the BBC). 국민의 알 권리에 충실하겠다." 
 
시청자들과 경쟁사인 ITV, 일간지 더타임스 등 언론들도 BBC에 힘을 실어줬다. BBC를 ‘Auntie’라 부르며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Auntie는 이모·고모·숙모라는 뜻으로 그만큼 영국 국민이 BBC를 성원한다는 뜻이었다. 누구도 꺾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대처도 결국 이 같은 저항 앞에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언론 자유는 그것을 지키겠다는 구성원들의 용기와 국민의 지지가 합쳐지면 지킬 수 있다.
 
1987년 1월 15일 중앙일보에 “경찰에서 조사받던 대학생 ‘쇼크사’”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박종철 사건’ 특종 보도였다. 28년 뒤 공개된 취재 경위에 따르면 법조팀 소속 신성호(현 성균관대 교수) 기자는 당시 서울지검 공안4과장(이홍규)으로부터 “경찰, 큰일 났어”라는 말을 듣고 취재를 시작해 기사를 작성했다. 
 
중앙일보를 비롯한 여러 언론이 고문치사 의혹을 제기했지만 정부는 “경찰관이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그 뒤 집요한 언론의 추적으로 경찰의 집단 고문과 정권의 조직적 은폐가 확인될 때까지 관련 보도들에는 ‘오보’ 딱지가 붙어 있었다.
 
기자가 검사를 만나는 게 원천적으로 차단된 상태였다면 그리고 언론사가 총회 기관지처럼 수사기관이 공식적으로 알려주는 것만 기사로 썼다면 잔인한 물고문으로 숨진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생 박종철의 죽음은 끝내 ‘원인 불명의 심장마비’로 기록됐을 것이다.
 
바로 그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운 민주화 투쟁 경력을 자랑하는 이들이 만든 문재인 정부가 1980년대보다 더한 ‘언론 탄압’을 시도하고 있다. 기독신문 외 사설언론들은 사진만 찍고 나가라는 김종준의 임원회처럼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라는 새 훈령을 공개했다. 이 정부의 민주성을 심히 의심케 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이 훈령이 그대로 적용되면 기자는 검사·수사관 등의 검찰 관계자를 일절 접촉할 수 없다. 공보 담당으로 지정된 사람만 만나 그가 알려주는 것만 써야 한다. 전두환 정부 때도 없던 일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와 달리 총회 기관지 기독신문(편집국장 강석근)은 제104회 총회장이 되자 부총회장 때와 달리 위조사문서 및 동행사 혐의가 짙은 총회 은급재단과 그 혐의 방조 기색이 뚜렷한 이사장 김종준, 그리고 전계헌과 더불어 위조사문서 행사 창안 내지 공모 혐의가 짙은 은급재단 이사 겸 은급가입자회 회장 유장춘 등이 대응한 소송에 대해 이런 기사를 10월 15일 내보냈다. 검찰총장 윤석열을 모해하려는 의도가 짙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고소를 당한 한겨례의 기사처럼 최권사 측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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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급재단이 벽제중앙추모공원(이하 납골당)관련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하고 있다. 104회기 은급재단 이사들은 소송에서 이긴 힘을 바탕으로 이번 회기에 납골당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최춘경 씨와 동업자 관계를 청산하는 소송은 물론 10여 년 동안 납골기 판매금 및 관리비를 은급재단에 지급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 형사고발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104회 총회 파회 후 첫 번째 은급재단 이사회 전체회의가 10월 14일 총회회관에서 열렸다. 신임 이사장 김종준 목사는 사전에 총회본부 담당직원에게 납골당 관련 상황과 소송 진행 과정을 보고받은 듯 중요한 안건들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결정했다.
 
현재 은급재단은 3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납골당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승소했다. 패소한 최춘경과 온세교회 김장수가 9월 6일 대법원에 상고(대법원 2019다272046)한 상황이다. 은급재단이 1심과 2심에서 완벽하게 승소했고 현재 최춘경 측에서 판결을 뒤집을 특별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까지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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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급재단 이사들은 재판 상황 보고를 받고, 최종 승소할 때까지 계속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못한 최춘경 관련 안건들을 한꺼번에 처리한 것이다.
 
