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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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하나님과 자연을 잇고, 사람과 하나님의 사랑을 이어준다. 내 마음 밭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쉼 없이 꽃이 피고 진다. 치자 꽃망울 벌어지기 시작하면 장마가 바다를 건너온다. 능소화나 수국도 이즈음 핀다. 봄채소들은 철수준비를 하느라 초비상이다. 총회처럼 앞 다퉈 꽃대를 올리며 벌, 나비를 부른다. 바통은 곧 열매채소에게 넘어간다. 믿음의 초록 바다 위에 떠있는 일곱 색의 꽃무늬 바람에 흔들린다, 내 마음 밭 주위에서 피고 지는 꽃들은 이렇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여름은 그저 장미.
 
‘1950년 6월 28일. 밤새 비는 끊이었다 이었다 하였으나 대포 소리는 한시도 멈추지 아니하였다... 날이 샐 무렵 전투는 더 치열해지는 듯 대포와 총소리가 콩 볶듯 한다. 가끔 멀지 않은 곳에서 무엇을 찢는 듯 비명이 들려온다. 벌써 시가전이 벌어진 모양이다...’
6·25 당시 서울대 사학과 김성칠 교수의 일기를 모은 책 “역사 앞에서―한 사학자의 6·25 일기”의 한 대목이다. 서울 정릉에 살던 그는 서울 시민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피란을 못 가고 졸지에 인민군 치하에서 석 달을 살아야 했다. 그의 일기엔 ‘인민군 치하 서울’의 적나라한 실상이 가감 없이 적혀 있다.
 
‘미아리 고개로 차보다 크고 육중한 것이 천천히 내려온다. 대포를 맞아도 움쩍 않는다는 이북의 탱크 아닌가 싶다. 돈암동 거리엔 이상한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떼 지어 행진하고 있다. 세상은 아주 뒤집히고 말았다. 우리는 좋든 싫든 하룻밤 사이에 대한민국 아닌 딴 나라 백성이 되고 만 것이다.’
 
김 교수 일기에 따르면 남침 사흘 만인 6월 28일 이미 서울 거리에 붉은 기를 흔들며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김 교수는 ‘그들 중엔 어제까지 (우파) 대한청년단 완장을 차고 있던 청년도 있었다’고 적었다. 학교부터 인공기가 나부끼더니 7월 초엔 집마다 인공기가 걸리고 담벼락엔 ‘인민공화국 만세’ ‘영명한 김일성 장군 만세’ ‘스딸린 대원수 만세’ 등의 벽보가 범람하듯 나붙었다. 남녀 학생들의 인공국 지지 시위는 매일 벌어졌다. 대한민국의 장관, 학자들이 라디오에 나와 ‘이승만 역도’를 비난했다.
 
김 교수는 인민군의 첫인상을 나쁘지 않게 적었다. 훈련이 돼 있고 규율도 있는 것으로 보았다. ‘집 나간 형제가 고향에 찾아온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그악스러움과 잔인하고 가차 없음, 허위 선전 선동에 질려 갔다. 김 교수는 명륜동 인민재판 이야기를 적었다. ‘따발총을 멘 인민군들이 청년 몇 사람을 끌어다 놓고 군중을 향해 반동분자냐고 물었다. 모두 기가 질렸는데 한두 사람이 악질 반동분자라고 하자 두말없이 총을 쏘아 죽였다.’
 
인민공화국은 온갖 개혁이라는 것을 했다. 8시간 노동제, 성별·국적 불문 균일 임금제, 노동 보험제, 임신부 보험제... 실상은 그 정반대로, 그저 선전 선동일 뿐이었다. 서울의 좌파 정당, 좌익 신문들이 제 세상을 만난 줄 알았더니 제일 먼저 사라졌다. 근로인민당은 흔적이 없어졌고 교직원 노조도 해산당했다.
 
7월이 지나며 서울 시민의 인민군에 대한 평가는 끝난 것 같았다. 스스로를 ‘회색분자’라 했던 김 교수는 ‘미군 비행기가 서울을 폭격해 수많은 사상자가 나는데도 사람들은 비행기를 오히려 기다린다. 일종의 희망 같은 것을 품는다. 군경 가족만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용산에 폭탄이 떨어지는데 한 여인이 지붕 위에서 미군 비행기를 향해 흰 수건을 흔들었다고 한다. 김 교수를 찾아온 불문학 손 교수는 “백성들이 대한민국에 대한 충성심에 이토록 불탄 적은 없었을 겁니다. 인공국을 겪어보고 뼈저리게 대한민국을 그리워합니다”라고 했다.
 
