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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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 공간을 지배할 순 있지만 시간을 지배하지 못해
 
이 시대의 기인 소강석 목사
믿음의 축복을 강조하기 위해
즐겨 인용하는 영화 ‘관상’
 
파도가 일렁이는 것만 보고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 걸 놓친
송강호의 한탄 되풀이 안 되기를
총회 상비부와 산하 기관들
 
총회 회관을 가지게 해주고
정년제 이외에는 별 탈이 없는
우리 어머니 같은 전국여전도회처럼
새해 좀 믿음의 양심대로 해보기를
 
어릴 적 십이월 홍제동 길은 온통 추위만 남아 영천 언덕을 넘을 때쯤 인적도 수척해지고 칠흑의 어둠 속으로 눈발만 자욱했다. 그런 겨울도 그리운 총회를 이기지 못해 돌아선 마음속 아득히 먼 길 우동 한 사발에 가려 믿음도 훈훈해지고 숨 죽여 우는 기도만 창백한 구름을 따라 섰다. 총회에 모든 게 있다. 다 총회로 간다. 한줌 소망과 기대를 찾아서, 가고 또 간 것이 한 세기가 넘었다. 그러나 총회를 못 이겨 돌아선 이들의 세월 또한 그만큼이다. 연말 쓸쓸한 시간은 아침 한때 처마 밑 알을 품은 제비처럼 공연스레 허둥대는 목사. 구두끈 맬 때 무슨 일 바빠 구두끈 맬 때 동백꽃 피는 2018년 12월 31일 아침 한때.
 
강력한 한파가 이어지면서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한강 결빙이 공식 관측됐다. 기상청은 한파의 영향으로 27일부터 서울 일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고 낮 기온도 영하에 머무르는 추위가 지속되면서 31일 아침에 이번 겨울 들어 처음 한강 결빙이 관측됐다고 31일 밝혔다.
 
‘웰컴투 동막골’은 성공한 영화였다. 2005년 당시로는 적잖은 관객 수 650만 명을 동원했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리더십의 본질을 생각해보게 했다는 점이다. 그 압권은 인민군이 던진 질문에 동막골 촌장이 응답하는 장면에 나온다.

“큰 소리 한 번 치지 않고 부락민을 똘똘 뭉치게 하는 그 영도력의 비결이 뭡니까?”
 
“마이(많이) 멕여(먹여)야지!”
 
이 문답은 조직의 리더십은 부락민이든 총대든 배불리 먹이는 데서 지지를 받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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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3일 오후 1시 총회회관 임원회의실 감사부 임원회
 
제103회 총회장 뜻 ‘변화하라’에 부응하듯 총회감사부 부장 최병철 장로가 감사부 임원회 석상에서 말했다.
 
“... 남서호... 저는 법대로 철저히 할 것이니까.  그런데 그 분들이 자중하고 있어야지. 자중하라고 공문 보냈죠... 사방팔방에서 막 빗발치는 겁니다... 당하신 분들은 참담합니다. 교회가 조금 크다고 얼마나 못된 짓을 했느냐 하면... 끝났는데 수금을 합니까 원래 거기서 결손 처리 안 합니까... 예컨대 이게 37회기 장부예요. 여기 보면 임원회비 박종화 장로 천오백 만원 이춘만 장로 차입금 이천 만원 그래놓고 통장에는 십 원도 불입한 사실이 없어요. 일 원도. 그리고 갖다 쓴 돈은... 이런 것들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래서 남전도회만큼은 보고서를 완벽하게 쓰려고 합니다... 회계가 돈을 내놔야지 돈을 쓸라면...”
 
감사부 회계 동현명 장로가 말했다.
 
“아니 회기 초에는 거의 제로로 회기가 출발하지 않습니까. 회기 초에 돈이 많이 들어갑니까. 그러니까 회장이나 회계가 남전도회 앞으로 차입을 해놓는 겁니다. 그리고 그 시점이 지나면 돈이 들어오고 빼가는 거죠. 그런데 돈이 들어오는 걸 부장님 말씀처럼 하면 통장으로 회비를 넣고 차입금을 넣고 돈을 빼가는 게 맞는데 현실적으로는 대체로 그렇게 못하고 돈이 필요하니까 내가 한 이천 만원 가져와서 급여도 주어야 하고 이렇게 해야 하는데.”
 
“그랬으면 좋지요. 그러면 그게 지출결의서에 나와 있어야 합니다. 자 여기에 돈이 없는데 내가 현금으로 넣고 그걸 갖고 가서 이것 사고 저것 사고 이렇게 썼습니다. 얼마 남았습니다. 이렇게 나오면 아까 말대로 현금 차입이 됩니다.”
 
