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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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사회주의와 일치하지 않는 유일한 기구이다

“교회는 본질로 볼 때 사회주의 속에서 사회주의 사회와 일치하지 않는 유일한 기구이다. 교회는 더 이상 성장해서는 안 되고 사회주의와 그 발전을 위해서 불필요한 존재이다.”

1983년 동독의 한 간부가 발표한 논문의 핵심 주제였습니다.

1949년 독일 인구의 90%가 기독교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분단 이듬해인 1950년부터 동독은 소련의 사주를 받아 교회를 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서의 기독교교육이 중단되고, 교회 관련 시설의 신축이나 증축이 불허되고, 교회의 기독교 교리반에 소속되어 신앙교육을 받으면 상급학교 진학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계속되었지요.

반 기독교 정책이 펼쳐지면서 통일 이후 동독의 기독교 인구는 1/3로 줄어 인구의 30%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서독은 85% 정도로 큰 변화가 없었던 것에 반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연령대가 청소년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사회주의 국가의 자녀로 키우기 위해 교회교육을 금지하는 대신 성인식을 통해 국가의 소유로 확정해 나갔습니다. 믿음의 세대 계승이 불가능했습니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은 무너졌고 1990년 10월 3일 독일은 통일을 이루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독의 교회들은 기도와 행진으로 엄청난 기여를 하였지요. 결국 그 당 간부의 논문대로 ‘교회는 사회주의와 일치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얼마 전 여당의 대표인 이인영 의원이 “이번 총선이 끝나면 우리 사회의 패권을 교체하겠다.”라고 했습니다. “편향된 종교인과 지식인도 교체하겠다.”라고 했습니다. 경자유전(耕者有田) 및 토지공개념 도입 등도 주장했지요. 편향된 지식인과 종교인을 어떻게 감별할지,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알 사람은 다 압니다. 더 나아가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는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도 다 압니다. 결국엔 체제를 바꾸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도요.

이에 대해 “사회주의 개헌을 하겠다는 거냐”, “국민의 사유 재산을 탈취하겠다는 거냐”라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체제를 바꾸고야 말겠다는 마각(馬脚)을 드러낸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한 발 앞에 다가온 느낌입니다.

기독교의 핵심 가치는 자유, 생명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 5:1)

“자유란 무엇보다 의견을 달리할 자유”(로사 룩셈부르그)라고 했습니다.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전체의 결정을 우선하는 사회주의와 교회는 함께 갈 수 없습니다. 동독이 무너진 후 동독교회가 “사회주의는 오류 그 자체이다”라고 선언했던 것을 참고하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코로나19가 창궐하자 그 책임을 교회에 돌리려 예배를 통제하고 교회를 가치 절하시키려는 여러 정치 행위를 보면서 이들이 지향하는 방향이 사회주의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는 아침입니다.

20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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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종 칼럼 - 교회는 사회주의와 일치하지 않는 유일한 기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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