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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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 문제 은급재단 문제
이제는 끝을 보아야
 
이 과거에 발목이 묶여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던 것
우리 모두의 아픔과 실책
 
무법 무질서 총회에서 걷어내고
음해와 거짓 송사 총회 안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초롱초롱한 새끼들에게 줄 풀벌레 잡아오던 지빠귀를 새매가 나꾸어 갔다. 가까스로 허물 벗고 날개 말리던 잠자리를 물총새가 꿀꺽 삼켜 버렸다. 오전에 돋은 새싹을 다람쥐가 갉아먹는다. 그러나 잠자리든 새싹이든 영동중앙교회나 전주동부교회처럼 어느 유족(遺族)도 복수를 꿈꾸지 않는다. 다 먹고 먹힌 죄가 있기 때문이다. 한없이 슬퍼도 적막한 총회 숲 속의 일이다. 
 
뭇 생명은 먹이 사슬에 얽혀 먹고 먹힌다. 하지만 모두 ‘먹은 죄’가 있어 자연엔 복수극이 없다. 자연스럽다. 인간은 인간을 먹지 않았는데도 후보가지고 노는 총회선관위처럼 곧잘 다른 인간들에게 죽는다. 그래서 복수와 복수의 복수가 난무한다. 자연스럽지 않다. 정점의 인간도 결국엔 죽어 문명의 야만을 벗고 복수라곤 모르는 ’적막한‘ 자연에 광야의 이스라엘 자손들처럼 묻힌다. 인간은 하나님의 섭리를 따라 단 한 번 자연스럽다.
 
총회를 드나들며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나 배울수록 알지 못하는 게 더 많다. 늦어도 한참 늦지만 지내놓고 나서야 그것은 이랬어야 했음을 알았다. 적지 않은 나이의 나는 모르는 것이 많다. 다음 발길이 닿을 그곳을 어찌 알겠는가. 그래도 한걸음 딛고 한걸음 나아가 낯익은 목사들과 함께 총회를 기다리며 이렇게 총회 건널목에 서 있다. 우리는 믿음의 전통과 성경을 믿으며 살았다. 그러나 어느 결에 우리의 생명인 그것들을 못 본 체 지낸다. 옳음이 아직도 총회 현실의 혼란 속에 있다고 여기면서 외려 그 혼란의 고통을 즐긴다. 한걸음 앞이 안 보일 때 우리네 삶이 옛날 사당동 시절의 교과서를 떠올리는 일 같다. 총회의 건널목에선 멈춰야 한다. 현실에서처럼 참으면서, 다음 한 걸음을 위해 하나님의 신호를 기다려야 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3회 총회임원 후보 정견 발표가 대구경북지역 8월 29일(수) 오전 11시 대구대명교회 부울경지역 8월 29일(수) 오후 2시 30분 부산부전교회(박성규 목사) 호남중부지역은 8월 30일(목) 오전 11시 대전중앙교회 서울서북지역은 8월 31일(금) 오전 11시 충현교회 등지에서 각각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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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비가 걷힌 8월 31일 오전 11시 빛이 따가운 충현교회 본당 아래 갈릴리 홀 총회임원 후보 정견 발표에 앞서 선관위 위원장 이은철이 짐짓 가슴이라도 열어 보일 듯이 부흥사처럼 호소했다.
 
“... 제 마음은 우리 교단 부총회장 규칙을 좀 바꿔 부총회장을 세 명 다 뽑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싶은 심정입니다. 정말. 다 귀한 분들이고 훌륭한 분들입니다. 그러나 교단법은 한 사람만 뽑아야 되는 상황입니다. 하나님은 자기 마음을 비운 자를 사용하신다고 믿습니다. 위선자가 되지 맙시다. 바리새인이 되지 맙시다. 말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고 그렇게 하나님을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 교단을 위해서 총회를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을 비우고 하나님이 써주시면 감사하고 안 써주셔도 감사하는 후보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사실 이은철 위원장이 진정 원한다면 그간의 행태를 보건대 교단법과 상관없이 능히 그럴 수 있는 총회선관위였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선관위 본분에 맞지 않는 뜬금없는 말을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평소 원로처럼 총회를 휘젓고 다니다 이제는 정말 원로 티가 나는 김기성 목사가 축도했다.
 
“이제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놀라우신 은혜가... 이제로부터 영원무궁토록 함께 있을지어다. 아멘.”
 
총회장 후보 이승희 부총회장이 총회 역사에 길이 남을 그의 정견 발표를 위해 단에 섰다. 그가 정면의 회중이 아니라 우측의 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희 정 임원 후보들은 부임원으로 출마할 때 저희들의 소견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절약하는 의미에서 저희들 다 같이 인사하는 것으로 허락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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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철 위원장이 다시 단상에 섰다.
 
