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주석40 아브람의 이주
2020/03/24 11:1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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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의 우르에서 가나안 여행.png
 Abram's Journey from Ur to Canaan (József Molnár, 1850) 

아브람의 이주

10 셈의 후예는 이러하니라 셈은 일백 세 곧 홍수 후 이년에 아르박삿을 낳았고 11 아르박삿을 낳은 후에 오백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12 아르박삿은 삼십오 세에 셀라를 낳았고 13 셀라를 낳은 후에 사백삼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14 셀라는 삼십 세에 에벨을 낳았고 15 에벨을 낳은 후에 사백삼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16 에벨은 삼십사 세에 벨렉을 낳았고 17 벨렉을 낳은 후에 사백삼십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18 벨렉은 삼십 세에 르우를 낳았고 19 르우를 낳은 후에 이백구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20 르우는 삼십이 세에 스룩을 낳았고 21 스룩을 낳은 후에 이백칠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22 스룩은 삼십 세에 나홀을 낳았고 23 나홀을 낳은 후에 이백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24 나홀은 이십구 세에 데라를 낳았고 25 데라를 낳은 후에 일백십구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26 데라는 칠십 세에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 27 데라의 후예는 이러하니라 데라는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고 하란은 롯을 낳았으며 28 하란은 그 아비 데라보다 먼저 본토 갈대아 우르에서 죽었더라 29 아브람과 나홀이 장가들었으니 아브람의 아내 이름은 사래며 나홀의 아내 이름은 밀가니 하란의 딸이요 하란은 밀가의 아비며 또 이스가의 아비더라 30 사래는 잉태하지 못하므로 자식이 없었더라 31 데라가 그 아들 아브람과 하란의 아들 그 손자 롯과 그 자부 아브람의 아내 사래를 데리고 갈대아 우르에서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고자 하더니 하란에 이르러 거기 거하였으며 32 데라는 이백오 세를 향수하고 하란에서 죽었더라 창 10-32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가 있다. 음악에서 음표와 쉼표는 글에서 글자와 띄어쓰기다. 다양한 자음과 모음이 결합된 글자가 글자 사이의 공간인 띄어쓰기와 함께하듯 여러 기호와 더불어 쓰이는 음표와 그 사이 자리 잡은 쉼표는 바늘과 실처럼 같이 다닌다. 쉼표는 음표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 자체로 감동을 전하는 훌륭한 도구다. 음표로 가득한 음악의 절정 앞에 놓인 쉼표는 태풍의 눈 같은 극도로 긴장된 소리 없는 아우성이다. 폭포수처럼 터질 눈물을 잠시라도 꼬옥 묶어둘 수 있는 건 음표가 아니라 쉼표다. 또한 쉼표는 소리를 표현하는 또 다른 음표다.

무대 위로 한 피아니스트가 올라와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피아노 앞에 앉는다. 하지만 그는 피아노 뚜껑을 열고 아무 건반도 누르지 않은 채 가만히 있기만 한다. 째깍째깍 시간은 흐르고 어리둥절한 관객들은 조심스레 주위를 둘러본다. 저 피아니스트가 악보를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연주 전 긴장 때문에 아직도 숨을 고르는 걸까. 연주회장을 가득 메운 어색함과 궁금함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핀란디아의 도입부처럼 조용하지만 눈 녹듯 사라지면서 어느새 따스한 고요와 평화가 그 자리를 채운다.

피아니스트는 정확히 4분 33초가 지난 후 뚜껑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나 관객들에게 인사한 뒤 무대를 내려왔다. 이 연주 아닌 연주엔 쉼표가 만들어낸 오직 관객들 침묵과 연주회장이 만드는 관객과 공간의 우연의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20세기 아방가르드 작곡가 존 케이지(John Milton Cage Jr. 1912년 9월 5일 ~ 1992년 8월 12일)가 1952년 작곡한 피아노를 위한 ‘4분 33초’란 작품이다. 세 개의 악장으로 되어 있고 각 악장의 악보에는 음표나 쉼표 없이 TACET(연주하지 말고 쉬어라)라는 악상만이 쓰여 있다. 턴테이블에 올린 레코드판 가장자리에 바늘을 살포시 놓으면 들을 수 있는 2~3초간 듣기 좋은 잡음을 모아서 듣는 느낌이랄까.

