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변 시대 시인 소강석
2020/02/18 22:0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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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10m 앞의 거북이를 영원히 따라잡지 못한다. 토끼가 전진하면 거북이는 항상 그 10분의 1만큼 더 가 있게 되고, 그런 과정이 영원히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 터무니없는 ‘제논의 역설’의 오류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일은 2000여 년 지나 17세기 중반 미·적분학이 정립됨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졌다. 영원히 쪼개는 과정이지만, 특정 시간·거리 안에서만 성립하고, 그 구간을 넘어서면 토끼가 앞서게 된다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이치에 맞지 않는 속임수가 궤변(詭辯 sophistry)이다. 기원전 448년 페르시아 전쟁이 그리스의 승리로 끝나자 아테네는 지중해 지역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가 됐다. 민주주의가 만개하면서 출세나 재판 승리를 위한 말싸움 기교가 필요해졌다. 이들에게 말 기술을 가르쳐주던 사람들이 소피스트들이다. 윤석열과 달리 문재인이나 조국처럼 옳고 그름이 아니라 자기 입장을 잘 포장해서 뜻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고 이기는 쪽이 조국의 선(善), 지는 쪽이 조국 수하 양심 수사관 김태우의 악(惡)이라고 주장했다. ‘이기면 충신, 지면 역적’이라는 우리 속담과 일맥상통한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8세기 무렵 시작된 춘추전국시대는 백가쟁명(百家爭鳴) 시대이기도 했는데, 그 가운데 명가(名家)로 불리는 학파가 궤변으로 이름을 얻었다. 예를 들어, 하얗고 단단한 돌을 앞에 놓고 “손으로 만질 때는 하얗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고, 눈으로 볼 때는 단단하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증거인멸이 증거보존을 위한 것이라고 유시민처럼 주장한다. 따라서 세상에 하얗고 단단한 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견백동이론(堅白同異論)이다.

궤변이 단순한 말장난에 그치면 문제가 크지 않다. 명가가 판치던 시절 관가에서 소도둑을 잡았더니 “길에서 끈을 주워서 가져 왔을 뿐이지, 끈에 달린 소는 잘 모른다.”라며 무죄를 주장했다고 한다. 이런 궤변의 피해는 지금도 심각하다. “어차피 살 운명이면 약을 먹지 않아도 살고, 죽을 운명이면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소용없다.”라는 논리로 치료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네 가지’가 없다는 말을 오래 들었다. 2005년 열린우리당 당의장 경선 과정에서 김영춘 의원이 “저렇게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이라고 비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싸가지는 ‘싹수’의 전라도·강원도 사투리인데, 비어(卑語)여서 점잖은 사람들은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할 때 ‘네 가지’로 순화해 표현한다. 그는 2007년 인터뷰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라면서 “그 말이 맞을 수 있다.”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바로 그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학교 사무실 컴퓨터를 통째로 감추고, 하드를 교체한 것이 증거 보전용이라고 한다. 국방 책임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남북 합의 위반이면, 우리 미사일 발사도 위반”이라는 논리를 편다. 사회를 좀먹는 국민을 위태롭게 만드는 궤변이다.

최소한의 염치라도 있다면, 조 후보자처럼 3대에 걸쳐 위선(僞善)을 의심받는 지경에 이르면 후보직에서 자퇴하는 게 도리다. 진보·보수를 떠나 다른 공직 후보자들은 그랬다. 그런데 ‘더 질책해 달라’면서 버텼다. 그간 정의를 그렇게 외치던 일부 인사는 이를 감쌌다. 위선의 달인들이다. “무례함, 언행 불일치, 남을 가르치려는 태도, 보수를 지지한다고 호통치는 자세” 등을 진보의 전형적인 싸가지 없는 행동으로 회자되고 있다. 조국과 유시민의 저간의 언행이 그랬다.

신념에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배치되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한다. 영국 심리학자 피터 웨이슨이 1960년 제시한 개념이다. 확증편향자들은 무수히 많고, 혼란된 정보 가운데서도 자기 뜻에 맞는 정보를 골라내는 데 매우 능숙하다고 한다. 확증편향론에서 ‘체리 피킹(cherry-picking)’이란 개념도 탄생한다. 다른 정보를 감추거나 외면하고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자기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나 자료만 선택적으로 제시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소비자들의 행태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확증편향은 권력자나 전문가들에게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과거의 성공 경험을 통해 현재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경향이 도드라진다는 것.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이 대표적이다. 클린턴의 무모한 엽색 행각은 “과거에도 괜찮았으니 이번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심리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제임스 엠쇼프·이언 미트로프 교수는 대기업 경영자들이 자신들의 전략을 합리화하는 데 최신 정보를 선택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큰 실패로 끝난 사례가 많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해 수많은 의혹이 제기됐지만 당사자와 청와대, 여당 일부 의원, 진보 세력 일부 인사는 “문제가 없다”라면서 임명 강행을 요구하고 관철했다. 법무장관 부적합 여론이 압도적임에도 막무가내였다. 얼마 안가서 그런 형태는 참혹한 결과를 빚었다. 이런 것이 확증편향에 빠진 행태의 전형이다. 일부 심리학자는 그런 세력의 경향이 확증편향이라기보다는 자기기만(self-deception)에 가깝다고 보기도 한다. 잘못을 알면서도 정치적·개인적 이해관계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우긴다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들은 자기기만 환자의 가장 큰 문제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확증편향과 자기기만은 동시에 오기도 한다. 진보 정권에 의해 억울하게 친일파로 몰린 김동인의 소설 ‘발가락이 닮았다’에서 생식 능력을 잃은 주인공 M은 발가락이 닮았다면서 친아들이라고 주장한다. M의 경우는 사회적 피해나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다. 조국은 법치를 흔들고 청년 세대의 절망을 증폭시켰고 지금도 추미애를 부추기는 언동을 통해 사회 정의를 흔든다. 도덕성을 넘어 범죄성까지 따져야 한다. ‘윤석열 검찰’이 우한 폐렴이 문재인 패거리처럼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도 묵묵히 수사하고 추미애 반대를 무릎쓰고 기소했으니 지켜볼 일이다. 그런 가운데 우리 총회에는 기인 소강석 목사가 있어 즐거움과 소망을 더해준다. 싸가지 없는 우파 전광훈이 흔들고 있기는 하지만.