“부임원들 정임원으로 올라가는 분들 단상에 올라와 인사를 하고 총회장 되시는 부총회장 이승희 목사님만 정견 발표하는 것으로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허락입니까.”
 
회증들 “허락이오” 외쳤다.
 
“허락입니까. 가하시면 예 하십시오.”
 
이승희 목사가 다시 단에 섰다. 회중 장대비 같은 박수를 쳤다.
 
“존경하는 총대 목사님 장로님 여러분. 저는 일만 이천 교회 삼백 만 성도를 대표할 총회장 후보자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 어떤 총회를 기다리고 어떤 총회장을 기대하십니까. 저는 이 소리를 듣기 위해 지난 한 주간 전국을 권역별로 다니면서 교회가 총회를 향해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청취했습니다. 교회의 요청은 대단히 분명하고 단호했습니다. 총회가 새로워져야 합니다. 다른 어떤 복잡한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총회가 더 이상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고 교회에 희망을 주는 총회로 세워달라고 하는 것이 교회와 총대들의 요구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103회 총회의 핵심 표어를 ‘변화와 희망’으로 결정했습니다. 총회는 교회의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다음 세대에는 힘과 희망을 주고 민족의 가슴에는 희망의 등불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빼앗긴 청년들과 잃어버린 다음 세대를 되찾아 올 수 있습니다.
 
변화되지 않은 총회를 그 누가 기대하며 사랑하며 관심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는 우리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미래를 우리의 것으로 붙들어야 합니다. 저는 103회 총회장이 되면 포기할 것은 과감히 포기하고 도전할 것은 강단 있게 도전하겠습니다. 총회 개회부터 회무는 간단하게 내용은 알차게 총회를 이끌겠습니다. 총회를 마치고 총대들이 돌아갈 때 보람을 느끼는 총회가 되도록 회무를 이끌 것이며 또 자랑스러운 총회가 그들의 가슴속에 남도록 한 회기의 회의를 이끌어가겠습니다.
 
총회의 품격 또한 이제는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회의 권위가 상실되면 총회는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여러분이 세워주신 총회장과 임원들이 권위를 상실하게 될 때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걸 지금까지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모적이고 정치적인 정쟁은 이제 종결되어야 합니다. 총신 문제 은급재단 문제 이제는 끝을 보아야 합니다.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이 과거에 발목이 묶여서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것은 우리 모두의 아픔이요 모두의 실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법과 무질서 이제는 총회에서 걷어내야 하고 음해와 거짓 송사 이제는 총회 안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멈추게 해야 합니다. 예배와 성찬으로 시작하는 총회가 그야말로 성총회가 되도록 우리 모두가 힘을 모으며 마음을 묶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총대 여러분. 103회기에는 여러분이 세워놓은 임원들을 마구잡이로 흔들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쉽게 흔들리지도 않을뿐더러 세워놓은 임원들을 일할 수 없도록 흔드는 것은 옳지 못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일할 수 있도록 밀어주시고 인정해 주시고 총대들이 힘과 울타리가 되어 주셔야 합니다. 변화는 아침이 오듯 그냥 스스로 찾아오는 게 아니라 누군가 그 변화의 문빗장을 풀어야 합니다. 제가 그 일에 앞장을 서겠습니다. 103회 총대들이 모든 힘을 모아 103회기를 지금까지의 실망스러웠던 모습들을 일소하고 기대를 가지고 희망을 가진 총회로 새롭게 탈바꿈시키도록 여러분이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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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떻게 총회를 섬기겠다고 하는 것은 이 소견서에(선관위 발행 책자를 들어 보이며) 잘 나와 있습니다. 어떻게 총회장이 일 년에 그 일들을 소화할 수 있겠느냐. 그것은 한 회기를 마쳤을 때 총회장의 이 공약이 어느 하나도 시행되지 않은 것이 없다 하는 공약 실천 열매를 가지고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힘을 모아주시고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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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의 우레 같은 박수가 들렸다. 경쟁자가 없는 총회장 확정 후보인데 그 정견발표는 역대 가장 훌륭한 것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원고가 없이 물 흐르듯 전하는 그의 정견 발표 내용은 물론 실천 의지의 표명도 진실하고 설득력 있었다. 그를 상대하는 총회장 경선 후보가 몇이라고 해도 단연 청중을 압도했을 것이다. 총회장 후보 이승희는 목사는 총회 문제에 대해 분명하게 대상을 짚어 진단하고 실천 의지가 담긴 처방을 내렸다.
 
“소모적이고 정치적인 정쟁은 이제 종결되어야 합니다. 총신 문제 은급재단 문제 이제는 끝을 보아야 합니다.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이 과거에 발목이 묶여서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것은 우리 모두의 아픔이요 모두의 실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법과 무질서 이제는 총회에서 걷어내야 하고 음해와 거짓 송사 이제는 총회 안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멈추게 해야 합니다.”
 
201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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