언제부턴가 믿음을 가진 우리네 인생의 쉼표들도 단지 바쁜 일상의 틈바구니에서 존재 의미를 찾는 의미 없는 침묵이 되어버렸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내면 깊은 곳의 믿음의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침묵의 조용한 시간(Quiet Time)이 그립다. 활기찬 내일을 위해 힘을 비축하는 쉼표도 좋고 오로지 기도만을 위한 쉼표도 좋다. 잠시나마 내 믿음의 쉼표 속에서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말씀에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여러 음표 격의 노아 후손과 셈의 후손을 거쳐 우리에게 삶의 격동을 보여주는 진정한 믿음의 조상 아브람(아브라함)과 사래(사라)가 등장하는 말씀으로 들어가 보자.

11:26-32 데라의 후손들
The decendents of Terah

26절. 데라는 칠십 세에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 Terah lived seventy years and begat Abram Nahor and Haran

아브람이 장자가 아니지만 처음 언급된 것은 하나님이 그를 이스라엘과 메시아 혈통의 조상으로 선택하셨기 때문이다. 이 이름이 바빌론에서는 흔했다고 한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 마 1:1

그런즉 육신으로 우리 조상된 아브라함이 무엇을 얻었다 하리요 롬 4:1

아브람(Abram)은 ‘고귀한 아버지’(exalted father)라는 뜻이다. 이것은 그가 하나님이 선택하신 민족의 조상이 될 것을 의미한다. 나중에 창세기 17:5에서 그의 이름이 아브라함(Abraham)으로 바뀌는데 많은 민족의 아버지(father of a great multitude)를 의미한다. 그는 주전 2165년 경 태어났다.

28절. 우르 Ur

지금의 오르파(Orfa)이다. 뜻이 빛(light) 또는 불(fire)이다. 그 지명은 불 숭배 의식(the rites of fire-worship)에서 유래된 듯하다. 당시 우르는 고대 세계의 대도시 가운데 하나였다. 아브람이 정말 우르에서 하란으로 이주했다면 그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신앙에 따라 문명이 발달한 도시를 떠난 것이었다. 데라와 그의 가족은 그 지역의 우상숭배에 물들었던 것 같다.

여호수아가 모든 백성에게 이르되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에 옛적에 너희 조상들 곧 아브라함의 아비 나홀의 아비 데라가 강 저편에 거하여 다른 신들을 섬겼으나 수 24:2

성경에서 출신은 계속해서 새롭게 이야기되는 현재의 모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 신자의 믿음은 예정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신앙고백으로 이루어진 열린 체계이자 실제로 삶 속에 일어난 일에 맞닿아 있는 체계가 된다.

30절. 하란에 이르러 거기 거하였으며 they came unto Haran

하란은 유프라테스 강 남동쪽으로 우르에서 이틀 여정의 거리에 있다. 팔레스타인으로 가는 가장 가깝고 편리한 노선이다.
 
31절. 그 자부 사래 Sarai his daughter-in-law

데라의 손녀 이스가와 마찬가지로(창 11:29) 사래도 고대의 관습에 따라 그녀의 삼촌 아브람과 결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유프라테스 강.png
 The Euphrates near Halabiye(Syria)
 
♣ QT 되새김

A 장자가 아닌 아브람이 데라의 아들 가운데 먼저 언급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당신은 그 사실을 인정하는가(admit).

B 아브람의 뜻은 무엇이고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사실을 믿는가. 믿음은 말씀에 대한 하나님의 능력과 의지를 믿는 것이다(believe).

C 아브람이 우르에서 하란으로 이주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당신은 그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는가(consider).

D 아브람의 삶의 여정은 우리 믿음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당신은 그것을 당신의 생활에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 것인가(do).

큐티주석 280px.jpg
 
2020-03-24
[ 김영배 ethegoodnews@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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