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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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장대비에 지고 새 소리도 자욱이 나래를 접은 나뭇가지 우듬지에 걸린 찬란한 여름. 거기서 비 냄새 섞인 바람을 타고 엽서가 날아왔다. 가로등 밑에 쪼그리고 앉아 님 보듯 읽으면 그리움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더위처럼 스멀거린다. 활기 잃은 사랑은 위기의 순간 대화에서 다시 시작된다.
 
투우의 클라이맥스는 투우사가 물레타(막대에 매단 붉은 천)로 소를 농락하다가 소의 급소에 검을 찔러 넣는 순간이다. 가공할 뿔을 휘두르는 흥분 상태의 소에게 다가가 일격을 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때 얼마나 침착하고 우아하게 소의 급소에 검을 꽂아 절명(絶命)시키느냐가 투우사 기량의 척도가 된다. 이처럼 투우사가 소와 일대일로 맞서 담력과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순간이 바로 진실의 순간이다. 영광의 순간이 될 수도 있지만, 치명상을 감수해야 하는 '위기의 순간'이라는 의미가 본래 뜻에 내포되어 있다.
 
누구든 진실의 순간은 가급적 맞이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듯 불확실성은 줄이고 위험 요소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베트남의 전쟁 영웅 보응우옌잡(武元甲)은 자신의 불패 철학을 '3불(不) 전략'으로 요약했다.
 
적이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고
적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고
적이 생각하는 방법으로 싸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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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전계헌)가 제104회 총회 상비부장과 공천위원장 등의 입후보 접수를 마감했다. 선관위는 8월 1일 총회회관 4층 임원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었다. 선관위 회의가 열리기 전 3층에 들렀더니 선관위원 신규식 목사가 3층 사무국에서 전계헌 목사 이름으로 발행된 윤익세 목사 안수증명서 발급 경위를 따지고 있었다. 이제 선거 일정에 대한 선관위 결정에 따라 50일 간의 선거운동이 시작될 것이다. 그런데 목사 부총회장 후보 소강석 목사가 목사 부총회장 후보 선거 사상 초유의 단독 후보로 확정됐다. 그 바람에 총회를 몰아치던 큰 바람은 저절로 소멸되어 버리고 그나마 경선 대상이 되어 작은 바람을 일으키는 임원 후보와 상비부장 후보가 있다.
 
장로 부총회장 윤선율 장로 vs 임영식 장로
부서기 김한성 목사 vs 이종철 목사
부회계 박석만 장로 vs 임종환 장로
전도부장 이형만 목사 vs 김호겸 목사
고시부장 강재식 목사 vs 하재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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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임원과 상비부 선거처럼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 굳이 진실의 순간을 마다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든 기량 있는 투우사처럼 그것이 영광의 순간이 될 수도 있지만 치명상을 감수해야 하는 ‘위기의 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왕 싸울 거면 감정은 절제하고 베트남 전쟁 영웅의 불패 철학 '3불(不) 전략'을 되새기면 좋지 않겠나 싶다. 아니면 우리 주님 말씀하시듯이 승패를 잘 헤아려보고 이길 수 없다면 힘과 규칙에 부치는 일을 하느라 무리하지 말고 주님 말씀을 따르는 게 어떨까 싶다.
 
또 어느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갈 때에 먼저 앉아 일만으로서 저 이만을 가지고 오는 자를 대적할 수 있을까 헤아리지 아니하겠느냐 만일 못 할 터이면 저가 아직 멀리 있을 동안에 사신을 보내어 화친을 청할찌니라 누가복음 14:31-32

20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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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선거 진실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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