이사장 김종준 목사는 “은급재단의 납골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오늘 결정한 내용을 104회기에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준 이사장은 은급재단의 진정한 주인인 연금가입자회 임원들도 만났다. 김 이사장과 연금가입자 유장춘 회장과 임원들은 10월 8일 총회회관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김 이사장은 “은급재단의 실질적 주인은 연금가입자들”이라며 “납골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법적 사안을 비롯해 모든 방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연금가입자회 임원들은 “김종준 이사장은 최춘경과 납골당 사업을 청산한 후 총회결의대로 공개입찰을 통해서 매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매우 고무적”이라며 “연금가입자회도 은급재단의 발전을 위해서 신입 회원 확보 및 가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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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말미에 기독신문 광고부 출신 기자 이름을 밝혔다. 박민균
 
박민균이 작성하고 기독신문 편집국장 강석근이 게재 허락한 위의 기사는 2017년 김선규 이사장 주재 이사회를 전혀 취재하지 않거나 회의록을 무시한 것이다. 게다가 최권사 측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허위사실로 당시 은급재단 이사장 김선규 총회장과 계약금을 내고 정당한 계약을 체결한 최권사 측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세종 때 편찬한 ‘고려사’ 열전에 ‘간신’ 편이 있다. 그 서문에서 임금의 책임을 분명히 밝힌다.
 
"세상에 일찍이 간신이 없었던 적이 없지만 오직 임금이 눈 밝음[明]으로 밝게 찾아내고[照] 잘 제어해[馭] 바른길로 갈 때에만 그들이 간신술을 부릴 수 없었다. 만약에 임금이 일단 그들의 술책에 빠지면 왕왕 나라는 위태로워지고 임금은 자신을 망치게 된다."
 
21세기 민주화됐다는 이 대명천지에 느닷없이 웬 ‘간신’ 타령인가 하겠지만 문재인 정부 2년 만에 스멀스멀 이 나라 공직은 보수냐, 진보냐 보다 충신이냐, 간신이냐의 문제로 흙탕물처럼 됐기 때문이다.
 
간신이란 누구인가. 사적인 이익을 위해 공적인 지위와 권위를 오용·남용·악용하는 자다. 그중에서도 임금의 지위와 권력까지 자신의 사적인 욕심을 위해 마음대로 들었다 놨다 한다면 큰 간신, 즉 대간(大奸)이다. 다행히 총회 유리창 김선규 총회장처럼 지도자가 눈 밝아져 간신들이 모두 숨죽이게 되는 순간 곧바로 마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전계헌 이후의 총회처럼 계속 될 것이다.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데 지도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측근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지금 우리 저잣거리에선 기업들과 상인, 서민들이 못 살겠다고 난리다. 귀를 조금만 열어도 하늘을 찌르는 그 원성을 쉽게 들을 수 있으리라. 그런데도 김종준처럼 문재인의 입에선 경제가 좋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18년 적폐를 해소한 제101회 유리창 총회장 김선규 목사의 업적을 모해하고 모독하는 이후 총회 사정도 문재인 정부와 같은 그 지경이다. 이는 총회장의 책임인가, 간신들의 농간인가. 전계헌 이후 총회장 측근 간신들이 누구인가. 총회 구조조정에도 살아남은 자리보존의 달인 박상범인가. 유장춘인가. 김성태와 육수복인가. 짠돌이 김종준이 거금 들여 책 팔아준 소재열인가.
 
어쨌든 진실을 추구해야 할 저널리즘의 본분을 망각하고 소강석의 전폭적 후원도 덥석덥석 받는 총회 기관지 기독신문이 간신처럼 군다면 작전에 목매는 쓰레기 언론 신세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사실관계 확인 없이 편파적인 거짓 기사를 계속 내보낸다면 신뢰 상실은 물론 혹독한 민형사상의 사법적 시련을 치러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계속 거짓을 추구하고 호도하고 저지른 총회 관계자들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명품가방 출연자 전계헌처럼 벌금과 실형의 위기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맞이하게 될 것이다.
 
2019-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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