9월 16일 정릉에서도 은은하게 미군과 국군의 포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너무 강렬한 기대에 흥분으로 잠이 오지 않았다'고 썼다. 21일 붉은 완장들이 짐을 싸기 시작했다. 23일 미아리 고개를 넘는 북행 행렬이 쉴 새 없었다. 28일 굶주린 서울 시민들이 인민군 군수 물자를 약탈했다. 10월 6일 김 교수 아내는 간직했던 태극기를 다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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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70여년 뒤 한국이 세계 경제 10위 경제 대국이 된 2019년 6월 25일 태극기가 휘날리는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전국장로회연합회 48회기 하기부부수련회가 열렸다. 회장 윤선율 장로는 총무 김경환 장로가 지난해보다 73명이 더 많은 3451명이 등록했다고 보고한 개회예배의 시작을 ‘태극기의 감격과 성령의 감동을’ 감사 기도로 열었다. 장내를 메운 장로들은 595장 주제찬송 ‘내 맡은 본분’ 힘차게 찬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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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모데후서 2:20-21 ‘큰 집에는 금과 은의 그릇이 있을뿐 아니요 나무와 질그릇도 있어 귀히 쓰는 것도 있고 천히 쓰는 것도 있나니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예비함이 되리라’ 김봉중 장로의 말씀 봉독과 CTS장로합창단의 간결한 찬양 후 설교가 이어졌다. 어린이 전도로 세계 굴지의 꽃동산교회를 세우고 학원 선교를 위한 학교도 경영하는 제103회 총회 부총회장 김종준 목사가 말씀에 근거한 ‘하나님께서 쓰시는 장로’ 제목의 설교를 다양한 성경 인물들의 예를 들어 강한 감동으로 전했다.
 
“할렐루야. 하나님께서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우리를 뽑아 하나님 자녀 삼으시고 특별히 여러분을 기름 부어 종의 반열에 세워주셨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시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때 하나님의 목적에 따라 요긴하고 아름답게 쓰임 받는 하나님의 종들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부름 받은 종들이 쓰임 받지 못하고 버림을 받는 것만큼 비참한 저주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세상적 성공이 아니라 성령충만한 성결한 그릇 윤리와 영적으로 깨끗한 인물이 되어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는 종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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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서로 총무 김경환 장로 소개로 제104회 총회 임원 출마예정자 인사 시간도 가졌다. 총회장 후보 김종준 목사 그리고 지난 14년 간 전국장로회 강사로 은혜를 끼친 목사 부총회장 후보 소강석 목사 그리고 장로 부총회장 후보 윤선율 장로와 임영식 장로 부서기 후보 김한성 목사 등의 말없는 인사가 총회선거관리위원들의 부릅뜬 눈초리 아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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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특강과 저녁식사 후 오후 7시 30분 은혜의 시간 저녁 부흥회에서 주다산교회 찬양대의 은혜로운 찬양 후 총회의 불꽃 권순웅 목사(주다산교회)의 육이오 동란에서의 이 나라를 위한 하나님의 은혜와 하나님의 총회 보호를 전한 ‘행복한 여수룬’(신 33:26-29) 설교는 회중의 뜨거운 열정을 불질렀다. 이어진 총회 복음가수 김문기 장로가 시인 소강석 목사의 작시 작곡 ‘촛불’ 특송해 헌신의 감동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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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야만 빛이 되고 녹아 흘러야
어둔 밤을 밝힘을 알았습니다
사랑할수록 부족하고 드릴수록
목마르기에 서러운 눈물만 흘립니다
밤새도록 울다가 그리움에 사무치며
꺼져야 할 시한부 생명이지만
이 밤도 당신을 위한 사랑의 제단에서
춤추며 타오르는 촛불이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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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장로가 애절하게 부른 시인 소강석 목사의 ‘촛불’ 밤새 사그라들고 6월 26일 새벽 5시 30분 여름 장미 향기 속에 동텄다. 집회가 열리는 컨벤션센터에 들어서니 놀랍게도 노오란 꽃잎으로 장내가 온통 흐드러졌다. 새벽을 깨우는 노란 티셔츠 장로들의 기도가 집회장을 빈틈없이 가득 메우고 호남의 든든한 총회 기둥 한기승 목사가 제48회 전국장로회 수련회 둘째 날 새벽기도회를 은혜의 기도와 성령의 바람으로 넘치게 했다. 이어진 아침 특강에는 총회 논객 김종희 목사(성민교회)의 ‘힘없는 리더십’ 특강을 통해 그 원인과 해결책을 밝히고 박병석 목사(영양서부교회)가 축도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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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소강석 목사는 우리 총회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주님을 향한 사랑의 고백을 바리톤 고성현의 노래로 이렇게 전했다.
 
꽃잎과 바람
꽃잎은
바람에 흔들려도
바람을 사랑합니다
꽃잎은
찢기고 허리가 구부러져도
바람을 사랑합니다
누구도 손 내밀지 않고
아무도 다가오지 않은 고독의 시간
바람은
꽃잎을 찾아 왔습니다
별들의 이야기를 속삭이고
나뭇잎 노래를 들려주고
애틋이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밤이 깊어도
아침이 밝아도
꽃잎이 모두 저버려도
꽃잎은
바람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바람이 불면 꽃잎이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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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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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회 전국장로회 꽃잎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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