제104회 총회 스타이자 훗날 제105회 사회자가 되는 소강석은 총회의 심장이자 살갗이고 꼭짓점이자 마침표다. 그가 강단에서 발작하듯 웃음을 터트릴 때 능숙한 팔, 다리를 휘저으며 온몸으로 곡선을 그릴 때 보는 이는 멱살 잡힌 심정이 된다. 그저 목사든 교인이든 그저 끌려 들어간다. 용감한 듯 유약하고, 대담한 듯 순진해 보이는 그의 얼굴에서 기인의 면모를 발견하게 된다. 시인인 동시에 목회자이고 순진무구하면서도 카리스마가 번득이는 인물, 그가 소강석이다. 행위 예술 같은 몸짓과 노래도 압권. 그는 몸을 붓처럼 활용한다. 그가 강대상에서 온몸으로 곡선을 그리며 몸을 쥐어짤 때 유연하게 마이크를 잡고 표정을 지을 때 회중은 무언(無言)의 동작에서 끓어오르는 목소리를 듣는 놀라운 역설을 경험한다. 그런 그가 총회 총회자 석에 진지한 모습으로 총대들의 결의를 결정하는 사회를 봤다.

2019년 9월 26일 김종준 총회장은 단상에서 발언대 석으로 내려오면서까지 운영이사회 폐지의 당위성에 대해 강조했다.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가 대신 사회를 보며 말했다.

“여러분 이제 소리는 지르지 마시고 우리가 총신을 눈물로 사랑하지 않습니까? 이래나 저래나 우리가 총신을 사랑하고 총회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제 김종준 총회장님께서 발언권을 얻어서 발언하시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조용히 경청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발언하십시오.”

총회 사회자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준 소강석 목사는 해가 바뀐 2020년 1월 31일 분쟁 조정자로서의 잠재력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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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노회가 1월 31일 새서울교회(전주남 목사)와 목양교회에서 각각 분립예배를 드리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한성노회는 제104회 총회에서 조직된 한성노회분립위원회는 위원장 유선모 목사의 올곧고 지혜로운 조정으로 풀릴 수 없는 목양교회 재산권을 놓고 벌인 오랜 갈등을 종식하게 됐다.

오전 11시 30분 새서울교회(전주남)에서 드린 한성노회 분립예배에서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가 ‘동서남북을 바라보라’(창 13:14~18)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하면서 “아브라함과 롯은 소유가 많으므로 싸울 수 있는 형편이 됐지만 아브라함이 양보하므로 분쟁을 피했다.”라면서 자신의 경험도 곁들여 은혜를 끼쳤다.

이어 유선모 목사(분립위원장)는 “내가 교회의 머리 되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104회 총회에서 결의된 한성노회분립위원회에 부여된 권위에 의해 한성노회가 2020년 1월 31일 합법적으로 분립 됐음을 선포합니다.”라고 분립 선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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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추석 전 2020년 9월 21일 제105회 총회에는 로마 집정관처럼 소강석 총회장의 1년 재임과 치적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간 세상도 많이 바뀌겠지. 이 어렵고 막막한 시절 좀 썩기는 했지만 그래도 보수 정통 우리 교단을 이단으로 정죄하는 망언도 개의치 않는 사이비 우파 전광훈은 사이비 좌파 유시민처럼 스러질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이 혼돈의 시대, 평화의 꽃씨를 뿌리며 일어설 시인 소강석 목사의 시대가 시작되리라 믿고 기도한다. 그는 민족 불멸의 시인 윤동주를 기리며 ‘서시(序詩), 이후’라는 시에서 믿음이 없어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밝혔다.

윤동주 이후
우리 모두는 가슴에 시 한 편 가졌다
...
우리의 지저분한 마음을
가혹한 상처를
씻을 수 없는 후회를
위로하고 닦아주는 시 한 편 가졌다
서시(序詩)는 지금도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는
우리 가슴속 별이 되어
바람에 스치운다.

2020-02-18
[ 김영배 ethegoodnews@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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