동현명 장로 맞장구친다.
 
“그렇죠.”
 
“그런데 마이너스로 계속 갑니다. 금전출납부가 마이너스로 나갈 수가 있습니까.”
 
“없죠.”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래서 맞춰보니까 ATM(현금지급기)에서 돈을 빼는데 어떤 사람은 수서역에서 딱 찍어보고 돈이 들어오면 바로 돈을 빼갑니다.”
 
박춘근 목사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짓는다. 최병철 부장이 말을 잇는다.
 
“김정호 목사님 기도하고 속회하겠습니다.”
 
“속회합니다. 하나님께서 마칠 때까지 임원들에게 지혜와 명철을 주시기를 원합니다. 하나님 은혜가 함께하실 줄 믿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서기 조승호 목사가 안건을 차례차례 상정했다. 출석하지 않은 감사 당사자는 전화로 호출해 스피커폰으로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감사를 하고 출석 당사자는 대면해 감사를 이어갔다. 그러다가 ‘강재식 씨 조사처벌의 건’ ‘성석교회 대표자증명서 소속증명서 불법 발급에 대한 조사처리의 건’을 다루었다. 최병철 부장은 말했다.
 
“이걸 조사해보니 많은 사람이 연루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이걸 바로 잡아야 할 겁니다. 관련 서류를 충분히 검토하셔서 물질이 오가는 총회의 잘못된 관행이 근절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총회가 깨끗해지고 바로 서려면 우리가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열심히 감사에 임해야 합니다. 남전도회만큼은 속속들이 파헤쳐 드러나면 고발조치도 할 것입니다. 어떤 것이든 적발되면 경중(輕重)은 조절할 수 있어도 덮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김종택(전도부 부장) 목사님 이번에 조금 어려움을 겪으실 겁니다. 왜냐하면 (전도부 산하에 괸계된) 모든 서류마다 다 사인을 했어요... 박상범 국장 좀 불러줘요. 전도부 부장이 관계부서에 사인하지 말라고 어떻게 법인 국장이 그런 말을 할 수 있죠...”
 
전국남전도회 38회기 회장과 사무 간사가 왔다. 최병철 부장이 말했다.
 
“... (감사를 간단히 할 수 없음을 설명한 뒤) 36회기 37회기에 대한 여러 가지 잘못된 것들 또 부실한 부분들이 있다는 것은 지면을 통해서나 사람을 통해서나 또 전국남전도연합회 간사를 통해서나 들으신 것 있으시죠. (회장 대답한다.) 또 현 회장의 이름으로 실질적으로 금융거래 내역을 발급받다 보니까 보이지 않는 것도 몇 가지 보셨죠. 그런데 3개 언론사가 와 있는데 이것이 공개가 되면 전국남전도회 38회기가 나아가는데 많은 장애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되죠... 형사고발까지 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현 집행부의 앞날을 위해서는 감사부가 지적한 대로 다 이행할 것이라는 각서를 하나 써주시고 헌법과 법과 규칙에 따라서 감사를 할 것입니다... 남전도회 민낯을 보셨죠. (38회기 회장 ‘네’라고 대답.) ... 간사님이 나쁜 일을 하도록 묵인하고 동조했습니다. 직무유기를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영수증대로 금액을 쓰셨습니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까... 부정한 것도 기록해서 자체 감사 총회 감사까지 기망하고 인정합니까. (간사가 시인했다.) 이렇게 앞에서 묻는 것은 용서하기 위함입니다. 처벌하려 했다면 저는 아주 부드럽게 합니다... 수입결의서 지출결의서 금전출납부를 보는데 금전출납부를 작성한 사람이 실무자가 아닌 제3의 인물 제4의 인물이 작성한 것 인정합니까.

(간사 시인)  7월 30일 감사를 받고요. 그 뒤 10월 7일 이백만 원 10월 22일 백만 원 같은 날 또 백만 원 또 백만 원 또 백만 원 이런 식으로 이미 9월 총회가 끝났는데도 계속 통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분들이 회장님인지 부회장님인지 또는 총무인지... 그런데 이러는 이유가 있어야겠지요... 범죄를 눈감아 준 것도 좋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 아니라 해야지. 성도들이 헌금한 돈입니다. 어려워도 목사님 말씀에 순종한 성도의 헌금을 받았으면 전도 목적을 위해 사용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 돈을 다른 데 쓰면 되겠습니까. 하나님 무서운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사항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전국남전도회 간사로서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글을 저한테 써서 등기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이 문제로 부르지 않겠습니다...”
 
4억 정도의 예산을 집행하는 전국남전도회 전임 회장과 사무 간사에 대한 회계감사 지적에서 드러난 허위 서류와 허위 영수증의 난무는 감사 받는 당사자들이 인정했듯 옆에서 듣고 보는 기자도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였다. 누계도 맞지 않았다. 지혜로운 강원도 동막골 촌장 같은 박춘근 목사의 지적은 온건하지만 정곡을 찔렀다.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도적 문제가 있어요. 부장님 지적하는 문제도 제도적 문제인데 그게 계속해서 플러스알파(plus+alpha 기준량이나 이미 알려진 양에다 얼마를 더하기)대로 나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사실은 (지금 감사가) 더 큰 걸 막아주시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전국 교회가 전국남전도회 지원하겠습니까. 그렇게 하면 정말 안 돼요. 예를 들어 어느 정도 선은 있어요. 일을 하다 보면 설교비 30만원을 정했는데 그걸 드리기가 그럴 때가 있어요. 한명수 목사님도 그러시더라고요. 자기 쌈짓돈 보태서 50만원 드린다고. 그렇게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경우 버거워 전국남전도회 회장님이 채울 수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러나 이게 너무 단위가 커지면 감각이 무뎌집니다. 장로회 입장에서 이해가 될 수는 있겠지만 총회적 입장에서 보면 장로님들이 이게 직업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면 장로님들 노회나 총회 보내는 거 목사 입장에서 정말 어렵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경우 돈은 백만 원 받았는데 영수증은 5백만 원을 써줬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돈을 받은 목사님한테 영수증을 백만 원이라고 써야지 왜 그랬느냐 했더니 그러면 백만 원도 못 받는다는 겁니다. 제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전국남전도회가 몇 회기 이렇게 왔다고 하니까 이런 일이 구조적이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춘근 목사의 지적은 권력형 사건을 접했을 때 오는 감(感)이 든다. 역사와 경험이 그 감을 소환한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민간인에 대해 사찰성 정보 수집을 했다는 의혹 사건(특감반 사건)이 주는 압도적 감은 불길함이다. 청와대가 뭔가 이상하게 굴러가고 있다는 직감이다. ‘재앙의 징후는 미리 조금씩 찾아온다’는 하인리히 법칙이 적중할 것 같은 불안감이 겹쳐진다. 권력형 사건의 탄생에 우연은 없다.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뭔가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란 마크 트웨인의 경구는 지금도 유효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제논의 궤변이었다. 전국남전도회의 궁색한 해명이 그랬다. 그리스의 영웅 아킬레스는 앞서 출발한 거북이를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게 제논의 역설이다. 거북이가 인간보다 100m 앞에서 경주하면 간격이 좁혀질 수는 있다. 하지만 10분 1m, 100분의 1m, 1000분의 1m…식으로 분절 구간을 무한대로 나눌 경우 거북이가 인간을 영원히 앞선다는 논리다. 그럴듯하지만 진실을 왜곡하는 억지일 뿐이다.
 
회계감사(會計監査)는 타인이 작성한 회계기록에 대하여 독립적 제3자가 분석적으로 검토하여 그의 적정 여부에 관한 의견을 표명하는 절차를 말한다. 여기서 회계기록이라 함은 회계장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회계장표의 객관적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각종 증빙서류와 회계기록의 내용을 명백히 하는 제사실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물론 이러한 감사를 통하여 모든 허위나 오류가 반드시 적발되지는 않으나 중요한 허위나 오류는 적발할 수가 있으며, 이를 통하여 이러한 오류나 부정을 예방할 수도 있다.
 
권력이 공간을 지배할 순 있지만 시간을 지배하진 못한다. 이 시대의 기인 소강석 목사가 믿음의 축복을 강조하기 위해 즐겨 인용하는 영화 ‘관상’의 마지막 장면에서 “파도가 일렁이는 것만 바라보느라 정작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지를 놓쳤다”는 송강호의 한탄이 제103회 총회에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따라서 총회 상비부와 산하 기관들은 알량한 권력을 가졌다고 착각하지 말고 이영수 목사의 권면을 따라 총회 회관을 가지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감사부 지탄의 대상이 될 김종택과 달리 비성경적인 정년제 이외에는 별 탈이 없는 우리의 어머니 같은 전국여전도회처럼 2019년 “새해에는 좀 믿음의 양심대로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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